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달러 배제.유로화 사용

⊙앵커: 북한이 내년부터 대내외 결제수단으로 달러화를 전적으로 배제하고 유로화를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북한의 이 같은 조치의 배경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정환 기자입니다.
⊙기자: 경제적 결정인가, 정치적 결단인가.
북한이 달러 포기라는 파격적 조치를 들고 나왔습니다. 러시아의 소리방송은 북한 조선무역은행이 다음 달부터 국내 외화결제의 기본수단으로 유로를 사용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또 신화통신은 이 조치가 이미 지난 18일부터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돼 환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베이징에 주재하는 북한의 고위 관계자는 달러 사용이 다음 달까지는 가능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완전히 배제되며 대외 결제도 유로화로 통용된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북한의 의도는 무엇일까, 먼저 미국의 압박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정형곤(통일정책 연구소 연구위원): 반 미국, 친 유럽 형태의 어떤 구도를 만들어 가면서 어떤 정치적인 제스처를 유럽쪽에 보내는 그런 형태라고도 볼 수 있겠고요.
⊙기자: 또 중국의 개입으로 흔들리고 있는 신의주특구 개발 등 경제관리 개선조치 성공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동철(코트라 북한팀장): 북한 경제특구의 개방을 주로 유럽쪽으로 향하겠다는 의도가 더욱 강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이러한 분석은 인플레이션을 잡고 장롱 속에 숨어 있는 달러를 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달러배제는 장기적으로 북한의 투자유치에 결국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어서 핵문제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내놓은 이 같은 조치는 또 다른 실험이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정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