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상봉 정례화 시급

입력 2018.08.21 (07:43) 수정 2018.08.2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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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익 해설위원]

그야말로 눈물바다였습니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끌어안고 하염없이 통곡했습니다. 어제 금강산에서의 이 드라마 같은 장면이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전해졌습니다. 바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입니다.

2년 10개월만의 상봉 행사입니다. 먼저 남측 이산가족 89명이 북에 두고 온 혈육을 내일까지 만납니다. 오는 24일부턴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을 만날 예정입니다. 60여년을 헤어져 살아야했던 그 한을 달래기엔 너무도 짧은 2박3일씩의 일정입니다. 말이 2박3일이지 만나는 시간을 다 합해봐야 고작 11시간입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이번이 스물 한 번째입니다. 지금까지 북측 가족을 만난 남측 이산가족은 4천여 가족에 불과합니다. 북의 가족 상봉을 신청한 실향민이 13만 명이 넘었던 걸 감안하면 30명에 한 명꼴도 안 되게 부모 형제를 봤을 뿐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이산 1세대의 63%가 80세 이상 고령인데다 해마다 4천명이 세상을 떠나는 상황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행사라는 이름을 붙일 만큼 몇 년에 한 번씩 남북의 정치상황과 협상의 결과물로 어렵사리 만들어져서는 안 될 이유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인륜의 문제이고 휴머니즘의 문제이지 정치적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아직도 상봉 기회가 오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수 만 명의 이산가족들을 위해 이산가족 상봉은 정례화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또한 편지 교환이나 음성통화, 화상통화 등 간접 상봉의 기회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21세기 현 지구상에 한반도처럼 분단돼 가족이 서로 생사도 모르고 얼굴도 못 본채 살아가는 곳은 없습니다. 다가오는 남북정상회담에선 비핵화, 종전선언 같은 의제 뿐 아니라 꼭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상시화 같은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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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상봉 정례화 시급
    • 입력 2018-08-21 07:57:58
    • 수정2018-08-21 0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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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익 해설위원]

그야말로 눈물바다였습니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끌어안고 하염없이 통곡했습니다. 어제 금강산에서의 이 드라마 같은 장면이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전해졌습니다. 바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입니다.

2년 10개월만의 상봉 행사입니다. 먼저 남측 이산가족 89명이 북에 두고 온 혈육을 내일까지 만납니다. 오는 24일부턴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을 만날 예정입니다. 60여년을 헤어져 살아야했던 그 한을 달래기엔 너무도 짧은 2박3일씩의 일정입니다. 말이 2박3일이지 만나는 시간을 다 합해봐야 고작 11시간입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이번이 스물 한 번째입니다. 지금까지 북측 가족을 만난 남측 이산가족은 4천여 가족에 불과합니다. 북의 가족 상봉을 신청한 실향민이 13만 명이 넘었던 걸 감안하면 30명에 한 명꼴도 안 되게 부모 형제를 봤을 뿐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이산 1세대의 63%가 80세 이상 고령인데다 해마다 4천명이 세상을 떠나는 상황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행사라는 이름을 붙일 만큼 몇 년에 한 번씩 남북의 정치상황과 협상의 결과물로 어렵사리 만들어져서는 안 될 이유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인륜의 문제이고 휴머니즘의 문제이지 정치적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아직도 상봉 기회가 오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수 만 명의 이산가족들을 위해 이산가족 상봉은 정례화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또한 편지 교환이나 음성통화, 화상통화 등 간접 상봉의 기회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21세기 현 지구상에 한반도처럼 분단돼 가족이 서로 생사도 모르고 얼굴도 못 본채 살아가는 곳은 없습니다. 다가오는 남북정상회담에선 비핵화, 종전선언 같은 의제 뿐 아니라 꼭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상시화 같은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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