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발표한 공천 부적격자 국회의원들, 결백주장 소명자료 제출

"나는 결백"

⊙ 김정훈 앵커 :

시민단체의 공천부적격자 명단 발표 이후에 명단에 포함된 국회의원 상당수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소명자료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결백의 사유가 아주 천태만상입니다.

김철민 기자입니다.

⊙ 김철민 기자 :

총선시민연대에 전달된 전.현직 의원 80여 명의 소명자료입니다. 모두 공천 부적격자 명단에 자신이 포함된 게 정말 억울하다는 내용들입니다. 한나라당 수도권의 L 의원은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가 훔쳐갈 게 없어서 도둑이 그냥 갔을 정도로 청렴하게 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인정에서 향응을 제공했다 적발된 국민회의 H 의원은 노인들은 기억력이 나빠서 접대를 받아도 곧 잊어버리기 때문에 사전 선거운동이 될 수 없다는 이상한 논리를 폈습니다. 네 차례나 당적을 옮겼던 W 의원은 철새 정치인의 행태를 비난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은 시대적 소명이었다고 말합니다. 지난 추석 때 공군 헬기를 타고 귀성길에 올랐던 C 의원은 노모의 병환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아들의 호화 결혼식으로 비난을 받았던 L 의원은 행사 주최측의 우발적 행동일 뿐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호화 추태 해외관광길에 동참했던 K 의원은 자신은 오히려 다른 의원들의 추태를 말렸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부과세법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개혁입법 반대 세력으로 몰린 국회 재경위원들은 명예훼손에 따른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엄포를 놨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