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는 ‘봉’?…‘징벌적 손해배상제’ 법안 3년째 계류

입력 2018.08.06 (23:08) 수정 2018.08.0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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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BMW 차량 화재는 사실상 2015년부터 논란이 시작됐지만 BMW 측은 지난달에야 일부 모델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단 4건의 화재에도 '화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곧바로 140만 대를 리콜 조치한 미국에서의 모습과 대조적인데요.

글로벌기업들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미온적 대처를 하는 이유를 안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5년 디젤게이트 이후 폭스바겐의 대처도 극명하게 달랐습니다.

미국에서는 한 사람당 최대 천백만 원을 배상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100만 원짜리 쿠폰 제공에 그친 겁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가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기업이 과실을 알고도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천문학적 규모의 배상금을 물게 해 무책임한 행태를 막겠다는 게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그런 징벌배상 같은 것이 없고, 실손만 하다보니까 폭스바겐은 소송 들어와서 그때 그때 돈 주고 해결하면 된다는 식의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것이죠."]

폭스바겐 사태를 계기로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습니다.

법안의 골자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신체나 생명에 피해를 줬다면 매출액의 3%까지 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국내 매출액이 1조 원대인 BMW의 경우 한 사람당 최대 300억 원을 배상해야 하는 겁니다.

또 재산상 피해는 최대 3배를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는 3년째, 단 한 차례 심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라면 법안이 폐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남근/민변 변호사 : "국회 법사위가 이런 민생법안들은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서 어떤 정치적 쟁점의 사안만을 주로 다루거나 이미 다른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부분도 정치적으로 다루려고 하면서 자기 역할들을 못하고 있는 것들이 문제입니다."]

결국, 정부와 국회가 손놓고 있는 사이, 팔고나면 그만이란 식의 기업 행태가 반복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소비자들의 몫이 됐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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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소비자는 ‘봉’?…‘징벌적 손해배상제’ 법안 3년째 계류
    • 입력 2018-08-06 23:10:28
    • 수정2018-08-06 23: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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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BMW 차량 화재는 사실상 2015년부터 논란이 시작됐지만 BMW 측은 지난달에야 일부 모델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단 4건의 화재에도 '화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곧바로 140만 대를 리콜 조치한 미국에서의 모습과 대조적인데요.

글로벌기업들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미온적 대처를 하는 이유를 안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5년 디젤게이트 이후 폭스바겐의 대처도 극명하게 달랐습니다.

미국에서는 한 사람당 최대 천백만 원을 배상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100만 원짜리 쿠폰 제공에 그친 겁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가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기업이 과실을 알고도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천문학적 규모의 배상금을 물게 해 무책임한 행태를 막겠다는 게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그런 징벌배상 같은 것이 없고, 실손만 하다보니까 폭스바겐은 소송 들어와서 그때 그때 돈 주고 해결하면 된다는 식의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것이죠."]

폭스바겐 사태를 계기로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습니다.

법안의 골자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신체나 생명에 피해를 줬다면 매출액의 3%까지 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국내 매출액이 1조 원대인 BMW의 경우 한 사람당 최대 300억 원을 배상해야 하는 겁니다.

또 재산상 피해는 최대 3배를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는 3년째, 단 한 차례 심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라면 법안이 폐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남근/민변 변호사 : "국회 법사위가 이런 민생법안들은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서 어떤 정치적 쟁점의 사안만을 주로 다루거나 이미 다른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부분도 정치적으로 다루려고 하면서 자기 역할들을 못하고 있는 것들이 문제입니다."]

결국, 정부와 국회가 손놓고 있는 사이, 팔고나면 그만이란 식의 기업 행태가 반복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소비자들의 몫이 됐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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