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동북아의 불청객, 태풍의 두 얼굴

입력 2018.08.25 (21:40) 수정 2018.08.2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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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한 달 간, 폭염으로 고통을 겪은 우리나라와 동북아 지역에 이번에는 태풍이 들이닥쳤습니다.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강타했고, 중국과 일본도 태풍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태풍의 위력은 과연 어느 정도이고, 태풍이 지닌 또 다른 측면에는 어떤 게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남종혁 기자!

[리포트]

네, 이번에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솔릭'은 중형급에서 상륙과 동시에 소형으로 약화됐습니다.

솔릭은 전남 서해안 쪽으로 상륙해 북동쪽으로 빠져나갔습니다.

특히 태풍 진행방향의 오른쪽 부분은 강풍 피해가 컸습니다.

태풍의 중심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부는 바람 속도에다, 이동 속도까지 더해지는 '위험 반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느정도 피해였는지, 직접 확인해 볼까요?

초속 30m를 넘나든 강풍에 둘레 4미터의 팽나무가 잘려나갔습니다.

체육관의 패널 지붕도 바람에 날아가 하늘이 뻥 뚫렸습니다.

[백슬기/제주종합경기장 직원 : "쇠들이 엄청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벗겨지기 시작하더니, 한번에 다 날아갔습니다. 지붕이."]

주변 건물에 설치돼 있던 태양광 패널도 뜯겨져 주택을 덮쳤습니다.

가두리 양식장도 힘없이 끊어져 떠내려갔습니다.

[나경홍/서귀포 운진항 어부회장 : "항 내에 파도가 이런 적 없었어요. 이번엔 너무 바람이 심해서 가두리도 저렇게. 미리 준비해 단단히 묶어놨지만은..."]

하늘길과 뱃길도 이틀동안 마비돼 5만여명의 발이 묶였습니다.

강풍으로 전선이 끊기면서 아파트 단지 전체가 정전되기도 했습니다.

또 폭우로 도로 일부가 유실되고, 항만시설이 파괴지는 등 태풍이 할퀴고간 자리는 처참했습니다.

태풍의 비바람은 중국 대륙에도 몰아쳤습니다.

도로 전체가 물에 잠겨 어디가 어딘지 전혀 구분이 되질 않습니다.

[중국 공안 : "홍수 때문에 앞쪽 길이 너무 깊어요. 지나 갈 수 없어요. 어디 가나요?"]

공항 활주로도 물바다가 되면서, 비행기들이 바다위에 떠있는 듯합니다.

공항 측이 긴급 배수작업을 하는 동안 승무원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항공사 직원 : "비행 스케줄이 있다보니, 승무원들이 미리 탑승해 기내 물품을 준비해야 해서 물살을 헤치며 탑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 대륙은 잇따라 들이닥친 태풍으로 가로수가 뽑혀나가는 등 몸살을 앓았습니다.

태풍의 길목에 있는 일본은 피해가 더 큽니다.

강풍에 지붕이 날아가는 등 시설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만조시간이 겹치면서 해안가 호텔과 도로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차량이 파도에 휩쓸리기도 했습니다.

[일본 국민 : "너무 걱정이에요. 강물이 넘치면 큰일인데, 걱정입니다."]

특히 태풍 시마론이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강타한 시간과 비슷한 시간, 일본 열도를 덮치면서 190만명에게 피난 권고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태풍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초속 10m만 돼도 우산이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고, 초속 15m 안팎에서는 걷기가 힘들어집니다.

초속 20m에 이르면 작은 나뭇가지가 꺾이고, 30m가 되면 큰 나무도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합니다.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실리콘이 제거된 두께 16mm의 일반 창문은 초속 40m를 넘으면 유리창이 흔들리다 쉽게 깨져버립니다.

[정도준/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창틀과 유리창문 사이의 간격 때문에 떨림이 강해져서 파손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태풍은 이렇게 위협적인 존재지만, 긍정적 효과도 있습니다.

적정한 비가 내리면 물부족 현상을 해소시키고, 녹조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바닷물을 뒤섞어 줌으로써 바다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적도 부근의 열 에너지를 고위도 지역으로 운반시켜 주면서, 지구의 온도 균형을 맞추는 역할까지 합니다.

태풍은 올해 안에도 10개 안팎이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한-두개는 한반도로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태풍은 원하지 않는 '불청객'이긴 하지만 잘 대비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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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 이슈] 동북아의 불청객, 태풍의 두 얼굴
    • 입력 2018-08-25 22:12:55
    • 수정2018-08-25 22:35:54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지난 한 달 간, 폭염으로 고통을 겪은 우리나라와 동북아 지역에 이번에는 태풍이 들이닥쳤습니다.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강타했고, 중국과 일본도 태풍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태풍의 위력은 과연 어느 정도이고, 태풍이 지닌 또 다른 측면에는 어떤 게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남종혁 기자!

[리포트]

네, 이번에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솔릭'은 중형급에서 상륙과 동시에 소형으로 약화됐습니다.

솔릭은 전남 서해안 쪽으로 상륙해 북동쪽으로 빠져나갔습니다.

특히 태풍 진행방향의 오른쪽 부분은 강풍 피해가 컸습니다.

태풍의 중심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부는 바람 속도에다, 이동 속도까지 더해지는 '위험 반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느정도 피해였는지, 직접 확인해 볼까요?

초속 30m를 넘나든 강풍에 둘레 4미터의 팽나무가 잘려나갔습니다.

체육관의 패널 지붕도 바람에 날아가 하늘이 뻥 뚫렸습니다.

[백슬기/제주종합경기장 직원 : "쇠들이 엄청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벗겨지기 시작하더니, 한번에 다 날아갔습니다. 지붕이."]

주변 건물에 설치돼 있던 태양광 패널도 뜯겨져 주택을 덮쳤습니다.

가두리 양식장도 힘없이 끊어져 떠내려갔습니다.

[나경홍/서귀포 운진항 어부회장 : "항 내에 파도가 이런 적 없었어요. 이번엔 너무 바람이 심해서 가두리도 저렇게. 미리 준비해 단단히 묶어놨지만은..."]

하늘길과 뱃길도 이틀동안 마비돼 5만여명의 발이 묶였습니다.

강풍으로 전선이 끊기면서 아파트 단지 전체가 정전되기도 했습니다.

또 폭우로 도로 일부가 유실되고, 항만시설이 파괴지는 등 태풍이 할퀴고간 자리는 처참했습니다.

태풍의 비바람은 중국 대륙에도 몰아쳤습니다.

도로 전체가 물에 잠겨 어디가 어딘지 전혀 구분이 되질 않습니다.

[중국 공안 : "홍수 때문에 앞쪽 길이 너무 깊어요. 지나 갈 수 없어요. 어디 가나요?"]

공항 활주로도 물바다가 되면서, 비행기들이 바다위에 떠있는 듯합니다.

공항 측이 긴급 배수작업을 하는 동안 승무원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항공사 직원 : "비행 스케줄이 있다보니, 승무원들이 미리 탑승해 기내 물품을 준비해야 해서 물살을 헤치며 탑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 대륙은 잇따라 들이닥친 태풍으로 가로수가 뽑혀나가는 등 몸살을 앓았습니다.

태풍의 길목에 있는 일본은 피해가 더 큽니다.

강풍에 지붕이 날아가는 등 시설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만조시간이 겹치면서 해안가 호텔과 도로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차량이 파도에 휩쓸리기도 했습니다.

[일본 국민 : "너무 걱정이에요. 강물이 넘치면 큰일인데, 걱정입니다."]

특히 태풍 시마론이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강타한 시간과 비슷한 시간, 일본 열도를 덮치면서 190만명에게 피난 권고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태풍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초속 10m만 돼도 우산이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고, 초속 15m 안팎에서는 걷기가 힘들어집니다.

초속 20m에 이르면 작은 나뭇가지가 꺾이고, 30m가 되면 큰 나무도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합니다.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실리콘이 제거된 두께 16mm의 일반 창문은 초속 40m를 넘으면 유리창이 흔들리다 쉽게 깨져버립니다.

[정도준/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 : "창틀과 유리창문 사이의 간격 때문에 떨림이 강해져서 파손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태풍은 이렇게 위협적인 존재지만, 긍정적 효과도 있습니다.

적정한 비가 내리면 물부족 현상을 해소시키고, 녹조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바닷물을 뒤섞어 줌으로써 바다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적도 부근의 열 에너지를 고위도 지역으로 운반시켜 주면서, 지구의 온도 균형을 맞추는 역할까지 합니다.

태풍은 올해 안에도 10개 안팎이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한-두개는 한반도로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태풍은 원하지 않는 '불청객'이긴 하지만 잘 대비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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