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기습폭우 피해> 대피늦어 큰 피해

@대피늦어 큰 피해

⊙ 김종진 앵커 :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되풀이되는 얘기입니다마는 이번 참사도 단순히 천재로만 볼 일은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이렇게 피해가 커진데는 야영객들의 안전불감증과 감독 관청의 관리 소홀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김형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김형근 기자 :

마치 구멍이 뚫린 듯 한밤중의 기습적으로 평화롭던 지리산 깊은 계곡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 윤성하 (야영객) :

물이 팍 들어오니까 일단 올라갔죠. 올라가서 저쪽에 있는 사람들 깨웠죠.

⊙ 김형근 기자 :

한밤중에 아영을 하다가 계곡 하류에서 처참하게 숨진 채 발견된 사람들입니다. 희생자 대부분은 야영을 할 수 없는 계곡 바로 옆에 잠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계곡물이 불어나면 순식간에 덮칠 수밖에 없는 자리였습니다. 이런 위험한 곳에 야영을 막아야 할 국립공원측은 그러나 사전에 아무런 제지나 경고도 없었습니다.

- 탠드들이 20개 이상 쳐져 있었기 때문에... 내려가야죠.

또, 계곡 물이 불어나면 울리도록 되어있는 경보장치도 급류와 폭우소리에 묻혀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 물소리 때문에 사이렌 소리를 못 들었어요.

- 낮에는 어제 종일 비가 왔는데 대피하라는 것을 못 들었습니다.

여기에다 빗줄기가 굵어진 밤 10시 이후에는 입산통제가 전혀 안돼서 피해를 더욱 크게 했습니다.

⊙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직원 :

밤 10시까지 근무를 했습니다. 10시 이후에 들어간 야영객의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습니다.

⊙ 김형근 기자 :

산을 찾는 이들의 안전 불감증과 감독관청의 관리 소홀은 결국 부모를 따라온 애꿎은 어린아이들까지 희생되는 엄청난 참사를 빚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김형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