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생활 9일동안 어떻게?

입력 1996.01.06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류근찬 앵커 :

칠흙같이 어두운 땅속 10미터의 하수구 안에서 9일 동안을 버틴 이 조씨의 의지는 가히 초인적이랄 수 있습니다. 추위와 또, 배고픔에 시달리며 지낸 조씨의 지하생활을 김철민 기자가 자세히 취재해 봤습니다.


⊙김철민 기자 :

조씨가 9일동안 필사의 투쟁을 벌인 곳은 지하 10미터 깊이의 비좁은 하수구입니다. 어른 몸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하수구엔 지독한 악취만이 가득 했습니다. 술이 깨자 출구를 찾기 위해 하수구를 온통 헤멨지만 깜깜한 땅속은 미로처럼 복잡하기만 했습니다.


⊙신호경 (서초소방서119구조대장) :

사람이 긁은 흔적이라든가 움직인 흔적이 그냥 그대로 쫙 있더라고...


⊙김철민 기자 :

결국 방향 감각마저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혹독한 추위에 굶주림이 겹치면서 조씨는 점점 기운을 잃어 갔습니다. 그러나 조씨는 하수구에 흐르는 구정물을 마셔가며 갈증과 허기를 달랬습니다.


⊙조경희 (조성철씨 딸) :

냄새가 조금 덜 나는 물을 한모금씩 마셨다고 그러시네요.


⊙김철민 기자 :

땅 위에서 들리는 조그만 소리에도 목이 터져라 살려달라고 외쳐 댔습니다. 그러나 9일 동안 밖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습니다. 뼈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하수구에 떠내려온 스치로폴 조각을 모아 잠자리를 마련했고 비닐조각을 주워 머리와 다리를 감쌌습니다. 조씨가 9일동안 구정물만 먹고 버틴 지하 10미터 하수구입니다. 이곳에서 조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 한쪽이 발견 됐습니다. 방향 표시나 안전시설 하나 없는 하수구에서 조씨가 보낸 170여 시간은 지난 1년보다 긴 시간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하수구생활 9일동안 어떻게?
    • 입력 1996-01-06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칠흙같이 어두운 땅속 10미터의 하수구 안에서 9일 동안을 버틴 이 조씨의 의지는 가히 초인적이랄 수 있습니다. 추위와 또, 배고픔에 시달리며 지낸 조씨의 지하생활을 김철민 기자가 자세히 취재해 봤습니다.


⊙김철민 기자 :

조씨가 9일동안 필사의 투쟁을 벌인 곳은 지하 10미터 깊이의 비좁은 하수구입니다. 어른 몸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하수구엔 지독한 악취만이 가득 했습니다. 술이 깨자 출구를 찾기 위해 하수구를 온통 헤멨지만 깜깜한 땅속은 미로처럼 복잡하기만 했습니다.


⊙신호경 (서초소방서119구조대장) :

사람이 긁은 흔적이라든가 움직인 흔적이 그냥 그대로 쫙 있더라고...


⊙김철민 기자 :

결국 방향 감각마저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혹독한 추위에 굶주림이 겹치면서 조씨는 점점 기운을 잃어 갔습니다. 그러나 조씨는 하수구에 흐르는 구정물을 마셔가며 갈증과 허기를 달랬습니다.


⊙조경희 (조성철씨 딸) :

냄새가 조금 덜 나는 물을 한모금씩 마셨다고 그러시네요.


⊙김철민 기자 :

땅 위에서 들리는 조그만 소리에도 목이 터져라 살려달라고 외쳐 댔습니다. 그러나 9일 동안 밖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습니다. 뼈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하수구에 떠내려온 스치로폴 조각을 모아 잠자리를 마련했고 비닐조각을 주워 머리와 다리를 감쌌습니다. 조씨가 9일동안 구정물만 먹고 버틴 지하 10미터 하수구입니다. 이곳에서 조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 한쪽이 발견 됐습니다. 방향 표시나 안전시설 하나 없는 하수구에서 조씨가 보낸 170여 시간은 지난 1년보다 긴 시간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