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정부 보조금 이리새고 저리새고

입력 1998.08.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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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781-1234

이리새고 저리새고


⊙ 김종진 앵커 :

정부가 지난 93년부터 4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는 농어촌 구조개선 사업이 부실 덩어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정부 보조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 속에 농민들의 경영 능력과 농수산물 유통 체계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사업자가 선정되고 자금이 지원되면서 당초 목표와는 동떨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재호 기자입니다.


⊙ 이재호 기자 :

경기도 남양주시가 지원한 한 시설화훼 재배단지입니다. 유리온실 면적만 7,200평, 정부의 무상 보조금 19억원에 장기 저리융자 11억원 등 모두 36억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사업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도에 공사를 중단해 온실은 3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 화훼는 없고 고추만 말리고 계세요?

- 모르겠어요. (온실이)언제나 될지...


36억원을 들인 유리 온실이 왜 이 모양이 되었을까?


⊙ 남양주시청 관계자 :

암반이 나와서 토목 공사비가 많이 나왔어요.

- 얼마 정도 나왔어요?

한 11억 정도.


⊙ 이재호 기자 :

산골짜기에 유리온실을 짓다보니 이 석축을 쌓는데만 전체 소요재원의 1/3 이상을 써 버렸기 때문입니다. 유리온실 입지로 적합한 지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 주민 :

11억으로 축대를 쌓았다고 하면... 11억 가지고는 땅을 사고도 남아요


⊙ 이재호 기자 :

경기도 안성시가 22억원을 지원해 만든 양돈단지. 무리하게 종돈과 사료제조까지 손을 댔다 지난해 부도가 나 값비싼 기계들이 녹슨 채 버려져 있습니다.


⊙ 양돈단지 인수자 :

무리하게 사업을 많이 한거죠. 여러 가지로 (그래서 실패한 거죠)


⊙ 이재호 기자 :

융자금이라도 건지기위해 다른 사업자에게 넘겼지만 적자는 계속 누적됩니다. 그러나 안성시는 자금지원으로 책임이 끝났다는 입장입니다.


⊙ 안성시 관계자 :

일단 단지조성만 끝나면 (농민들이) 자체적으로 경영해야 되는 거죠.


⊙ 이재호 기자 :

1억 4천만원이 투자된 경기도 가평군의 한 관광농원도 문이 굳게 있습니다. 농작물이 있어야 할 자연학습장에는 잡풀만이 가득 차 있고 수영장은 온통 진흙투성이입니다. 농어촌 구조조정 사업에 그동안 투입된 자금은 모두 42조원, 그러나 상당수 사업은 이처럼 부실투성이입니다. 먼저, 목표치만 채울려고 했지 투자의 적정성 검토나 사후 관리는 소홀했기 때문입니다.


⊙ 김종진 과장 (농림부 투자심사 분석실) :

사업 갯수로 치면 수만 가지예요. 이것을 중앙이 전부 컨트롤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이재호 기자 :

몇 억에서 몇 십억원씩 무상으로 지원하다 보니 일부 농민들이 돈부터 보자며 무작정 뛰어든 것도 주요 원인입니다.


⊙ 설광언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 :

농민들이 정부 지원을 공돈이라고 생각해서 무리한 사업을 신청했고...


⊙ 이재호 기자 :

국고 지원을 받았으나 부실로 운영이 중단된 영농 법인만 20%, 천 군데가 넘습니다.

KBS 뉴스 이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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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정부 보조금 이리새고 저리새고
    • 입력 1998-08-22 21:00:00
    뉴스 9

@현장추적 781-1234

이리새고 저리새고


⊙ 김종진 앵커 :

정부가 지난 93년부터 4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는 농어촌 구조개선 사업이 부실 덩어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정부 보조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 속에 농민들의 경영 능력과 농수산물 유통 체계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사업자가 선정되고 자금이 지원되면서 당초 목표와는 동떨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재호 기자입니다.


⊙ 이재호 기자 :

경기도 남양주시가 지원한 한 시설화훼 재배단지입니다. 유리온실 면적만 7,200평, 정부의 무상 보조금 19억원에 장기 저리융자 11억원 등 모두 36억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사업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도에 공사를 중단해 온실은 3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 화훼는 없고 고추만 말리고 계세요?

- 모르겠어요. (온실이)언제나 될지...


36억원을 들인 유리 온실이 왜 이 모양이 되었을까?


⊙ 남양주시청 관계자 :

암반이 나와서 토목 공사비가 많이 나왔어요.

- 얼마 정도 나왔어요?

한 11억 정도.


⊙ 이재호 기자 :

산골짜기에 유리온실을 짓다보니 이 석축을 쌓는데만 전체 소요재원의 1/3 이상을 써 버렸기 때문입니다. 유리온실 입지로 적합한 지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 주민 :

11억으로 축대를 쌓았다고 하면... 11억 가지고는 땅을 사고도 남아요


⊙ 이재호 기자 :

경기도 안성시가 22억원을 지원해 만든 양돈단지. 무리하게 종돈과 사료제조까지 손을 댔다 지난해 부도가 나 값비싼 기계들이 녹슨 채 버려져 있습니다.


⊙ 양돈단지 인수자 :

무리하게 사업을 많이 한거죠. 여러 가지로 (그래서 실패한 거죠)


⊙ 이재호 기자 :

융자금이라도 건지기위해 다른 사업자에게 넘겼지만 적자는 계속 누적됩니다. 그러나 안성시는 자금지원으로 책임이 끝났다는 입장입니다.


⊙ 안성시 관계자 :

일단 단지조성만 끝나면 (농민들이) 자체적으로 경영해야 되는 거죠.


⊙ 이재호 기자 :

1억 4천만원이 투자된 경기도 가평군의 한 관광농원도 문이 굳게 있습니다. 농작물이 있어야 할 자연학습장에는 잡풀만이 가득 차 있고 수영장은 온통 진흙투성이입니다. 농어촌 구조조정 사업에 그동안 투입된 자금은 모두 42조원, 그러나 상당수 사업은 이처럼 부실투성이입니다. 먼저, 목표치만 채울려고 했지 투자의 적정성 검토나 사후 관리는 소홀했기 때문입니다.


⊙ 김종진 과장 (농림부 투자심사 분석실) :

사업 갯수로 치면 수만 가지예요. 이것을 중앙이 전부 컨트롤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이재호 기자 :

몇 억에서 몇 십억원씩 무상으로 지원하다 보니 일부 농민들이 돈부터 보자며 무작정 뛰어든 것도 주요 원인입니다.


⊙ 설광언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 :

농민들이 정부 지원을 공돈이라고 생각해서 무리한 사업을 신청했고...


⊙ 이재호 기자 :

국고 지원을 받았으나 부실로 운영이 중단된 영농 법인만 20%, 천 군데가 넘습니다.

KBS 뉴스 이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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