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후손이 기리는 ‘안중근 정신’

입력 2018.08.15 (23:11) 수정 2018.08.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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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방이 되면 고국에 묻어달라"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유언입니다.

광복 73주년이 됐지만 아직도 안 의사의 유해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공동으로 안 의사 유해발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오늘 광복절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안도용 씨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만나서 반갑습니다

[앵커]

현재 미국에 살고 계신 걸로 제가 들었습니다. 한국에 여러 번 방문하셨다고 하는데 오실 때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어떠십니까?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한국의 많은 부분이 변했습니다. 물론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것들이 다른 분야에 변화를 불러오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한국에 오셔서 어떤 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일정이 있으신지요?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저희를 초청해 주신 분들은 저희가 매 순간 한국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국을 잘 소개해 주고 계십니다.

여기서 배운 것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앵커]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을 받으셨는데 청와대에 들어가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다른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받았는데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청와대에서 가장 큰 인상을 받은 점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품이었습니다. 지도자의 훌륭한 본보기였어요. 대통령이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처럼 겸손할 수 있고 남을 보살필 줄 안다는 걸 보여주셨죠. 저희 증조부가 그랬던 것처럼요.

[앵커]

증조부께서 한국의 위대한 독립운동가이셨다는 사실을 언제쯤 알게 되셨는지요. 그때 심정이 어떠셨는지가 궁금합니다.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사실 증조부는 손자인 저희 아버지가 태어나기도 전에 처형되셨습니다.

제가 자라면서 들은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인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남을 배려하고, 나라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것을 중시하셨다고 합니다. 당신의 이익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대의를 우선시하는 분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독립운동은 한국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뿌리와 같은 건데, 안중근 의사는 국가적 영웅으로 평가받고 있고요. 그런데 미국에서 나고 자라셨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의 이런 감정들을 충분히 공감하고 계시겠죠.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제가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한국인들의 그런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아버지와 할머니가 저에게 들려주신 것들이 단지 과장인 줄 알았습니다. 슈퍼 영웅의 이야기를 해 주셨거든요. '슈퍼맨'이나 '배트맨' 이야기처럼요.

그런데 한국에 오고 나서 체감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은 정말 영웅이 맞구나.' 라고요. 증조부는 가족들에게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영웅이셨습니다.

[앵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 사업을 북한하고 공동으로 추진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그 얘기 직접 들으셨죠. 심정이 어떠셨는지요?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들었죠.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왜냐하면, 증조부의 꿈은 동아시아 전체를 통합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돌아가신 뒤에도 이렇게 증조부의 정신이 발휘되어 '한국과 북한을 이어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한국 정부나 한국 사회에 바람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죠.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한국은 자긍심을 가질 부분이 참 많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전쟁 직후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오늘날 경제 발전으로 한국이 경제·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에 대단히 많이 기여를 하고 있죠.

한국인들은 조국이 세계에서 그런 입지가 된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하죠. 하지만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안중근 의사라는 완벽한 예가 있습니다. 만일 한국에 한 번도 온 적 없는 사람이 어느 날 이곳에 와서 안중근 의사를 알게 되고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게 된다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 거죠. 이는 소중한 보물과도 같은 일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한국에 계시는 동안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가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안도용 씨였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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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5 23:13:36
    • 수정2018-08-16 1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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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 되면 고국에 묻어달라"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유언입니다.

광복 73주년이 됐지만 아직도 안 의사의 유해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공동으로 안 의사 유해발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오늘 광복절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안도용 씨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만나서 반갑습니다

[앵커]

현재 미국에 살고 계신 걸로 제가 들었습니다. 한국에 여러 번 방문하셨다고 하는데 오실 때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어떠십니까?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한국의 많은 부분이 변했습니다. 물론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것들이 다른 분야에 변화를 불러오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한국에 오셔서 어떤 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일정이 있으신지요?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저희를 초청해 주신 분들은 저희가 매 순간 한국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국을 잘 소개해 주고 계십니다.

여기서 배운 것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앵커]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을 받으셨는데 청와대에 들어가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다른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받았는데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청와대에서 가장 큰 인상을 받은 점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품이었습니다. 지도자의 훌륭한 본보기였어요. 대통령이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처럼 겸손할 수 있고 남을 보살필 줄 안다는 걸 보여주셨죠. 저희 증조부가 그랬던 것처럼요.

[앵커]

증조부께서 한국의 위대한 독립운동가이셨다는 사실을 언제쯤 알게 되셨는지요. 그때 심정이 어떠셨는지가 궁금합니다.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사실 증조부는 손자인 저희 아버지가 태어나기도 전에 처형되셨습니다.

제가 자라면서 들은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인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남을 배려하고, 나라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것을 중시하셨다고 합니다. 당신의 이익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대의를 우선시하는 분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독립운동은 한국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뿌리와 같은 건데, 안중근 의사는 국가적 영웅으로 평가받고 있고요. 그런데 미국에서 나고 자라셨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의 이런 감정들을 충분히 공감하고 계시겠죠.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제가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한국인들의 그런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아버지와 할머니가 저에게 들려주신 것들이 단지 과장인 줄 알았습니다. 슈퍼 영웅의 이야기를 해 주셨거든요. '슈퍼맨'이나 '배트맨' 이야기처럼요.

그런데 한국에 오고 나서 체감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은 정말 영웅이 맞구나.' 라고요. 증조부는 가족들에게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영웅이셨습니다.

[앵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 사업을 북한하고 공동으로 추진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그 얘기 직접 들으셨죠. 심정이 어떠셨는지요?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들었죠.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왜냐하면, 증조부의 꿈은 동아시아 전체를 통합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돌아가신 뒤에도 이렇게 증조부의 정신이 발휘되어 '한국과 북한을 이어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한국 정부나 한국 사회에 바람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죠.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한국은 자긍심을 가질 부분이 참 많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전쟁 직후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오늘날 경제 발전으로 한국이 경제·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에 대단히 많이 기여를 하고 있죠.

한국인들은 조국이 세계에서 그런 입지가 된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하죠. 하지만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안중근 의사라는 완벽한 예가 있습니다. 만일 한국에 한 번도 온 적 없는 사람이 어느 날 이곳에 와서 안중근 의사를 알게 되고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게 된다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 거죠. 이는 소중한 보물과도 같은 일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한국에 계시는 동안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가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안도용 씨였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도용/안중근 의사의 증손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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