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노동자에 거액 청구…잠자는 ‘노란봉투법’의 비극
입력 2018.06.30 (06:23)
수정 2018.06.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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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복직을 기다리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노제가 어제 치러졌습니다.
기약 없이 미뤄지는 복직과 함께 이들을 괴롭혀온 건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에게 천문학적 손해배상은 안된다는 법률안이 제출됐는데, 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조차도 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최광호 기자가 이 문제 짚어봅니다.
[리포트]
평택 쌍용차 공장 앞에 조촐한 장례상이 차려졌습니다.
해고 조합원 김모 씨를 보내는 마지막 길.
복직을 기다리던 김 씨는 빚만 남기고 간다는 말을 남긴 채 지난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뉴스9/2009년 8월 5일 : "도망치다 붙잡힌 노조원들에겐 어김없이 방패와 곤봉 세례가 쏟아집니다."]
이 가운데 숨진 김 씨가 있었습니다.
당시 징역형까지 살았기에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출소 뒤엔 천문학적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김 씨와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측 청구 금액은 33억 원, 2015년 노사 합의로 철회될 때까지 지리한 법적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경찰은 진압 때 사용한 헬기가 파손됐다는 등의 이유로 11억 원을 물어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이자가 쌓입니다.
[조문경/쌍용차 해고자/손배소 당사자 : "장난인줄 알았죠. 진짜 장난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현실이더라고요."]
유성기업 노조에 청구됐던 손해배상 소송 금액은 백 억원대였습니다.
회사 대표가 불법 부당노동행위로 실형을 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손배소 소장이 추가로 날아들었습니다.
[도성대/유성기업 노조 지부장 :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안 열게 돼요. 재판을 미루고자 하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걸 수령하지 않는 방법 밖에는 없는 거죠."]
남발되는 손해배상소송의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습니다.
[장석우/변호사/법무법인 여는 : "일단 많이 청구하고 보는거예요. 왜냐면 많이 청구하면 청구할수록 조합원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커지기 때문에..."]
그래서 소송 기준을 엄격히 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논의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4년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쌍용차 해고자를 돕자며 시민들이 노란봉투에 소액을 넣어 지원하던 데에서 '노란봉투법'으로 불립니다.
[윤소하/정의당 의원 : "단 한번도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부분에 저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보호하려고 하는 정치권의 노력이 전무하다."]
'다음에는 내 차례가 될 수도 있다' 어제 장례식에 참석했던 한 쌍용차 해고자가 남겼던 말입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복직을 기다리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노제가 어제 치러졌습니다.
기약 없이 미뤄지는 복직과 함께 이들을 괴롭혀온 건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에게 천문학적 손해배상은 안된다는 법률안이 제출됐는데, 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조차도 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최광호 기자가 이 문제 짚어봅니다.
[리포트]
평택 쌍용차 공장 앞에 조촐한 장례상이 차려졌습니다.
해고 조합원 김모 씨를 보내는 마지막 길.
복직을 기다리던 김 씨는 빚만 남기고 간다는 말을 남긴 채 지난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뉴스9/2009년 8월 5일 : "도망치다 붙잡힌 노조원들에겐 어김없이 방패와 곤봉 세례가 쏟아집니다."]
이 가운데 숨진 김 씨가 있었습니다.
당시 징역형까지 살았기에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출소 뒤엔 천문학적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김 씨와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측 청구 금액은 33억 원, 2015년 노사 합의로 철회될 때까지 지리한 법적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경찰은 진압 때 사용한 헬기가 파손됐다는 등의 이유로 11억 원을 물어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이자가 쌓입니다.
[조문경/쌍용차 해고자/손배소 당사자 : "장난인줄 알았죠. 진짜 장난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현실이더라고요."]
유성기업 노조에 청구됐던 손해배상 소송 금액은 백 억원대였습니다.
회사 대표가 불법 부당노동행위로 실형을 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손배소 소장이 추가로 날아들었습니다.
[도성대/유성기업 노조 지부장 :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안 열게 돼요. 재판을 미루고자 하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걸 수령하지 않는 방법 밖에는 없는 거죠."]
남발되는 손해배상소송의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습니다.
[장석우/변호사/법무법인 여는 : "일단 많이 청구하고 보는거예요. 왜냐면 많이 청구하면 청구할수록 조합원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커지기 때문에..."]
그래서 소송 기준을 엄격히 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논의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4년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쌍용차 해고자를 돕자며 시민들이 노란봉투에 소액을 넣어 지원하던 데에서 '노란봉투법'으로 불립니다.
[윤소하/정의당 의원 : "단 한번도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부분에 저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보호하려고 하는 정치권의 노력이 전무하다."]
'다음에는 내 차례가 될 수도 있다' 어제 장례식에 참석했던 한 쌍용차 해고자가 남겼던 말입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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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랑끝 노동자에 거액 청구…잠자는 ‘노란봉투법’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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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6-30 06:24:58
- 수정2018-06-30 08: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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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복직을 기다리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노제가 어제 치러졌습니다.
기약 없이 미뤄지는 복직과 함께 이들을 괴롭혀온 건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에게 천문학적 손해배상은 안된다는 법률안이 제출됐는데, 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조차도 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최광호 기자가 이 문제 짚어봅니다.
[리포트]
평택 쌍용차 공장 앞에 조촐한 장례상이 차려졌습니다.
해고 조합원 김모 씨를 보내는 마지막 길.
복직을 기다리던 김 씨는 빚만 남기고 간다는 말을 남긴 채 지난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뉴스9/2009년 8월 5일 : "도망치다 붙잡힌 노조원들에겐 어김없이 방패와 곤봉 세례가 쏟아집니다."]
이 가운데 숨진 김 씨가 있었습니다.
당시 징역형까지 살았기에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출소 뒤엔 천문학적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김 씨와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측 청구 금액은 33억 원, 2015년 노사 합의로 철회될 때까지 지리한 법적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경찰은 진압 때 사용한 헬기가 파손됐다는 등의 이유로 11억 원을 물어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이자가 쌓입니다.
[조문경/쌍용차 해고자/손배소 당사자 : "장난인줄 알았죠. 진짜 장난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현실이더라고요."]
유성기업 노조에 청구됐던 손해배상 소송 금액은 백 억원대였습니다.
회사 대표가 불법 부당노동행위로 실형을 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손배소 소장이 추가로 날아들었습니다.
[도성대/유성기업 노조 지부장 :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안 열게 돼요. 재판을 미루고자 하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걸 수령하지 않는 방법 밖에는 없는 거죠."]
남발되는 손해배상소송의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습니다.
[장석우/변호사/법무법인 여는 : "일단 많이 청구하고 보는거예요. 왜냐면 많이 청구하면 청구할수록 조합원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커지기 때문에..."]
그래서 소송 기준을 엄격히 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논의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4년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쌍용차 해고자를 돕자며 시민들이 노란봉투에 소액을 넣어 지원하던 데에서 '노란봉투법'으로 불립니다.
[윤소하/정의당 의원 : "단 한번도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부분에 저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보호하려고 하는 정치권의 노력이 전무하다."]
'다음에는 내 차례가 될 수도 있다' 어제 장례식에 참석했던 한 쌍용차 해고자가 남겼던 말입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복직을 기다리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노제가 어제 치러졌습니다.
기약 없이 미뤄지는 복직과 함께 이들을 괴롭혀온 건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에게 천문학적 손해배상은 안된다는 법률안이 제출됐는데, 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조차도 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최광호 기자가 이 문제 짚어봅니다.
[리포트]
평택 쌍용차 공장 앞에 조촐한 장례상이 차려졌습니다.
해고 조합원 김모 씨를 보내는 마지막 길.
복직을 기다리던 김 씨는 빚만 남기고 간다는 말을 남긴 채 지난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뉴스9/2009년 8월 5일 : "도망치다 붙잡힌 노조원들에겐 어김없이 방패와 곤봉 세례가 쏟아집니다."]
이 가운데 숨진 김 씨가 있었습니다.
당시 징역형까지 살았기에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출소 뒤엔 천문학적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김 씨와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측 청구 금액은 33억 원, 2015년 노사 합의로 철회될 때까지 지리한 법적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경찰은 진압 때 사용한 헬기가 파손됐다는 등의 이유로 11억 원을 물어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이자가 쌓입니다.
[조문경/쌍용차 해고자/손배소 당사자 : "장난인줄 알았죠. 진짜 장난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현실이더라고요."]
유성기업 노조에 청구됐던 손해배상 소송 금액은 백 억원대였습니다.
회사 대표가 불법 부당노동행위로 실형을 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손배소 소장이 추가로 날아들었습니다.
[도성대/유성기업 노조 지부장 :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안 열게 돼요. 재판을 미루고자 하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걸 수령하지 않는 방법 밖에는 없는 거죠."]
남발되는 손해배상소송의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습니다.
[장석우/변호사/법무법인 여는 : "일단 많이 청구하고 보는거예요. 왜냐면 많이 청구하면 청구할수록 조합원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커지기 때문에..."]
그래서 소송 기준을 엄격히 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논의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4년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쌍용차 해고자를 돕자며 시민들이 노란봉투에 소액을 넣어 지원하던 데에서 '노란봉투법'으로 불립니다.
[윤소하/정의당 의원 : "단 한번도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부분에 저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보호하려고 하는 정치권의 노력이 전무하다."]
'다음에는 내 차례가 될 수도 있다' 어제 장례식에 참석했던 한 쌍용차 해고자가 남겼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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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 기자 pe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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