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영장실질심사제 이후 영장기각률 분석결과 발표

영장 실질심사제가 시행되면서 검찰과 법원간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변호사 수임사건의 영장기각률 분석을 놓고 또다시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피의자가 변호사를 선임했을 경우가 그렇지 않았을 경우보다 영장 기각율이 3배나 높게 나타나자 이에 대한 법원과 검찰 양측의 입장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이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승환 기자 :

비슷한 상황에서 길가던 사람을 치여 숨지게 한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이 청구된 엄모씨와 조모씨 두사람 모두 피해자와 합의가 안됐고 종합보험도 안들었지만 변호사를 선임한 엄씨는 피해자의 과실이 크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된 반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조씨는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영장 실질심사제 이후 구속영장 발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판사가 피의자를 신문하는 과정에 변호사가 참석하느냐 않느냐에 따라서 영장 발부와 기각 여부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부터 최근까지 전국 50개 지검 지청에서 청구한 만9천여건의 구속영장 가운데 3천7백여건이 기각돼 기각률은 20% 정도 이 가운데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은 천69건으로 기각율은 53%나 됐습니다. 반면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사건은 만8천건중에 기각은 3천2백건으로 18%에 그쳤습니다. 검찰은 이를 두고 경제적 능력에 따라 구속과 불구속이 결정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측은 검찰이 영장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영장발부는 피의자들이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소명 자료를 판사에게 얼마나 충실히 제시하느냐와 개개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다르다는 해명입니다. 법조 주변에서는 그동안 영장 실질심사제를 둘러싸고 진행된 검찰과 법원의 감정싸움이 변호사 선임 사건의 영장 기각율 문제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시각입니다.

KBS 뉴스, 이승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