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비핵화 교착’ 돌파구 돼야

입력 2018.08.14 (07:43) 수정 2018.08.1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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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 해설위원]

남북한이 어제 고위급회담을 갖고 3차 남북정상회담을 다음 달 중 평양에서 갖기로 했습니다. 당초 구체적인 일정까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좀 다른 결과인데요, 그러나 북측 대표인 리선권 조평통위원장은 날짜도 확정됐다며 회담은 잘 됐다고 말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제의로 성사됐습니다. 지난 5월에 있었던 2차 정상회담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회 선언으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의 긴급 제의로 열렸던 것과 비슷합니다. 이번에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배경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핵실험장과 탄도미사일 실험장을 해체하고 미군 유해도 송환하면서 종전선언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그걸로는 부족하다며 핵 리스트 제출과 일부 핵무기 반출을 요구하며 비핵화협상은 진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교착상태가 연말을 넘기게 될 경우 이후 상황이 어떻게 악화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북, 미 모두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인 다음달 9.9절 전후나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전에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해 판을 깨지 않고 있지만 이후에도 상황이 똑같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3차 남북정상회담 제의는 이런 교착상태를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풀어보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북미협상의 핵심은 신룁니다. 먼저 비핵화를 해버릴 경우 더 이상 미국에 쓸 수 있는 지렛대가 없어지는 북한의 우려와 미리 종전선언을 해주게 될 경우 과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지 의문을 갖고 있는 미국 간의 불신이 문젭니다. 이러한 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양국 정상들의 결단뿐입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이 북미 양국 정상의 결단을 이끌어낼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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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4 07:45:01
    • 수정2018-08-14 07: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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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 해설위원]

남북한이 어제 고위급회담을 갖고 3차 남북정상회담을 다음 달 중 평양에서 갖기로 했습니다. 당초 구체적인 일정까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좀 다른 결과인데요, 그러나 북측 대표인 리선권 조평통위원장은 날짜도 확정됐다며 회담은 잘 됐다고 말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제의로 성사됐습니다. 지난 5월에 있었던 2차 정상회담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회 선언으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의 긴급 제의로 열렸던 것과 비슷합니다. 이번에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배경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핵실험장과 탄도미사일 실험장을 해체하고 미군 유해도 송환하면서 종전선언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그걸로는 부족하다며 핵 리스트 제출과 일부 핵무기 반출을 요구하며 비핵화협상은 진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교착상태가 연말을 넘기게 될 경우 이후 상황이 어떻게 악화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북, 미 모두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인 다음달 9.9절 전후나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전에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해 판을 깨지 않고 있지만 이후에도 상황이 똑같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3차 남북정상회담 제의는 이런 교착상태를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풀어보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북미협상의 핵심은 신룁니다. 먼저 비핵화를 해버릴 경우 더 이상 미국에 쓸 수 있는 지렛대가 없어지는 북한의 우려와 미리 종전선언을 해주게 될 경우 과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지 의문을 갖고 있는 미국 간의 불신이 문젭니다. 이러한 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양국 정상들의 결단뿐입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이 북미 양국 정상의 결단을 이끌어낼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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