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증세 모친, 자식들 모시기 거부

입력 1997.06.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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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경상남도 울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지금부터 울산방송국 김진문 기자의 보도 내용을 들으시면 세상에 이럴수가 하는 울분같은 것을 느끼시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이런 일이 드물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진문 기자입니다.


⊙김진문 기자 :

치매증세가 있어 아들과 딸이 서로 모시기를 거부해 택시운전사가 하루 밤을 재워 뒤늦게 아들집에 인계된 할머니는 울산시 중구 남해동에 사는 84살 최 모 할머니입니다. 지난 8일 오후 7시반쯤에 울산시 남해동 병영농협앞, 최할머니는 사위에 의해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와 현금 만원을 택시기사에 주며 태워졌습니다.


⊙최모 할머니 (84세) :

택시타기는 했는데 어디로 가는지 기억할 수 없다.


⊙김진문 기자 :

택시기사는 쪽지에 적힌 울산시 서구동에 있는 아들 아파트에 할머니를 모시고 갔습니다. 그러나 마중나온 사람도 없었고 쪽지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대답이 없었습니다. 택시기사는 하는수없이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숙소로 할머니를 모셔간뒤 아들집에 다시 전화를 걸어 며느리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수년간 모셨는데 더이상 모실 수 없다, 마음대로 하라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정재철 (택시운전기사) :

자기들은 도저히 못모시니까 절대 자기집에 올 생각하지 말고 기사 알아서 하시라면서 그렇게 했어요.


⊙김진문 기자 :

작은 아들 집을 찾아나선 할머니는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낯선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울산시 중구청이 알아본 결과 최할머니는 아들과 함께 살다가 치매증세로 고부간의 갈등을 느껴 2년전부터 딸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딸집에서도 최근 딸과 갈등이 심해 사위가 아들집으로 다시 보내기 위해 택시에 태워졌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최할머니는 구청측이 아들을 설득해 뒤늦게 아들집으로 모셔갔습니다.

KBS 뉴스, 김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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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증세 모친, 자식들 모시기 거부
    • 입력 1997-06-10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경상남도 울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지금부터 울산방송국 김진문 기자의 보도 내용을 들으시면 세상에 이럴수가 하는 울분같은 것을 느끼시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이런 일이 드물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진문 기자입니다.


⊙김진문 기자 :

치매증세가 있어 아들과 딸이 서로 모시기를 거부해 택시운전사가 하루 밤을 재워 뒤늦게 아들집에 인계된 할머니는 울산시 중구 남해동에 사는 84살 최 모 할머니입니다. 지난 8일 오후 7시반쯤에 울산시 남해동 병영농협앞, 최할머니는 사위에 의해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와 현금 만원을 택시기사에 주며 태워졌습니다.


⊙최모 할머니 (84세) :

택시타기는 했는데 어디로 가는지 기억할 수 없다.


⊙김진문 기자 :

택시기사는 쪽지에 적힌 울산시 서구동에 있는 아들 아파트에 할머니를 모시고 갔습니다. 그러나 마중나온 사람도 없었고 쪽지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대답이 없었습니다. 택시기사는 하는수없이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숙소로 할머니를 모셔간뒤 아들집에 다시 전화를 걸어 며느리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수년간 모셨는데 더이상 모실 수 없다, 마음대로 하라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정재철 (택시운전기사) :

자기들은 도저히 못모시니까 절대 자기집에 올 생각하지 말고 기사 알아서 하시라면서 그렇게 했어요.


⊙김진문 기자 :

작은 아들 집을 찾아나선 할머니는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낯선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울산시 중구청이 알아본 결과 최할머니는 아들과 함께 살다가 치매증세로 고부간의 갈등을 느껴 2년전부터 딸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딸집에서도 최근 딸과 갈등이 심해 사위가 아들집으로 다시 보내기 위해 택시에 태워졌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최할머니는 구청측이 아들을 설득해 뒤늦게 아들집으로 모셔갔습니다.

KBS 뉴스, 김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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