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 떠나야 하나요”…지진 피해 재건축 분담금 ‘발목’

입력 2018.08.14 (07:37) 수정 2018.08.1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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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포항 지진으로 4백여 가구가 집이 부셔져 새로 지어야 할 상황인데요.

재건축 분담금이 너무 많아 삶의 터전을 떠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주민들의 걱정이 큽니다.

보도에 정혜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지진 피해로 건물이 모두 부서져 '주거 불가능' 판정을 받은 포항 흥해의 한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이 곳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재건축 분담금 때문입니다.

최근 포항시에서 제시한 재건축 분담금은 한 가구에 1억 6천만 원 수준, 지진 전 이 아파트 시세인 5천만 원의 세 배가 넘습니다.

[임종선/지진 피해 주민 : "여기 있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워서 떠나야 할 판이에요. 왜 재난인데 그 높은 가격을 매겨서 분담금을 매기려 하는지 이해가 안되고..."]

주민 분담금이 커 사업성이 떨어지다보니 민간 건설업체는 물론 공공기관인 LH도 사업 참여를 꺼리고 있습니다.

지진이 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주민들과 포항시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재건축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미선/지진 피해 주민 : "최소한의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시나 정부에서 가리지 말고, 최소한의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이라도 찾아서..."]

정부나 지자체 측은 지진 피해로 인한 재건축이라고 하더라도, 분담금을 지원해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주민들에게 장기 저리 융자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포항시 관계자/음성변조 : "현재는 6천만 원까지는 융자를 해주는데, 1억 원까지 장기 저리 융자를 해주는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어요."]

지난해 지진 피해로 집을 새로 지어야 하는 포항 주민은 460여 가구.

분담금 문제로 재건축 사업이 진척 없이 수개월째 제자리만 걸음하면서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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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8-14 07: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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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포항 지진으로 4백여 가구가 집이 부셔져 새로 지어야 할 상황인데요.

재건축 분담금이 너무 많아 삶의 터전을 떠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주민들의 걱정이 큽니다.

보도에 정혜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지진 피해로 건물이 모두 부서져 '주거 불가능' 판정을 받은 포항 흥해의 한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이 곳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재건축 분담금 때문입니다.

최근 포항시에서 제시한 재건축 분담금은 한 가구에 1억 6천만 원 수준, 지진 전 이 아파트 시세인 5천만 원의 세 배가 넘습니다.

[임종선/지진 피해 주민 : "여기 있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워서 떠나야 할 판이에요. 왜 재난인데 그 높은 가격을 매겨서 분담금을 매기려 하는지 이해가 안되고..."]

주민 분담금이 커 사업성이 떨어지다보니 민간 건설업체는 물론 공공기관인 LH도 사업 참여를 꺼리고 있습니다.

지진이 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주민들과 포항시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재건축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미선/지진 피해 주민 : "최소한의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시나 정부에서 가리지 말고, 최소한의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이라도 찾아서..."]

정부나 지자체 측은 지진 피해로 인한 재건축이라고 하더라도, 분담금을 지원해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주민들에게 장기 저리 융자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포항시 관계자/음성변조 : "현재는 6천만 원까지는 융자를 해주는데, 1억 원까지 장기 저리 융자를 해주는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어요."]

지난해 지진 피해로 집을 새로 지어야 하는 포항 주민은 460여 가구.

분담금 문제로 재건축 사업이 진척 없이 수개월째 제자리만 걸음하면서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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