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소송 제기 상대에게 정신적 피해 입혔을경우, 손해배상해야 한다는 판결나와

⊙ 황현정 앵커 :

근거 없이 소송을 잇따라 제기해 상대방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혔을 경우 위자료를 포함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민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 민필규 기자 :

서울 원효로에 재래시장에서 일하던 71살 안 모 씨는 지난 91년부터 법원을 밥먹듯 드나들어야 했습니다. 자신이 일을 도와줬던 사채업자 77살 남 모 씨가 부도가 난 1,000여 만원의 약속어음대금을 자신에게 내놓으라며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남씨가 제기한 소송은 3년동안 무려 10여 차례, 안씨의 집은 물론 공장에 대한 가압류와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 등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참다 못한 안씨는 남씨의 소송남발로 피해를 입었다며 남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법원은 남씨가 자신에게 소송을 낼 권리가 있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검토도 없이 소송을 남발해 안씨에게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입힌 만큼 안씨에게 위자료 500만 원 등 830만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임채균 (변호사) :

법률적인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알거나 또 쉽게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남발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한 불법행위로.

⊙ 민필규 기자 :

근거 없는 소송제기에 대해 위자료 지급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단 소송을 제기하고 보자는 우리 사회의 풍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민필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