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국도변 산사태 설계규정이 잘못... 근본적인 대책 필요

입력 1998.07.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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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진 앵커 :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국도변 산사태는 주먹구구식 시공이 그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낙석을 막으면서 산비탈을 깎으려면 바위의 성질에 따라서 각도를 정해야 하는데도 건교부의 표준설계 기준이 획일적으로 돼 있어서 적절한 절리 각도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주방송총국 최선희 기자가 산사태의 원인을 추적해 봤습니다.


⊙ 최선희 기자 :

여름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산사태와 낙석사고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반복되고 있지만 당국은 비가 와서 지반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만 이유를 변명합니다.

과연 그런가 충북과 경북을 잇는 이화령 고개길입니다.

암벽을 지탱하기 위해 설치해놓았던 철망입니다. 그러나 암벽이 무너져 내리자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이렇게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곳의 암벽이 무너진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도로를 넓히면서 산비탈을 깎을 때 절개지에 있는 암반층에 대한 절리각도 즉 바윗결의 각도를 무시하고 깎아냈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절리 각도는 40도입니다. 그러나 당국이 깎아낸 절개지의 각도는 63도로 가파르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언제든지 바위가 무너지게 돼 있는 것입니다.

당국이 이렇게 공사를 한 이유는 바로 건교부가 획일적으로 만들어놓은 표준설계 기준 때문입니다. 절개지의 세로대 가로 비율이 1대0.5에서 1대0.7 즉 55도에서 63도로 절개하도록 돼 있습니다. 절리 각도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입니다.


⊙ 이수곤 교수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

사전에 공사할 때 눕혔어야 되는데 눕히지 않고 경사를 세워놓고 거기다 철망만 보호망만 씌워놨었는데...


⊙ 최선희 기자 :

현실을 무시한 당국의 획일적인 기준 때문에 이곳 국도 19호선 공사현장 역시 절개지 공사장 암석이 무너져 내려 1년이 넘도록 공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한 낙석방지 철망은 쏟아져 내리는 바위앞에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고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낭비와 함께 생명을 위협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최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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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국도변 산사태 설계규정이 잘못... 근본적인 대책 필요
    • 입력 1998-07-19 21:00:00
    뉴스 9

⊙ 김종진 앵커 :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국도변 산사태는 주먹구구식 시공이 그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낙석을 막으면서 산비탈을 깎으려면 바위의 성질에 따라서 각도를 정해야 하는데도 건교부의 표준설계 기준이 획일적으로 돼 있어서 적절한 절리 각도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주방송총국 최선희 기자가 산사태의 원인을 추적해 봤습니다.


⊙ 최선희 기자 :

여름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산사태와 낙석사고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반복되고 있지만 당국은 비가 와서 지반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만 이유를 변명합니다.

과연 그런가 충북과 경북을 잇는 이화령 고개길입니다.

암벽을 지탱하기 위해 설치해놓았던 철망입니다. 그러나 암벽이 무너져 내리자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이렇게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곳의 암벽이 무너진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도로를 넓히면서 산비탈을 깎을 때 절개지에 있는 암반층에 대한 절리각도 즉 바윗결의 각도를 무시하고 깎아냈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절리 각도는 40도입니다. 그러나 당국이 깎아낸 절개지의 각도는 63도로 가파르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언제든지 바위가 무너지게 돼 있는 것입니다.

당국이 이렇게 공사를 한 이유는 바로 건교부가 획일적으로 만들어놓은 표준설계 기준 때문입니다. 절개지의 세로대 가로 비율이 1대0.5에서 1대0.7 즉 55도에서 63도로 절개하도록 돼 있습니다. 절리 각도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입니다.


⊙ 이수곤 교수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

사전에 공사할 때 눕혔어야 되는데 눕히지 않고 경사를 세워놓고 거기다 철망만 보호망만 씌워놨었는데...


⊙ 최선희 기자 :

현실을 무시한 당국의 획일적인 기준 때문에 이곳 국도 19호선 공사현장 역시 절개지 공사장 암석이 무너져 내려 1년이 넘도록 공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한 낙석방지 철망은 쏟아져 내리는 바위앞에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고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낭비와 함께 생명을 위협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최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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