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환각성 약품... 한밤에 나돈다

입력 1998.07.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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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종섭 앵커 :

중독성이 강해서 사용이 엄격하게 제한된 환각성 약품이 서울 한복판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런 약품을 찾는 부류는 주로 청소년들이지만 요즘은 장거리를 뛰는 이른바 총알택시 기사들도 이런 환각제를 찾고 있다고 하니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취재에 박태서 기자입니다.


⊙ 박태서 기자 :

자정을 넘긴 시각, 서울 도심의 한 도로변 거리에 나와 있는 여인들이 행인들을 붙잡고 무언가를 권유합니다.

이들 여인들을 따라갔다가 골목에서 다시 나오는 한 젊은이의 손에 약봉지가 쥐어져 있습니다. 여인들을 따라 직접 들어가봤습니다.


"약 찾아요?"

"얼만데요."

"만원어치..."

"금방 가지고 나올께요. 거기 기다려요."


돈을 받은 여인은 골목 안 허름한 집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에 들고 나온 봉지에는 하얀 알약이 수십알 들어 있습니다. 속칭 S정이라고 불리우는 이 알약은 진해거담이나 신경안정제로 쓰입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심각하고 중독성이 강해 약국에서 팔 때는 인적사항 등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 황완균 교수 (중앙대 약대) :

모르핀이나 헤로인과 같은 아편과 비슷한 작용이 있기 때문에 호흡을 마비 시킨다든지 혹은 간이 나빠진다든지 또는 심장마비가 온다든지...


⊙ 박태서 기자 :

같은 종류의 약을 투여한 쥐에 대한 실험에서 이 약을 먹은 쥐는 행동이 느리고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근식당 주인 :

40여섯알씩 먹더니 쓰러지더라고요.


⊙ 박태서 기자 :

예전엔 청소년층이 주요 손님이었지만 요즘엔 일부 택시기사들까지 이 약을 찾습니다. 수도권 지역을 오가는 이른바 총알택시 기사들입니다.


⊙ 환각제 복용기사 :

목숨 걸어놓고 장거리 뛰다보면 긴장되고 불안해서 약먹게 돼요.


⊙ 박태서 기자 :

중독성 강한 환각제를 서울 한복판에서 아무 거리낌없이 팔고 사는 현실 자칫 우리 사회의 정신구조를 갉아먹는 약이 될 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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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환각성 약품... 한밤에 나돈다
    • 입력 1998-07-07 21:00:00
    뉴스 9

⊙ 길종섭 앵커 :

중독성이 강해서 사용이 엄격하게 제한된 환각성 약품이 서울 한복판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런 약품을 찾는 부류는 주로 청소년들이지만 요즘은 장거리를 뛰는 이른바 총알택시 기사들도 이런 환각제를 찾고 있다고 하니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취재에 박태서 기자입니다.


⊙ 박태서 기자 :

자정을 넘긴 시각, 서울 도심의 한 도로변 거리에 나와 있는 여인들이 행인들을 붙잡고 무언가를 권유합니다.

이들 여인들을 따라갔다가 골목에서 다시 나오는 한 젊은이의 손에 약봉지가 쥐어져 있습니다. 여인들을 따라 직접 들어가봤습니다.


"약 찾아요?"

"얼만데요."

"만원어치..."

"금방 가지고 나올께요. 거기 기다려요."


돈을 받은 여인은 골목 안 허름한 집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에 들고 나온 봉지에는 하얀 알약이 수십알 들어 있습니다. 속칭 S정이라고 불리우는 이 알약은 진해거담이나 신경안정제로 쓰입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심각하고 중독성이 강해 약국에서 팔 때는 인적사항 등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 황완균 교수 (중앙대 약대) :

모르핀이나 헤로인과 같은 아편과 비슷한 작용이 있기 때문에 호흡을 마비 시킨다든지 혹은 간이 나빠진다든지 또는 심장마비가 온다든지...


⊙ 박태서 기자 :

같은 종류의 약을 투여한 쥐에 대한 실험에서 이 약을 먹은 쥐는 행동이 느리고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근식당 주인 :

40여섯알씩 먹더니 쓰러지더라고요.


⊙ 박태서 기자 :

예전엔 청소년층이 주요 손님이었지만 요즘엔 일부 택시기사들까지 이 약을 찾습니다. 수도권 지역을 오가는 이른바 총알택시 기사들입니다.


⊙ 환각제 복용기사 :

목숨 걸어놓고 장거리 뛰다보면 긴장되고 불안해서 약먹게 돼요.


⊙ 박태서 기자 :

중독성 강한 환각제를 서울 한복판에서 아무 거리낌없이 팔고 사는 현실 자칫 우리 사회의 정신구조를 갉아먹는 약이 될 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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