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미숙아 생존율 더 높여야

입력 2018.07.23 (07:42) 수정 2018.07.2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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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태어날 때 몸무게가 302g밖에 되지 않았던 미숙아가 국내 한 대학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다섯 달 동안 자란 뒤 최근 몸무게 3㎏의 건강한 상태로 부모 품에 안겼습니다. 그동안 국내 미숙아 생존기록은 출생 시 몸무게 490g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300g 이하 미숙아의 생존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302g 미숙아가 정상적으로 자라서 퇴원함으로써 미숙아를 낳은 부부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출생 시 몸무게가 2.5㎏ 이하 저체중 출생아는 지난 1995년 전체 출생아의 3%였으나 2003년에 4%를 넘어섰고 2016년에는 거의 6%에 이르는 등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산모의 나이가 많아진 데다 난임 부부가 늘면서 인공수정으로 인한 다태 임신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생 시 몸무게 1㎏ 미만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의 생존율은 70% 정도로 80~90%대인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에 비해 낮습니다. 미숙아를 치료할 전문의와 숙련된 간호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전국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무려 90%가 전문의 한두 명으로 운영되고 있고, 전문의 한 명이 치료해야 하는 신생아 수가 13명이나 됩니다. 선진국의 두 배나 됩니다. 간호사가 돌보는 미숙아도 미국, 일본보다 두 배가 많습니다. 특히 신생아집중치료실은 24시간 응급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고된 업무 때문에 경력 간호사의 이직과 사직이 많습니다. 감염 관리 등 진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화여대 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사망도 이 같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미 지난해 출산율이 30만 명대로 떨어진 우리나라는 4년 뒤인 2022년에는 다시 20만 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신생아학회는 미숙아의 생존율을 높이면 연간 수백 명의 출산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인 미숙아를 한 명이라도 더 살리는 데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더 모아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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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미숙아 생존율 더 높여야
    • 입력 2018-07-23 07:43:17
    • 수정2018-07-23 07: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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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태어날 때 몸무게가 302g밖에 되지 않았던 미숙아가 국내 한 대학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다섯 달 동안 자란 뒤 최근 몸무게 3㎏의 건강한 상태로 부모 품에 안겼습니다. 그동안 국내 미숙아 생존기록은 출생 시 몸무게 490g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300g 이하 미숙아의 생존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302g 미숙아가 정상적으로 자라서 퇴원함으로써 미숙아를 낳은 부부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출생 시 몸무게가 2.5㎏ 이하 저체중 출생아는 지난 1995년 전체 출생아의 3%였으나 2003년에 4%를 넘어섰고 2016년에는 거의 6%에 이르는 등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산모의 나이가 많아진 데다 난임 부부가 늘면서 인공수정으로 인한 다태 임신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생 시 몸무게 1㎏ 미만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의 생존율은 70% 정도로 80~90%대인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에 비해 낮습니다. 미숙아를 치료할 전문의와 숙련된 간호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전국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무려 90%가 전문의 한두 명으로 운영되고 있고, 전문의 한 명이 치료해야 하는 신생아 수가 13명이나 됩니다. 선진국의 두 배나 됩니다. 간호사가 돌보는 미숙아도 미국, 일본보다 두 배가 많습니다. 특히 신생아집중치료실은 24시간 응급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고된 업무 때문에 경력 간호사의 이직과 사직이 많습니다. 감염 관리 등 진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화여대 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사망도 이 같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미 지난해 출산율이 30만 명대로 떨어진 우리나라는 4년 뒤인 2022년에는 다시 20만 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신생아학회는 미숙아의 생존율을 높이면 연간 수백 명의 출산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인 미숙아를 한 명이라도 더 살리는 데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더 모아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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