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문서, 12.12는 계획된 쿠데타

입력 1996.03.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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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재판에서 12.12가 계획된 내란인가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만은 미국 국무부로부터 KBS가 전달받은 문건에 따르면은 12.12는 사전에 계획된 쿠데타였음이 드러나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조순용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조순용 특파원 :

미국 국무부는 오늘 KBS 워싱턴 총국에 3천6백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한국관련 문건들을 넘겨주었습니다. 정보공개법에 따라 KBS가 신청해 전달받은 이 문건들은 지난 1979년 1월부터 다음해인 80년12월까지 만2년간 요동하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 결국 현실을 인정하게 되는 미국의 자세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 79년 12.12 다음날 글라이스틴 대사가 국무부에 보낸 전문으로 이 12.12가 사전에 잘 계획된 쿠데타였음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이 전문에서 12.12를 일으킨 신군부는 최소한 열흘전부터 이 계획을 추진해 왔으며 소장파 장교들의 지지를 끌어냈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들은 또, 이미 육군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개편안을 작성해 두고 있었으며 당시 김용휴 국방차관을 장관으로 승진시킨다는 안도 마련했다고 클라이스틴 대사는 보고하고 있습니다. 하루뒤인 12월13일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규하 대통령을 만나 12.12는 한국ㆍ미국연합사의 지휘체계를 무시한 불복종의 쿠데타이며, 전방부대를 동원함으로써 북한의 위협을 도외시한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 그 선례를 남겼고, 결과적으로 한국ㆍ미국 관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강력히 전달 했습니다. 그러나 약 열흘뒤인 12월24일 국방부가 정승화 사령관의 혐의사실을 발표한데 대해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공식적인 논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다 약화된 입장을 보이게 됩니다. 이에 대해 美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차관보도 미국은 로우키의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하며 가능하면 개입하지 않도록 하라는 답신을 보냄으로써 이제 미국은 쿠데타라고 강력히 비난하던 12.12의 그 현실을 인정하는 단계에 접어듭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조순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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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국무부 문서, 12.12는 계획된 쿠데타
    • 입력 1996-03-22 21:00:00
    뉴스 9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재판에서 12.12가 계획된 내란인가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만은 미국 국무부로부터 KBS가 전달받은 문건에 따르면은 12.12는 사전에 계획된 쿠데타였음이 드러나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조순용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조순용 특파원 :

미국 국무부는 오늘 KBS 워싱턴 총국에 3천6백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한국관련 문건들을 넘겨주었습니다. 정보공개법에 따라 KBS가 신청해 전달받은 이 문건들은 지난 1979년 1월부터 다음해인 80년12월까지 만2년간 요동하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 결국 현실을 인정하게 되는 미국의 자세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 79년 12.12 다음날 글라이스틴 대사가 국무부에 보낸 전문으로 이 12.12가 사전에 잘 계획된 쿠데타였음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이 전문에서 12.12를 일으킨 신군부는 최소한 열흘전부터 이 계획을 추진해 왔으며 소장파 장교들의 지지를 끌어냈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들은 또, 이미 육군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개편안을 작성해 두고 있었으며 당시 김용휴 국방차관을 장관으로 승진시킨다는 안도 마련했다고 클라이스틴 대사는 보고하고 있습니다. 하루뒤인 12월13일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규하 대통령을 만나 12.12는 한국ㆍ미국연합사의 지휘체계를 무시한 불복종의 쿠데타이며, 전방부대를 동원함으로써 북한의 위협을 도외시한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 그 선례를 남겼고, 결과적으로 한국ㆍ미국 관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강력히 전달 했습니다. 그러나 약 열흘뒤인 12월24일 국방부가 정승화 사령관의 혐의사실을 발표한데 대해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공식적인 논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다 약화된 입장을 보이게 됩니다. 이에 대해 美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차관보도 미국은 로우키의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하며 가능하면 개입하지 않도록 하라는 답신을 보냄으로써 이제 미국은 쿠데타라고 강력히 비난하던 12.12의 그 현실을 인정하는 단계에 접어듭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조순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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