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특활비 공개가 정답

입력 2018.08.02 (07:42) 수정 2018.08.0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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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익 해설위원]

이틀 전, 광화문광장에서 이색적인 1인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얼음 위에 맨발로 올라가 2시간을 견디며 외친 겁니다. 국회는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라고, 또 하나의 월급이 아니냐, 쌈짓돈에 눈먼돈 소리까지 듣는 그 특활비가 바로 국민이 낸 세금이라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회는 특활비에 대해선 아직 이렇다할 입장이 없습니다. 국회의장이 나서 폐지든 개선책이든 모색을 해보겠다곤 했지만 아직 한 발짝도 나아가질 못했습니다. 아니, 개선은커녕 이미 쓴 걸 공개하는 걸 놓고도 눈치를 보며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20대 국회 전반기에 국회가 쓴 특활비의 내역을 공개하라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온 게 지난달 19일입니다. 그런데 국회는 이에 불복해 항소하는 걸 검토한다고 합니다.
이미 18대, 19대 국회의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례까지 나온 마당입니다. 이 판결에 따라 관련 정보도 벌써 공개됐습니다. 그런데도 또 다른 소송이니 또 항소심, 상고심을 받겠다는 것인지, 듣는 이, 보는 이는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국회에선 특활비를 어찌할지 여야 논의가 끝나려면 시간이 걸리니 일단 항소를 하고보자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18대, 19대 국회의 특활비 사용내역이 공개돼 쌈짓돈 질타를 받았던 걸 감안하면 20대 국회가 정보 공개에 시간끌기를 하는 이유를 짐작할 순 있습니다. 문희상 의장도 국회 특활비 개혁에 '내가 할 것은 내가 하는 것이고, 전임자들 걸 공개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자칫 전임자에게 누를 끼칠까 머뭇거리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읽질 못한 것 같습니다.
원내 1당도, 2당도 특활비에 대해선 말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장 내일이면 또 8월분 특수활동비가 원내 정당들에 지급됩니다.

특활비 개선책이든 폐지든 시간이 걸린다면 이미 쓴 것만이라도 바로 공개하는 게 순리고 정답입니다. 이 폭염에 국민들을 더 덥게 만들어선 안 될 일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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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특활비 공개가 정답
    • 입력 2018-08-02 07:45:56
    • 수정2018-08-02 07:51:44
    뉴스광장
[조재익 해설위원]

이틀 전, 광화문광장에서 이색적인 1인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얼음 위에 맨발로 올라가 2시간을 견디며 외친 겁니다. 국회는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라고, 또 하나의 월급이 아니냐, 쌈짓돈에 눈먼돈 소리까지 듣는 그 특활비가 바로 국민이 낸 세금이라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회는 특활비에 대해선 아직 이렇다할 입장이 없습니다. 국회의장이 나서 폐지든 개선책이든 모색을 해보겠다곤 했지만 아직 한 발짝도 나아가질 못했습니다. 아니, 개선은커녕 이미 쓴 걸 공개하는 걸 놓고도 눈치를 보며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20대 국회 전반기에 국회가 쓴 특활비의 내역을 공개하라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온 게 지난달 19일입니다. 그런데 국회는 이에 불복해 항소하는 걸 검토한다고 합니다.
이미 18대, 19대 국회의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례까지 나온 마당입니다. 이 판결에 따라 관련 정보도 벌써 공개됐습니다. 그런데도 또 다른 소송이니 또 항소심, 상고심을 받겠다는 것인지, 듣는 이, 보는 이는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국회에선 특활비를 어찌할지 여야 논의가 끝나려면 시간이 걸리니 일단 항소를 하고보자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18대, 19대 국회의 특활비 사용내역이 공개돼 쌈짓돈 질타를 받았던 걸 감안하면 20대 국회가 정보 공개에 시간끌기를 하는 이유를 짐작할 순 있습니다. 문희상 의장도 국회 특활비 개혁에 '내가 할 것은 내가 하는 것이고, 전임자들 걸 공개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자칫 전임자에게 누를 끼칠까 머뭇거리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읽질 못한 것 같습니다.
원내 1당도, 2당도 특활비에 대해선 말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장 내일이면 또 8월분 특수활동비가 원내 정당들에 지급됩니다.

특활비 개선책이든 폐지든 시간이 걸린다면 이미 쓴 것만이라도 바로 공개하는 게 순리고 정답입니다. 이 폭염에 국민들을 더 덥게 만들어선 안 될 일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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