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1234] 정화시설, 사후 관리 소홀로 무용지물 상태

입력 2000.02.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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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정화시설,학의천정화시설,하천정화시설

현장추적 1234

정화시설 방치


⊙ 김정훈 앵커 :

하천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설치한 정화시설들이 대부분 무용지물 상태입니다. 설치만 했지 사후관리에 소홀한 탓입니다.

현장추적, 이창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창용 기자 :

경기도 안산천입니다. 하천 상류 지난 93년 4억 여원을 들여 설치한 정화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시설은 미생물이 붙어있는 자갈 사이로 하천 물을 흐르게 해서 자연적으로 정화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이 들어가는 유입구, 토사로 막혀 버렸습니다. 수문은 아예 뜯겨졌습니다. 맨홀을 열어봤습니다. 물이 고여 ??고 있습니다. 정화시설이 아니라 차라리 오염원일 뿐입니다.


⊙ 안산시 하수계 직원 :

95년, 96년 쯤부터 가동 안했어요.


⊙ 이창용 기자 :

안양시 학의천, 이곳에도 6억 여원을 들인 정화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이 나오는 유출구, 얼른 보기에는 맑아 보입니다. 그러나 수문을 열자 ??은 찌꺼기가 덩어리 째 섞여 쏟아져 나옵니다. 구청 측은 지난 97년 설치한 뒤 사실상 가동을 중단했다고 실토합니다.


- 2년간 가동 안했고 언제 다시 했어요?

⊙ 안양시 동안구청 직원 :

한달 전부터요.


⊙ 이창용 기자 :

수질 관리가 잘 된 것으로 소문난 서울 양재천, 무려 21억 원이나 들인 정화시설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이 시설때문에 수질이 개선됐다고 자랑합니다.


⊙ 강남구청 치수과 직원 :

날씨가 영상이면 100% 정화 돼요. 수질검사 하면 알아요.


⊙ 이창용 기자 :

실제로 유출구에서는 맑은 물이 흘러나옵니다. 오후에 다시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폐수처럼 시커먼 유출수가 쏟아져 나옵니다. 정화 처리된 유출수가 유입수보다 훨씬 혼탁해 보입니다. 오물 찌꺼기가 정화시설 내부에 가득 쌓여 있는 것입니다. 평소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지만 구청 직원들은 엉뚱한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 강남구청 치수과장 :

밑에 있던 앙금이 고기들이 휘젓고 다니니까 나올 수도 있어요.


⊙ 이창용 기자 :

이런 정화 시설은 전국적으로 7군데, 대부분 관리가 제대로 안돼 있으나 마나 한 실정입니다. 사정이 이런 데도 대책 마련은 쉽지 않습니다. 하천 관리가 환경부와 건설교통부 각 시 군으로 나뉘어 어느 곳 하나 책임지고 나서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환경부 사무관 :

지자체가 관리는 안하면서 시설만 해놓고 다 된 걸로 생각할 수 있어요.


⊙ 이창용 기자 :

환경 당국은 하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정화시설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입니다. 시설만 있고 관리는 없는 탁상 행정이 이어지는 한 귀중한 예산 낭비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이창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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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1234] 정화시설, 사후 관리 소홀로 무용지물 상태
    • 입력 2000-02-26 21:00:00
    뉴스 9

안양천정화시설,학의천정화시설,하천정화시설

현장추적 1234

정화시설 방치


⊙ 김정훈 앵커 :

하천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설치한 정화시설들이 대부분 무용지물 상태입니다. 설치만 했지 사후관리에 소홀한 탓입니다.

현장추적, 이창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창용 기자 :

경기도 안산천입니다. 하천 상류 지난 93년 4억 여원을 들여 설치한 정화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시설은 미생물이 붙어있는 자갈 사이로 하천 물을 흐르게 해서 자연적으로 정화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이 들어가는 유입구, 토사로 막혀 버렸습니다. 수문은 아예 뜯겨졌습니다. 맨홀을 열어봤습니다. 물이 고여 ??고 있습니다. 정화시설이 아니라 차라리 오염원일 뿐입니다.


⊙ 안산시 하수계 직원 :

95년, 96년 쯤부터 가동 안했어요.


⊙ 이창용 기자 :

안양시 학의천, 이곳에도 6억 여원을 들인 정화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이 나오는 유출구, 얼른 보기에는 맑아 보입니다. 그러나 수문을 열자 ??은 찌꺼기가 덩어리 째 섞여 쏟아져 나옵니다. 구청 측은 지난 97년 설치한 뒤 사실상 가동을 중단했다고 실토합니다.


- 2년간 가동 안했고 언제 다시 했어요?

⊙ 안양시 동안구청 직원 :

한달 전부터요.


⊙ 이창용 기자 :

수질 관리가 잘 된 것으로 소문난 서울 양재천, 무려 21억 원이나 들인 정화시설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이 시설때문에 수질이 개선됐다고 자랑합니다.


⊙ 강남구청 치수과 직원 :

날씨가 영상이면 100% 정화 돼요. 수질검사 하면 알아요.


⊙ 이창용 기자 :

실제로 유출구에서는 맑은 물이 흘러나옵니다. 오후에 다시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폐수처럼 시커먼 유출수가 쏟아져 나옵니다. 정화 처리된 유출수가 유입수보다 훨씬 혼탁해 보입니다. 오물 찌꺼기가 정화시설 내부에 가득 쌓여 있는 것입니다. 평소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지만 구청 직원들은 엉뚱한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 강남구청 치수과장 :

밑에 있던 앙금이 고기들이 휘젓고 다니니까 나올 수도 있어요.


⊙ 이창용 기자 :

이런 정화 시설은 전국적으로 7군데, 대부분 관리가 제대로 안돼 있으나 마나 한 실정입니다. 사정이 이런 데도 대책 마련은 쉽지 않습니다. 하천 관리가 환경부와 건설교통부 각 시 군으로 나뉘어 어느 곳 하나 책임지고 나서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환경부 사무관 :

지자체가 관리는 안하면서 시설만 해놓고 다 된 걸로 생각할 수 있어요.


⊙ 이창용 기자 :

환경 당국은 하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정화시설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입니다. 시설만 있고 관리는 없는 탁상 행정이 이어지는 한 귀중한 예산 낭비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이창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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