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과도한 다이어트 ‘위험’…목숨 잃기도

입력 2018.07.09 (20:40) 수정 2018.07.0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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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몸짱 만들기의 계절이 돌아왔죠?

체중 감량에 나서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체중 감량이 중요한 대표적 종목인 격투기에서 선수들이 과도한 살빼기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의 글로벌 이슈 홍석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가끔 TV에서 경기 전 유독 살이 확 빠진 격투기 선수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요.

좀 과한 게 아닌가 싶어요?

[기자]

네, 격투기에는 몸무게에 따라 체급이 있죠?

경기전 체중을 재는 계체량 행사 모습 보셨을 겁니다.

정해진 체중을 벗어나게 되면 페널티를 받게 되거나 상황에 따라 경기가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계체량을 통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랜 기간 운동을 해서 군살이 없는데 대체 어떻게 체중을 줄인다는 건지 궁금하실 텐데요.

이렇게 사우나를 통해 땀을 최대한 많이 흘려 없는 살 대신 몸 속의 수분을 빼서 단 기간에 체중을 줄이는 겁니다.

지금 보시는 이 남성은 일주일 전 몸무게가 74kg이었는데 이제 70kg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몇 시간 동안 4kg를 더 빼야해서 사우나를 통해 땀을 빼고 있는 겁니다.

[앵커]

단순하게 사우나에서 땀을 빼는 것 말고도 뭔가 더 극단적인 방법을 쓰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우나에 가서 땀을 빼고 오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전문훈련으로 신체를 단련한 선수들에게도 극단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함부로 따라하다가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계체량까지 19시간 정도 앞두고 있는 이 영국인 종합격투기 선수는 지금 몸무게에서 7kg을 더 빼야합니다.

[딘 가넷/종합격투기 선수 : "이제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소변, 땀 등 모든 것이 제 몸에서 배출돼 몸무게가 줄어들게 될 겁니다."]

이제 물을 마실 수도 없고, 80~90도에 달하는 사우나와 목욕을 통해 땀을 빼는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탈수 상태로 만드는 거죠.

그리고는 몸의 열을 잠깐 식혔다가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10시간 뒤 체중을 재봤더니 65.8kg으로 줄었습니다. 남은 9시간 동안 2.6kg를 더 빼야하는데요.

마지막 5~6시간이 남았을 때 고통은 극에 달한다고 합니다.

[딘 가넷/종합격투기 선수 : "이제 정말 힘듭니다. 탈수가 심해서 모든 것이 힘들어졌어요. 만약 체중을 맞추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돼요. 경기를 치르지 못 할수도 있으니까요."]

드디어 계체량 행사에 도착해 체중을 재는데요.

체급에 맞추기 위해서는 61.8kg 아래여야 하는데 약 61.5kg으로 무사히 계체량에 통과했습니다.

[앵커]

하루에 7kg을 빼다니 정말 위험해 보이는데요?

살 빼다가 사람 잡는다는 이야기도 나오겠어요.

[기자]

네, 단기간에 굶어서 살을 빼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은데 물도 마시지 않고 계속 땀을 빼 탈수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도 위험하겠죠.

[벤 크라이튼/리버풀 존무어대학 스포츠운동학 박사 : "심각한 경우 일사병으로 쓰러질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호주 종합격투기 선수는 150번 째 단기간 체중감량에 도전하고 있는데 사우나에 있다가 쓰러진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호주에서 무에타이 선수와 아마추어 권투 선수로 활동해왔던 제시카 린지라는 이 18살 소녀는 지난해 태국에서 치러질 무에타이 경기를 위해 단시간 체중감량을 하던 중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2013년과 2015년에도 브라질 선수와 중국 선수가 무리한 체중감량으로 사망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데도 선수들이 매번 단기간 체중감량을 감행하는 이유는 체급 규정에 맞춰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겠죠.

[딘 가넷/종합격투기 선수 :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최고가 되고 싶어요."]

게다가 경기 전 체중감량이 끝이 아닙니다.

계체량을 통과한 후에는 다시 몸무게를 늘리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몸무게를 원래대로 되돌리면 그만큼 힘에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봤던 이 영국 선수, 61.5kg까지 몸무게를 줄였다고 했는데 경기를 치를 당시 몸무게는 69.1kg까지 늘렸다고 합니다.

[앵커]

선수들 목숨을 잃을 정도인데, 스포츠계에서 과도한 체중 감량을 막을 규정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자]

네. 문제의 근원은 경기 전 계체량에서 몸무게만 맞추면 된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각종 개선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투의 경우 세계권투평의회가 경기 30일에서 7일 전에도 체중을 측정하는 규정 등을 먼저 도입했습니다.

종합격투기 단체 UFC도 계체량과 체중 감량 정책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앨라배마주,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도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무리한 체중 감량을 막기 위한 여러 제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안들이 실제로 도입되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제대로 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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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09 20:34:00
    • 수정2018-07-09 20: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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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몸짱 만들기의 계절이 돌아왔죠?

체중 감량에 나서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체중 감량이 중요한 대표적 종목인 격투기에서 선수들이 과도한 살빼기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의 글로벌 이슈 홍석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가끔 TV에서 경기 전 유독 살이 확 빠진 격투기 선수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요.

좀 과한 게 아닌가 싶어요?

[기자]

네, 격투기에는 몸무게에 따라 체급이 있죠?

경기전 체중을 재는 계체량 행사 모습 보셨을 겁니다.

정해진 체중을 벗어나게 되면 페널티를 받게 되거나 상황에 따라 경기가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계체량을 통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랜 기간 운동을 해서 군살이 없는데 대체 어떻게 체중을 줄인다는 건지 궁금하실 텐데요.

이렇게 사우나를 통해 땀을 최대한 많이 흘려 없는 살 대신 몸 속의 수분을 빼서 단 기간에 체중을 줄이는 겁니다.

지금 보시는 이 남성은 일주일 전 몸무게가 74kg이었는데 이제 70kg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몇 시간 동안 4kg를 더 빼야해서 사우나를 통해 땀을 빼고 있는 겁니다.

[앵커]

단순하게 사우나에서 땀을 빼는 것 말고도 뭔가 더 극단적인 방법을 쓰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우나에 가서 땀을 빼고 오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전문훈련으로 신체를 단련한 선수들에게도 극단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함부로 따라하다가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계체량까지 19시간 정도 앞두고 있는 이 영국인 종합격투기 선수는 지금 몸무게에서 7kg을 더 빼야합니다.

[딘 가넷/종합격투기 선수 : "이제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소변, 땀 등 모든 것이 제 몸에서 배출돼 몸무게가 줄어들게 될 겁니다."]

이제 물을 마실 수도 없고, 80~90도에 달하는 사우나와 목욕을 통해 땀을 빼는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탈수 상태로 만드는 거죠.

그리고는 몸의 열을 잠깐 식혔다가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10시간 뒤 체중을 재봤더니 65.8kg으로 줄었습니다. 남은 9시간 동안 2.6kg를 더 빼야하는데요.

마지막 5~6시간이 남았을 때 고통은 극에 달한다고 합니다.

[딘 가넷/종합격투기 선수 : "이제 정말 힘듭니다. 탈수가 심해서 모든 것이 힘들어졌어요. 만약 체중을 맞추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돼요. 경기를 치르지 못 할수도 있으니까요."]

드디어 계체량 행사에 도착해 체중을 재는데요.

체급에 맞추기 위해서는 61.8kg 아래여야 하는데 약 61.5kg으로 무사히 계체량에 통과했습니다.

[앵커]

하루에 7kg을 빼다니 정말 위험해 보이는데요?

살 빼다가 사람 잡는다는 이야기도 나오겠어요.

[기자]

네, 단기간에 굶어서 살을 빼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은데 물도 마시지 않고 계속 땀을 빼 탈수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도 위험하겠죠.

[벤 크라이튼/리버풀 존무어대학 스포츠운동학 박사 : "심각한 경우 일사병으로 쓰러질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호주 종합격투기 선수는 150번 째 단기간 체중감량에 도전하고 있는데 사우나에 있다가 쓰러진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호주에서 무에타이 선수와 아마추어 권투 선수로 활동해왔던 제시카 린지라는 이 18살 소녀는 지난해 태국에서 치러질 무에타이 경기를 위해 단시간 체중감량을 하던 중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2013년과 2015년에도 브라질 선수와 중국 선수가 무리한 체중감량으로 사망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데도 선수들이 매번 단기간 체중감량을 감행하는 이유는 체급 규정에 맞춰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겠죠.

[딘 가넷/종합격투기 선수 :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최고가 되고 싶어요."]

게다가 경기 전 체중감량이 끝이 아닙니다.

계체량을 통과한 후에는 다시 몸무게를 늘리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몸무게를 원래대로 되돌리면 그만큼 힘에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봤던 이 영국 선수, 61.5kg까지 몸무게를 줄였다고 했는데 경기를 치를 당시 몸무게는 69.1kg까지 늘렸다고 합니다.

[앵커]

선수들 목숨을 잃을 정도인데, 스포츠계에서 과도한 체중 감량을 막을 규정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자]

네. 문제의 근원은 경기 전 계체량에서 몸무게만 맞추면 된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각종 개선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투의 경우 세계권투평의회가 경기 30일에서 7일 전에도 체중을 측정하는 규정 등을 먼저 도입했습니다.

종합격투기 단체 UFC도 계체량과 체중 감량 정책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앨라배마주,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도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무리한 체중 감량을 막기 위한 여러 제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안들이 실제로 도입되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제대로 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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