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성명서; 어제 황장엽 북한노동당 국제담당비서가 망명요청 직후 직접 작성한 성명서 내용 #황장엽 망명

입력 1997.02.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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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BS 9시 뉴스입니다.

어제 망명을 요청한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을 성사시키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전방위 외교노력이 지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황장엽 일행의 서울행은 상당히 지연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그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황장엽 비서가 망명요청 직후에 직접 작성한 망명 동기 등을 밝힌 성명서가 오늘 공개됐습니다.

먼저, 이 성명서 내용을 백운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백운기 기자 :

어제 오후 4시40분 출발 평양행 열차를 버리고 우리 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한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는 자신의 망명 동기를 밝히는 성명서를 스스로 써내려 갔습니다. 황 비서는 이 성명서에서 망명을 결심한 이유를 세가지로 적었습니다.

조국을 통일한다고 떠들면서도 상대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하는 북한, 노동자 농민들이 굶주리고 있는데도 노동자 농민을 위한 이상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떠드는 북한 지도층에 대한 환멸을 우선 꼽았습니다. 또 하나는 민족의 적지 않은 부분이 굶주리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이 시위만 벌이는 남쪽에 대한 안타까움도 적었습니다. 황 비서는 그래서 고민끝에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북한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망명을 결심했다고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황 비서는 이어 북에 남은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기듯이 가족들은 내가 오늘로 이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해주기 바란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에 어느편에 서서 한몫 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밝히면서 다시 마지막 순간까지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에 도움을 주고 싶을 뿐이라고 다짐했습니다. 황 비서는 이어 우리 당국자와의 면담에서 가고자 하는 곳은 오직 한국이며 한국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죽을 것이라고 비장한 결심을 밝히고 왜 망명 장소로 북경을 택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는 여의치 않아서 북경을 택했다고 말했습니다. A4 용지 석장에 꼼꼼히 그러면서도 떨리는 필체로 성명서를 써내려간 황장엽 비서는 함께 망명한 김덕홍 노동당 자료연구실 부실장과 함께 2월12일 어제 날짜로 서명을 하고 성명서를 끝냈습니다.

KBS 뉴스, 백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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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장엽 성명서; 어제 황장엽 북한노동당 국제담당비서가 망명요청 직후 직접 작성한 성명서 내용 #황장엽 망명
    • 입력 1997-02-13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BS 9시 뉴스입니다.

어제 망명을 요청한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을 성사시키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전방위 외교노력이 지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황장엽 일행의 서울행은 상당히 지연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그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황장엽 비서가 망명요청 직후에 직접 작성한 망명 동기 등을 밝힌 성명서가 오늘 공개됐습니다.

먼저, 이 성명서 내용을 백운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백운기 기자 :

어제 오후 4시40분 출발 평양행 열차를 버리고 우리 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한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는 자신의 망명 동기를 밝히는 성명서를 스스로 써내려 갔습니다. 황 비서는 이 성명서에서 망명을 결심한 이유를 세가지로 적었습니다.

조국을 통일한다고 떠들면서도 상대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하는 북한, 노동자 농민들이 굶주리고 있는데도 노동자 농민을 위한 이상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떠드는 북한 지도층에 대한 환멸을 우선 꼽았습니다. 또 하나는 민족의 적지 않은 부분이 굶주리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이 시위만 벌이는 남쪽에 대한 안타까움도 적었습니다. 황 비서는 그래서 고민끝에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북한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망명을 결심했다고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황 비서는 이어 북에 남은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기듯이 가족들은 내가 오늘로 이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해주기 바란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에 어느편에 서서 한몫 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밝히면서 다시 마지막 순간까지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에 도움을 주고 싶을 뿐이라고 다짐했습니다. 황 비서는 이어 우리 당국자와의 면담에서 가고자 하는 곳은 오직 한국이며 한국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죽을 것이라고 비장한 결심을 밝히고 왜 망명 장소로 북경을 택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는 여의치 않아서 북경을 택했다고 말했습니다. A4 용지 석장에 꼼꼼히 그러면서도 떨리는 필체로 성명서를 써내려간 황장엽 비서는 함께 망명한 김덕홍 노동당 자료연구실 부실장과 함께 2월12일 어제 날짜로 서명을 하고 성명서를 끝냈습니다.

KBS 뉴스, 백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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