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조 출산대책 실패, 왜?…“문제는 일과 주거”

입력 2018.07.05 (21:06) 수정 2018.07.0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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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실행하는데 120 조원이 넘는 예산을 썼지만 출산율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

오늘(5일) 발표된 저출산 대책은 기존 정책들과 어떤 점이 다른지 엄진아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리포트]

어린이집 하원 시간,

아이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 돌보미입니다.

[김은옥/아이 돌보미 : "보통 아이들을 제가 데리러 오고요, 같이 놀고 식사도 만들어서 같이 먹고..."]

부부 44%가 맞벌이를 하는 시대,

사랑을 듬뿍 주며 키우고 싶지만, 일을 놓는다면,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박난슬/맞벌이 여성 : "저희 집이 아니니까 비용 마련을 해야 하는데 남편 혼자 그걸 다 충당하기에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최근 10년 간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쏟아부은 예산은 126조 원.

하지만, 출산율은 1.05명,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국민 인식조사에서도 정부 지원이 충분했다는 답은 24%에 불과했습니다.

또 국민들은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로 주거 문제를 꼽고, 70%가 집값을 내려야 한다고 답했지만 저출산 예산의 70%는 출산장려금과 산후조리 등 '보육'에만 맞춰졌습니다.

고용 불안과 비싼 집값, 또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는데 사회가 키워 줄 테니 '아이를 낳자'고만 강조한 것입니다.

[이소영/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연구센터장 : "내 아이는 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불행하고 내 아이는 더 불행할 것이다. 사회에 대한 희망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처음으로 주거 대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현금 지원 위주의 백화점식 출산 정책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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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6조 출산대책 실패, 왜?…“문제는 일과 주거”
    • 입력 2018-07-05 21:09:16
    • 수정2018-07-05 22:06:53
    뉴스 9
[앵커]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실행하는데 120 조원이 넘는 예산을 썼지만 출산율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

오늘(5일) 발표된 저출산 대책은 기존 정책들과 어떤 점이 다른지 엄진아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리포트]

어린이집 하원 시간,

아이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 돌보미입니다.

[김은옥/아이 돌보미 : "보통 아이들을 제가 데리러 오고요, 같이 놀고 식사도 만들어서 같이 먹고..."]

부부 44%가 맞벌이를 하는 시대,

사랑을 듬뿍 주며 키우고 싶지만, 일을 놓는다면,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박난슬/맞벌이 여성 : "저희 집이 아니니까 비용 마련을 해야 하는데 남편 혼자 그걸 다 충당하기에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최근 10년 간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쏟아부은 예산은 126조 원.

하지만, 출산율은 1.05명,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국민 인식조사에서도 정부 지원이 충분했다는 답은 24%에 불과했습니다.

또 국민들은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로 주거 문제를 꼽고, 70%가 집값을 내려야 한다고 답했지만 저출산 예산의 70%는 출산장려금과 산후조리 등 '보육'에만 맞춰졌습니다.

고용 불안과 비싼 집값, 또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는데 사회가 키워 줄 테니 '아이를 낳자'고만 강조한 것입니다.

[이소영/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연구센터장 : "내 아이는 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불행하고 내 아이는 더 불행할 것이다. 사회에 대한 희망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처음으로 주거 대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현금 지원 위주의 백화점식 출산 정책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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