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경제위기 심화될 듯

입력 1995.10.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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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쿠바여행을 완화하고 언론사 지사 설치를 허용하는 등 30년 넘게 취해온 제재 일변도의 대 쿠바 정책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쿠바에 대한 무역 제재는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혀서 소련 붕괴 후 쿠바가 처해있는 경제위기는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쿠바의 아바나에서 조순용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조순용 특파원 :

스페인풍의 고색창연한 건축물들로 꽉 들어찬 쿠바의 수도 아바나 부서지고 퇴색한 유서 깊은 건물들을 보수하는 작업이 지금 한창입니다. 그러나 이 작업은 쿠바가 아니라 유엔이주관하고 있습니다. 쿠바는 이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가꿀 여유와 돈 그리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은 이미 희망을 포기했습니다.


쿠바 대학생 :

갖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차라리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조순용 특파원 :

쿠바의 경제적인 위기는 특히 최대 후원국이었던 소련이 붕괴한 뒤 지난 62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가 더욱 효력을 발휘하면서 심화되고 있습니다. 교역량이 1/4수준으로 뚝 떨어지고 전체적인 쿠바의 경제는 소련 붕괴전의 절반 규모로 축소됐습니다. 공장들이 을 닫자 실업자가 속출했습니다. 쿠바의 경제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미국은 쿠바의 민주화 개방화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들을 발표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 :

이서반구에서쿠바만이민주주의를거부하고있습니다. 쿠바에대해 자유와 개방을 위한 새로운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역제재는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조순용 특파원 :

카스트로 공산정권 유지를 돕지 않겠다는 미국의 단호한 입장에 대해서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은 구호로 답합니다. 아바나 해변가 미 이익대표부 건물 앞에는 커다란 입간판이 하나 서있습니다. 그 내용은 “제국주의자들이여 우리는 결코 당신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구호는 이미 공허한 외침으로 변했습니다. 미국돈 달러가 그대로 쿠바의 화폐로 통용되고 있는 현실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제재조치가 풀려야 쿠바의 경제도 나아질 것이라는 것 쿠바인이나 카스트로 정권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스페인 등 일부 나라들의 투자가 관광사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은 미국의 제재가 해제돼야 다른 투자도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쿠바혁명 35년은 평가를 받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외부에서는 카스트로 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말하고 있지만은 이곳 내부에서 아직 그런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련 붕괴이후 불어닥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느냐 여기에 따라서 평가의 방향은 결정될 것입니다.

아바나에서 KBS 뉴스, 조순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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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 경제위기 심화될 듯
    • 입력 1995-10-08 21:00:00
    뉴스 9

미국은 쿠바여행을 완화하고 언론사 지사 설치를 허용하는 등 30년 넘게 취해온 제재 일변도의 대 쿠바 정책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쿠바에 대한 무역 제재는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혀서 소련 붕괴 후 쿠바가 처해있는 경제위기는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쿠바의 아바나에서 조순용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조순용 특파원 :

스페인풍의 고색창연한 건축물들로 꽉 들어찬 쿠바의 수도 아바나 부서지고 퇴색한 유서 깊은 건물들을 보수하는 작업이 지금 한창입니다. 그러나 이 작업은 쿠바가 아니라 유엔이주관하고 있습니다. 쿠바는 이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가꿀 여유와 돈 그리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은 이미 희망을 포기했습니다.


쿠바 대학생 :

갖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차라리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조순용 특파원 :

쿠바의 경제적인 위기는 특히 최대 후원국이었던 소련이 붕괴한 뒤 지난 62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가 더욱 효력을 발휘하면서 심화되고 있습니다. 교역량이 1/4수준으로 뚝 떨어지고 전체적인 쿠바의 경제는 소련 붕괴전의 절반 규모로 축소됐습니다. 공장들이 을 닫자 실업자가 속출했습니다. 쿠바의 경제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미국은 쿠바의 민주화 개방화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들을 발표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 :

이서반구에서쿠바만이민주주의를거부하고있습니다. 쿠바에대해 자유와 개방을 위한 새로운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역제재는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조순용 특파원 :

카스트로 공산정권 유지를 돕지 않겠다는 미국의 단호한 입장에 대해서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은 구호로 답합니다. 아바나 해변가 미 이익대표부 건물 앞에는 커다란 입간판이 하나 서있습니다. 그 내용은 “제국주의자들이여 우리는 결코 당신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구호는 이미 공허한 외침으로 변했습니다. 미국돈 달러가 그대로 쿠바의 화폐로 통용되고 있는 현실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제재조치가 풀려야 쿠바의 경제도 나아질 것이라는 것 쿠바인이나 카스트로 정권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스페인 등 일부 나라들의 투자가 관광사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은 미국의 제재가 해제돼야 다른 투자도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쿠바혁명 35년은 평가를 받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외부에서는 카스트로 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말하고 있지만은 이곳 내부에서 아직 그런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련 붕괴이후 불어닥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느냐 여기에 따라서 평가의 방향은 결정될 것입니다.

아바나에서 KBS 뉴스, 조순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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