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고객몰래 주식거래

입력 1998.01.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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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숙 앵커 :

대부분의 소액 주식투자자들은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거래를 일임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관행이 악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증권사 직원들이 임의로 고객명의의 계좌를 다른 증권사에 개설하고 빚까지 얻어서 주가조작에 나서는 불법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박영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영관 기자 :

서?여의도 신영증권 본점, 분노에 찬 고객들이 거세게 증권사에 항의합니다. 이 증권사 직원들이 마음대로 주식을 사고팔아 손해를 봤다고 민원을 낸 고객만 39명.


⊙피해 고객 :

나도 모르는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졌고 신용(외상)가 현금으로 계속 산거죠!


⊙박영관 기자 :

고객들의 거래내역은 모두 특정한 A회사에 집중돼있습니다. 같은 날 46,500원에 팔고 다시 47,000원에 비싸게 사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거래가 반복됩니다. 불과 백일 동안 70여차례나 이같은 매매를 거듭했습니다.


⊙피해 고객 :

8월말부터 12월가지 (직원이) 싸게 팔고 비싸게 사고 싸게 팔고 비싸게 사고...


⊙박영관 기자 :

또 고객 모르게 다른 증권사에 고객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계좌개설에 꼭 필요한 서류도 없이 거래가 됐습니다.


⊙피해 고객 :

제 주민등록번호하고 이름으로 멋대로 도장을 새겨서 구좌개설을 한 상태고...


⊙박영관 기자 :

고객몰래 돈까지 들여 산 주식도 모두 같은 A회사 주식입니다.


⊙장은증권 담당직원 :

주가조작에 말려들었는지 판단이 안되니까... 사기를 당한 것 같아요.


⊙박영관 기자 :

A사의 증권은 종합주가지수가 곤두박질치던 지난해 8,9월부터 공시된 호재가 없는데도 급격히 올랐습니다. 증권거래소는 이른바 작전세력이 이 주가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매매기록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증권거래소 차장 :

거래 관여 비중이 많고 시세를 올린 금액이 많은 게 걸려서 심리를 하죠!


⊙박영관 기자 :

이들은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뒤를 봐주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주가조작이 실패할 리 없다며 주식을 팔지 말도록 했습니다.


⊙피해 고객 :

증권감독원에 3만주, 청와대에 5만주 실어놨다고 들었어요.


⊙박영관 기자 :

A회사 주식과 관련된 몇몇 증권회사 직원들은 이 주식이 폭락한 지난달에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언제 잠적한 거예요?"


⊙대유증권 직원 :

12월 13일 토요일에요.


"연락이 안되요?"


전혀 연락이 안되요!


⊙박영관 기자 :

남은 직원은 자신도 당했다고 외칩니다.


⊙신영증권 직원 :

저도 피해자예요. 나도 000에게 당했단 말이예요.


⊙박영관 기자 :

증권가의 뿌리깊은 인위매매와 주가조작, 그 피해는 모두 증권사와 직원을 믿고 투자한 고객들이 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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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고객몰래 주식거래
    • 입력 1998-01-18 21:00:00
    뉴스 9

⊙이한숙 앵커 :

대부분의 소액 주식투자자들은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거래를 일임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관행이 악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증권사 직원들이 임의로 고객명의의 계좌를 다른 증권사에 개설하고 빚까지 얻어서 주가조작에 나서는 불법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박영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영관 기자 :

서?여의도 신영증권 본점, 분노에 찬 고객들이 거세게 증권사에 항의합니다. 이 증권사 직원들이 마음대로 주식을 사고팔아 손해를 봤다고 민원을 낸 고객만 39명.


⊙피해 고객 :

나도 모르는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졌고 신용(외상)가 현금으로 계속 산거죠!


⊙박영관 기자 :

고객들의 거래내역은 모두 특정한 A회사에 집중돼있습니다. 같은 날 46,500원에 팔고 다시 47,000원에 비싸게 사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거래가 반복됩니다. 불과 백일 동안 70여차례나 이같은 매매를 거듭했습니다.


⊙피해 고객 :

8월말부터 12월가지 (직원이) 싸게 팔고 비싸게 사고 싸게 팔고 비싸게 사고...


⊙박영관 기자 :

또 고객 모르게 다른 증권사에 고객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계좌개설에 꼭 필요한 서류도 없이 거래가 됐습니다.


⊙피해 고객 :

제 주민등록번호하고 이름으로 멋대로 도장을 새겨서 구좌개설을 한 상태고...


⊙박영관 기자 :

고객몰래 돈까지 들여 산 주식도 모두 같은 A회사 주식입니다.


⊙장은증권 담당직원 :

주가조작에 말려들었는지 판단이 안되니까... 사기를 당한 것 같아요.


⊙박영관 기자 :

A사의 증권은 종합주가지수가 곤두박질치던 지난해 8,9월부터 공시된 호재가 없는데도 급격히 올랐습니다. 증권거래소는 이른바 작전세력이 이 주가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매매기록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증권거래소 차장 :

거래 관여 비중이 많고 시세를 올린 금액이 많은 게 걸려서 심리를 하죠!


⊙박영관 기자 :

이들은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뒤를 봐주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주가조작이 실패할 리 없다며 주식을 팔지 말도록 했습니다.


⊙피해 고객 :

증권감독원에 3만주, 청와대에 5만주 실어놨다고 들었어요.


⊙박영관 기자 :

A회사 주식과 관련된 몇몇 증권회사 직원들은 이 주식이 폭락한 지난달에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언제 잠적한 거예요?"


⊙대유증권 직원 :

12월 13일 토요일에요.


"연락이 안되요?"


전혀 연락이 안되요!


⊙박영관 기자 :

남은 직원은 자신도 당했다고 외칩니다.


⊙신영증권 직원 :

저도 피해자예요. 나도 000에게 당했단 말이예요.


⊙박영관 기자 :

증권가의 뿌리깊은 인위매매와 주가조작, 그 피해는 모두 증권사와 직원을 믿고 투자한 고객들이 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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