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뺑소니 성공했지만…공업사 사장 눈은 피하지 못했다

입력 2018.07.05 (11:31) 수정 2018.07.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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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9시쯤 광주 북구의 한 도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직장인 A(47·여)씨는 자신의 차를 몰고 집으로 가던 중 신호대기에 걸렸다. 순간 뒤에서 B(50)씨가 A 씨 차와 추돌, 차는 뒤범퍼가 파손됐고 A 씨는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놀란 A 씨는 차에서 내렸고 B 씨도 차에서 내려 A 씨에게 “보험처리를 해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보험 회사에 전화했고 그러는 사이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사고를 낸 B 씨가 갑자기 차를 몰고 달아난 것이었다. 차 안에서 보험회사와 통화하던 A 씨는 급히 차에서 내렸지만, B 씨는 사라진 뒤였다. A 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유는 그날 비가 많이 와 시야가 흐려 A 씨가 B 씨의차량 번호와 신원 등을 전혀 모르고 있는 데다 당시 사건을 본 목격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A 씨는 단지 검은색 차량(오피러스)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신고 후 주변 방범용 CCTV 등을 살펴봤지만, 뺑소니 차량을 찾을 수 없었다”며 “또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했지만, 영상이 지워져 범인 검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를 수리하기 위해 A 씨는 자동차 공업사에 맡겼는데 이곳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3일 오후 2시쯤 A 씨의 차량을 수리하던 자동차 공업사 사장은 도색 사전 작업을 하던 중 뒤범퍼 번호판 왼쪽에 가해 차량 번호로 추정되는 숫자 3개를 확인한 것이었다. A 씨에게 뺑소니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던 공업사 사장은 바로 A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공업사 사장의 연락을 받은 A 씨도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전화를 받고 교통범죄 추적시스템을 이용, 번호 3자리를 조회해 용의자 B 씨의 차량을 확인하고 4일 B 씨를 조사했고 B 씨가 범행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처음에는 보험처리를 하려 했는데 A 씨가 차에서 전화 통화를 오래 하고 마침 비도 오고 해서 차에 들어왔다가 순간적으로 도망가게 됐다”며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차량 범퍼에 있던 빗물이 마른 뒤 햇빛에 노출되면서 번호가 보였던 것 같다”며 “차량을 꼼꼼히 살핀 공업사 사장 덕분에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오늘(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 등으로 B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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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뺑소니 성공했지만…공업사 사장 눈은 피하지 못했다
    • 입력 2018-07-05 11:31:48
    • 수정2018-07-05 15:59:59
    취재후·사건후
지난달 29일 오후 9시쯤 광주 북구의 한 도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직장인 A(47·여)씨는 자신의 차를 몰고 집으로 가던 중 신호대기에 걸렸다. 순간 뒤에서 B(50)씨가 A 씨 차와 추돌, 차는 뒤범퍼가 파손됐고 A 씨는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놀란 A 씨는 차에서 내렸고 B 씨도 차에서 내려 A 씨에게 “보험처리를 해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보험 회사에 전화했고 그러는 사이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사고를 낸 B 씨가 갑자기 차를 몰고 달아난 것이었다. 차 안에서 보험회사와 통화하던 A 씨는 급히 차에서 내렸지만, B 씨는 사라진 뒤였다. A 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유는 그날 비가 많이 와 시야가 흐려 A 씨가 B 씨의차량 번호와 신원 등을 전혀 모르고 있는 데다 당시 사건을 본 목격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A 씨는 단지 검은색 차량(오피러스)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신고 후 주변 방범용 CCTV 등을 살펴봤지만, 뺑소니 차량을 찾을 수 없었다”며 “또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했지만, 영상이 지워져 범인 검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를 수리하기 위해 A 씨는 자동차 공업사에 맡겼는데 이곳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3일 오후 2시쯤 A 씨의 차량을 수리하던 자동차 공업사 사장은 도색 사전 작업을 하던 중 뒤범퍼 번호판 왼쪽에 가해 차량 번호로 추정되는 숫자 3개를 확인한 것이었다. A 씨에게 뺑소니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던 공업사 사장은 바로 A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공업사 사장의 연락을 받은 A 씨도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전화를 받고 교통범죄 추적시스템을 이용, 번호 3자리를 조회해 용의자 B 씨의 차량을 확인하고 4일 B 씨를 조사했고 B 씨가 범행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처음에는 보험처리를 하려 했는데 A 씨가 차에서 전화 통화를 오래 하고 마침 비도 오고 해서 차에 들어왔다가 순간적으로 도망가게 됐다”며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차량 범퍼에 있던 빗물이 마른 뒤 햇빛에 노출되면서 번호가 보였던 것 같다”며 “차량을 꼼꼼히 살핀 공업사 사장 덕분에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오늘(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 등으로 B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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