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명 사망…‘폭염’ 뒤늦은 재난 지정 추진
입력 2018.07.24 (12:23)
수정 2018.07.2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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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4일)로 15일째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른 모든 자연재난 사망자보다 2.7배나 많은데요.
정부는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시켜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번번히 법 개정에 발목을 잡아온터여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아스팔트가 누더기가 됐습니다.
폭염에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솟구쳐, 일부는 다리 강판이 보일 정도입니다.
폭염 사망자도 또 발생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담배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외국인 노동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어제가 첫 출근인 베트남 노동자였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모자를 그래서 쓰고 해야하는데, 모자도 안 쓰고 그러다 보니까..."]
오후 3시, 방안 실내온도가 35도를 넘어섭니다.
한낮 햇빛까지 쪽방으로 쏟아져, 가만히 있어도 고역입니다.
[김태영/쪽방촌 주민 : "내가 지옥은 안 가봤지만, 지옥만큼 힘들고 괴롭죠."]
땡볕을 몸으로 받아내는 노숙인들도 대표적인 폭염 약자입니다.
["(땅바닥이 많이 뜨거운데요?) 어... 제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누워있습니다."]
폭염 약자들이 씻고 쉴 수 있는 곳은 자치단체 무더위 쉼터입니다.
그런데 오후 6시, 아직 30도를 웃도는 날씨지만 쉼터는 벌써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10분 거리의 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주민 : "10시. 11시까지 하면 좋지. 시원한 데 있다가 들어가면 좋잖아."]
올 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00명에 가깝고, 이 중 11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5년 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도 54명, 같은 기간 다른 자연재난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보다 두배 이상 많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 4천억 원 등 전국 2조원의 재난기금은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폭염이 재난안전법상 법정 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도우/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폭염에 쉽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인구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온열질환 사망과 폭염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9대 국회부터 번번이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해왔던 정부는 이제서야 법 개정에 동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오늘(24일)로 15일째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른 모든 자연재난 사망자보다 2.7배나 많은데요.
정부는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시켜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번번히 법 개정에 발목을 잡아온터여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아스팔트가 누더기가 됐습니다.
폭염에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솟구쳐, 일부는 다리 강판이 보일 정도입니다.
폭염 사망자도 또 발생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담배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외국인 노동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어제가 첫 출근인 베트남 노동자였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모자를 그래서 쓰고 해야하는데, 모자도 안 쓰고 그러다 보니까..."]
오후 3시, 방안 실내온도가 35도를 넘어섭니다.
한낮 햇빛까지 쪽방으로 쏟아져, 가만히 있어도 고역입니다.
[김태영/쪽방촌 주민 : "내가 지옥은 안 가봤지만, 지옥만큼 힘들고 괴롭죠."]
땡볕을 몸으로 받아내는 노숙인들도 대표적인 폭염 약자입니다.
["(땅바닥이 많이 뜨거운데요?) 어... 제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누워있습니다."]
폭염 약자들이 씻고 쉴 수 있는 곳은 자치단체 무더위 쉼터입니다.
그런데 오후 6시, 아직 30도를 웃도는 날씨지만 쉼터는 벌써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10분 거리의 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주민 : "10시. 11시까지 하면 좋지. 시원한 데 있다가 들어가면 좋잖아."]
올 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00명에 가깝고, 이 중 11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5년 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도 54명, 같은 기간 다른 자연재난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보다 두배 이상 많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 4천억 원 등 전국 2조원의 재난기금은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폭염이 재난안전법상 법정 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도우/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폭염에 쉽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인구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온열질환 사망과 폭염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9대 국회부터 번번이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해왔던 정부는 이제서야 법 개정에 동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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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4일)로 15일째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른 모든 자연재난 사망자보다 2.7배나 많은데요.
정부는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시켜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번번히 법 개정에 발목을 잡아온터여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아스팔트가 누더기가 됐습니다.
폭염에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솟구쳐, 일부는 다리 강판이 보일 정도입니다.
폭염 사망자도 또 발생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담배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외국인 노동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어제가 첫 출근인 베트남 노동자였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모자를 그래서 쓰고 해야하는데, 모자도 안 쓰고 그러다 보니까..."]
오후 3시, 방안 실내온도가 35도를 넘어섭니다.
한낮 햇빛까지 쪽방으로 쏟아져, 가만히 있어도 고역입니다.
[김태영/쪽방촌 주민 : "내가 지옥은 안 가봤지만, 지옥만큼 힘들고 괴롭죠."]
땡볕을 몸으로 받아내는 노숙인들도 대표적인 폭염 약자입니다.
["(땅바닥이 많이 뜨거운데요?) 어... 제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누워있습니다."]
폭염 약자들이 씻고 쉴 수 있는 곳은 자치단체 무더위 쉼터입니다.
그런데 오후 6시, 아직 30도를 웃도는 날씨지만 쉼터는 벌써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10분 거리의 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주민 : "10시. 11시까지 하면 좋지. 시원한 데 있다가 들어가면 좋잖아."]
올 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00명에 가깝고, 이 중 11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5년 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도 54명, 같은 기간 다른 자연재난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보다 두배 이상 많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 4천억 원 등 전국 2조원의 재난기금은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폭염이 재난안전법상 법정 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도우/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폭염에 쉽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인구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온열질환 사망과 폭염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9대 국회부터 번번이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해왔던 정부는 이제서야 법 개정에 동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오늘(24일)로 15일째 전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른 모든 자연재난 사망자보다 2.7배나 많은데요.
정부는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시켜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번번히 법 개정에 발목을 잡아온터여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아스팔트가 누더기가 됐습니다.
폭염에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솟구쳐, 일부는 다리 강판이 보일 정도입니다.
폭염 사망자도 또 발생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담배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외국인 노동자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어제가 첫 출근인 베트남 노동자였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모자를 그래서 쓰고 해야하는데, 모자도 안 쓰고 그러다 보니까..."]
오후 3시, 방안 실내온도가 35도를 넘어섭니다.
한낮 햇빛까지 쪽방으로 쏟아져, 가만히 있어도 고역입니다.
[김태영/쪽방촌 주민 : "내가 지옥은 안 가봤지만, 지옥만큼 힘들고 괴롭죠."]
땡볕을 몸으로 받아내는 노숙인들도 대표적인 폭염 약자입니다.
["(땅바닥이 많이 뜨거운데요?) 어... 제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누워있습니다."]
폭염 약자들이 씻고 쉴 수 있는 곳은 자치단체 무더위 쉼터입니다.
그런데 오후 6시, 아직 30도를 웃도는 날씨지만 쉼터는 벌써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10분 거리의 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주민 : "10시. 11시까지 하면 좋지. 시원한 데 있다가 들어가면 좋잖아."]
올 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00명에 가깝고, 이 중 11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5년 간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도 54명, 같은 기간 다른 자연재난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보다 두배 이상 많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 4천억 원 등 전국 2조원의 재난기금은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폭염이 재난안전법상 법정 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도우/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폭염에 쉽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인구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온열질환 사망과 폭염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9대 국회부터 번번이 폭염을 법정 재난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해왔던 정부는 이제서야 법 개정에 동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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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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