추석 앞두고 명절분위기 차분

황현정 앵커 :

알뜰하게 장을 보려는 주부들의 손끝이 명절이 되면서 더 야물어진것 같습니다. 시장상인들은 올해 대목경기가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고들 하는데 수해가 지나갔고 또 추석이 너무 빨라 그렇다고는 하지만은 우리의 명절세 는 풍토가 많이 검소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보도에 김영근 기자입니다.

김영근 기자 :

그동안 대목 때마다 북새통을 이루어온 백화점 선물매장도 올해는 그렇게 붐비지가 않습니다. 명절 때마다 품절사태를 빚곤 했던 갈비나 굴비를 찾는 발길도 예년보다는 뜸합니다. 그 대신 받는이나 주는이나 한결 부담이 덜한 실속 있는 상품들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남금순 :

그저 2, 3만 원짜리 선에서 조그맣게 살 거예요.

진수범 (백화점 식품부 차장) :

갈비세트의 고가품보다는 3만원에서 5만 원대의 실속 있는 상품이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

김영근 기자 :

올해 추석상품 가운데 그나마 잘나가는 것은 건강식품입니다. 물난리를 겪은 고향의 부모님들께 드리는 선물인 만큼 물건을 고르는 손길마다 애틋한 정이 배어있습니다.

김기희 :

피해가 많고 그래서 아무래도 부모님들 농사짓고 하시는데 고생이 많으실 거 같아서 건강식품을 고르려고 생각중이예요

김영근 기자 :

명절대목만은 넉넉하게 사곤 했던 제수용품이지만 올해는 꼭 필요한 것만큼만 신중하게 고릅니다.

조인북 :

적게 조금씩 이제 그저 장만해서 차례 지내려고 하는 거죠.

김영근 기자 :

가라앉은 명절경기는 가을 신상품 보다는 재고상품이 더 잘 팔리는 재래시장에서 더욱 뚜렷합니다. 명절대목이라고 이것저것 사던 충동구매가 사라진 것입니다.

임재섭 (상인) :

올해 추석연휴에는 다 검소하게 조금씩만 사가고요 갈수록 그러는거 같아요?

김영근 기자 :

이러다보니 백화점 매출도 겨우 예년수준을 웃돌고 있고 재래시장은 제수용품을 제외하곤 보통 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살림살이가 좋아졌는데도 명절경기가 이렇게 차분해진 것은 그동안 체면치레와 과시에 치우치던 우리의 소비문화가 그만큼 실속위주의 알뜰구매형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KBS 뉴스, 김영 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