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환경영향평가 보니…‘예상 못한 폭우’ 맞나?

입력 2018.07.31 (06:42) 수정 2018.07.3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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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라오스 댐 사고와 관련해 SK건설은 비가 갑자기 너무 많이 와서 사고가 났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KBS가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를 입수해서 보니, 사고지역, 원래부터 비가 많이 오는 지역으로 분석돼 있는데요,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봐도 되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주 동안 천여 밀리미터의 폭우가 쏟아져 보조댐이 범람했고 유실로 이어졌다는 것이 SK건설의 설명입니다.

[SK건설 관계자/음성변조/지난 24일 : "비가 너무 많이 왔기 때문에. 그런데 오버플로우(범람)가 된 거죠. 물이 넘치면서, 비가 빠져나가는 속도보다 비가 더 많이 온 거죠."]

정말 이례적인 폭우일까.

SK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서 댐 건설을 앞두고 의뢰한 환경영향평가서입니다.

공사 현장이 있는 지역은 1년 강우량이 4천 밀리미터를 넘나들 정도로 원래 비가 많은 곳입니다.

우리나라 강우량의 3배를 훌쩍 넘기는 양입니다.

일년 중에서도 7월의 평균 강우량은 813밀리미터로 여름철에 주로 비가 집중됩니다.

2009년 7월에는 천2백 밀리미터가 쏟아졌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에서 이미 이같은 지역적 특성이 파악된 만큼, 2주 동안 천77밀리미터의 비가 왔다고 자연재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입니다.

[박재현/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 : "7월, 8월이 (평균) 800mm 정도 되기 때문에 1,000mm 정도 비가 오는 것은 충분히 올 수 있는 양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는 5년 전 국감에서 공개 요구가 있었지만 당시 댐 사업의 원조자금을 담당했던 수출입은행은 대외비라고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공사가 90% 이상 마무리된 현재는 현지 시행사 홈페이지에 슬그머니 게시돼 있습니다.

SK건설은 현장 복구 중이라는 이유로 사고 직전의 댐 조치사항에 대한 설명을 함구하고 있어, 천재지변인지 관리 소홀로 인한 것인지 의문만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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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스 댐 환경영향평가 보니…‘예상 못한 폭우’ 맞나?
    • 입력 2018-07-31 06:44:22
    • 수정2018-07-31 08: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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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라오스 댐 사고와 관련해 SK건설은 비가 갑자기 너무 많이 와서 사고가 났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KBS가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를 입수해서 보니, 사고지역, 원래부터 비가 많이 오는 지역으로 분석돼 있는데요,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봐도 되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주 동안 천여 밀리미터의 폭우가 쏟아져 보조댐이 범람했고 유실로 이어졌다는 것이 SK건설의 설명입니다.

[SK건설 관계자/음성변조/지난 24일 : "비가 너무 많이 왔기 때문에. 그런데 오버플로우(범람)가 된 거죠. 물이 넘치면서, 비가 빠져나가는 속도보다 비가 더 많이 온 거죠."]

정말 이례적인 폭우일까.

SK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서 댐 건설을 앞두고 의뢰한 환경영향평가서입니다.

공사 현장이 있는 지역은 1년 강우량이 4천 밀리미터를 넘나들 정도로 원래 비가 많은 곳입니다.

우리나라 강우량의 3배를 훌쩍 넘기는 양입니다.

일년 중에서도 7월의 평균 강우량은 813밀리미터로 여름철에 주로 비가 집중됩니다.

2009년 7월에는 천2백 밀리미터가 쏟아졌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에서 이미 이같은 지역적 특성이 파악된 만큼, 2주 동안 천77밀리미터의 비가 왔다고 자연재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입니다.

[박재현/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 : "7월, 8월이 (평균) 800mm 정도 되기 때문에 1,000mm 정도 비가 오는 것은 충분히 올 수 있는 양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는 5년 전 국감에서 공개 요구가 있었지만 당시 댐 사업의 원조자금을 담당했던 수출입은행은 대외비라고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공사가 90% 이상 마무리된 현재는 현지 시행사 홈페이지에 슬그머니 게시돼 있습니다.

SK건설은 현장 복구 중이라는 이유로 사고 직전의 댐 조치사항에 대한 설명을 함구하고 있어, 천재지변인지 관리 소홀로 인한 것인지 의문만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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