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재난’ 지정…“태풍·대설 사망자 2.7배”
입력 2018.07.23 (23:09)
수정 2018.07.2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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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로 14일 째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른 모든 자연재난 사망자보다 2.7배나 많은데요.
정부는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시켜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번번히 법 개정에 발목을 잡아온터여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아스팔트가 누더기가 됐습니다.
폭염에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솟구쳐, 일부는 다리 강판이 보일 정도입니다.
폭염 사망자도 또 발생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담배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외국인 노동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오늘이 첫 출근인 베트남 노동자였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모자를 그래서 쓰고 해야하는데, 모자도 안 쓰고 그러다 보니까..."]
오후 3시, 방안 실내온도가 35도를 넘어섭니다.
한낮 햇빛까지 쪽방으로 쏟아져, 가만히 있어도 고역입니다.
[김태영/쪽방촌 주민 : "내가 지옥은 안 가봤지만, 지옥만큼 힘들고 괴롭죠."]
땡볕을 몸으로 받아내는 노숙인들도 대표적인 폭염 약자입니다.
["(땅바닥이 많이 뜨거운데...) 어... 제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누워있습니다."]
폭염 약자들이 씻고 쉴 수 있는 곳은 자치단체 무더위 쉼터입니다.
그런데 오후 6시, 아직 30도를 웃도는 날씨지만 쉼터는 벌써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10분 거리의 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지역 주민 : "10시. 11시까지 하면 좋지. 시원한 데 있다가 들어가면 좋잖아."]
올 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00여 명, 이 중 11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5년 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도 54명, 같은 기간 다른 자연재난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보다 두배 이상 많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 4천억 원 등 전국 2조원의 재난기금은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폭염이 재난안전법상 법정 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도우/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폭염에 쉽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인구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온열질환 사망과 폭염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9대 국회부터 번번이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해왔던 정부는 이제서야 법 개정에 동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오늘로 14일 째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른 모든 자연재난 사망자보다 2.7배나 많은데요.
정부는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시켜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번번히 법 개정에 발목을 잡아온터여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아스팔트가 누더기가 됐습니다.
폭염에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솟구쳐, 일부는 다리 강판이 보일 정도입니다.
폭염 사망자도 또 발생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담배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외국인 노동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오늘이 첫 출근인 베트남 노동자였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모자를 그래서 쓰고 해야하는데, 모자도 안 쓰고 그러다 보니까..."]
오후 3시, 방안 실내온도가 35도를 넘어섭니다.
한낮 햇빛까지 쪽방으로 쏟아져, 가만히 있어도 고역입니다.
[김태영/쪽방촌 주민 : "내가 지옥은 안 가봤지만, 지옥만큼 힘들고 괴롭죠."]
땡볕을 몸으로 받아내는 노숙인들도 대표적인 폭염 약자입니다.
["(땅바닥이 많이 뜨거운데...) 어... 제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누워있습니다."]
폭염 약자들이 씻고 쉴 수 있는 곳은 자치단체 무더위 쉼터입니다.
그런데 오후 6시, 아직 30도를 웃도는 날씨지만 쉼터는 벌써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10분 거리의 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지역 주민 : "10시. 11시까지 하면 좋지. 시원한 데 있다가 들어가면 좋잖아."]
올 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00여 명, 이 중 11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5년 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도 54명, 같은 기간 다른 자연재난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보다 두배 이상 많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 4천억 원 등 전국 2조원의 재난기금은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폭염이 재난안전법상 법정 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도우/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폭염에 쉽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인구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온열질환 사망과 폭염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9대 국회부터 번번이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해왔던 정부는 이제서야 법 개정에 동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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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14일 째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른 모든 자연재난 사망자보다 2.7배나 많은데요.
정부는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시켜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번번히 법 개정에 발목을 잡아온터여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아스팔트가 누더기가 됐습니다.
폭염에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솟구쳐, 일부는 다리 강판이 보일 정도입니다.
폭염 사망자도 또 발생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담배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외국인 노동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오늘이 첫 출근인 베트남 노동자였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모자를 그래서 쓰고 해야하는데, 모자도 안 쓰고 그러다 보니까..."]
오후 3시, 방안 실내온도가 35도를 넘어섭니다.
한낮 햇빛까지 쪽방으로 쏟아져, 가만히 있어도 고역입니다.
[김태영/쪽방촌 주민 : "내가 지옥은 안 가봤지만, 지옥만큼 힘들고 괴롭죠."]
땡볕을 몸으로 받아내는 노숙인들도 대표적인 폭염 약자입니다.
["(땅바닥이 많이 뜨거운데...) 어... 제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누워있습니다."]
폭염 약자들이 씻고 쉴 수 있는 곳은 자치단체 무더위 쉼터입니다.
그런데 오후 6시, 아직 30도를 웃도는 날씨지만 쉼터는 벌써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10분 거리의 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지역 주민 : "10시. 11시까지 하면 좋지. 시원한 데 있다가 들어가면 좋잖아."]
올 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00여 명, 이 중 11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5년 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도 54명, 같은 기간 다른 자연재난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보다 두배 이상 많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 4천억 원 등 전국 2조원의 재난기금은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폭염이 재난안전법상 법정 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도우/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폭염에 쉽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인구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온열질환 사망과 폭염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9대 국회부터 번번이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해왔던 정부는 이제서야 법 개정에 동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오늘로 14일 째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른 모든 자연재난 사망자보다 2.7배나 많은데요.
정부는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시켜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번번히 법 개정에 발목을 잡아온터여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아스팔트가 누더기가 됐습니다.
폭염에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솟구쳐, 일부는 다리 강판이 보일 정도입니다.
폭염 사망자도 또 발생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담배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외국인 노동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오늘이 첫 출근인 베트남 노동자였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모자를 그래서 쓰고 해야하는데, 모자도 안 쓰고 그러다 보니까..."]
오후 3시, 방안 실내온도가 35도를 넘어섭니다.
한낮 햇빛까지 쪽방으로 쏟아져, 가만히 있어도 고역입니다.
[김태영/쪽방촌 주민 : "내가 지옥은 안 가봤지만, 지옥만큼 힘들고 괴롭죠."]
땡볕을 몸으로 받아내는 노숙인들도 대표적인 폭염 약자입니다.
["(땅바닥이 많이 뜨거운데...) 어... 제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누워있습니다."]
폭염 약자들이 씻고 쉴 수 있는 곳은 자치단체 무더위 쉼터입니다.
그런데 오후 6시, 아직 30도를 웃도는 날씨지만 쉼터는 벌써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10분 거리의 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지역 주민 : "10시. 11시까지 하면 좋지. 시원한 데 있다가 들어가면 좋잖아."]
올 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00여 명, 이 중 11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5년 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도 54명, 같은 기간 다른 자연재난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보다 두배 이상 많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 4천억 원 등 전국 2조원의 재난기금은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폭염이 재난안전법상 법정 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도우/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폭염에 쉽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인구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온열질환 사망과 폭염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9대 국회부터 번번이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해왔던 정부는 이제서야 법 개정에 동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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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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