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앵커&리포트] 억울한 옥살이 5년, 진범 알고도 ‘쉬쉬’…“검사 책임 없다”

입력 2018.08.29 (21:28) 수정 2018.08.2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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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앉아서 해 이 자식아 앉아서.. 입에 붙여...받쳐줘야지 그렇지..."]

1999년, 전북 완주를 발칵 뒤집어 놨던 '삼례 나라슈퍼 사건'의 현장검증 영상입니다.

경찰이 하란대로 '연기'하는 듯한 3명의 피의자들....

피해자 유가족조차 진범인지 의문을 가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을 범인으로 기소했습니다.

옥살이 도중 진범까지 나타났지만 무시됐습니다.

최근 대검찰청이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했는데 검사 책임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과연 누가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걸까요?

김민정, 이지윤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9년 2월, 어느 새벽.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들었습니다.

70대 노인 한명이 숨졌고, 사건 9일만에 용의자 3명이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범행을 자백한 범인들 행동이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경찰 : "네가 한대로 해봐 임마 자연스럽게 (명선이(피해자)는 탤런트하긴 틀렸구만...)"]

무릎을 꿇리고, 경찰봉으로 때리고... 폭행이 자백을 만들었습니다.

[임명선/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2016년 'KBS 스페셜' 방송 :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지 알아요? 그 사람들이?"]

세 명의 용의자 중 10대 둘은 지적 장애가 있었는데, 19살 강인구 씨가 쓴 진술서는 조작에 가까웠습니다.

[강인구/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2016년 'KBS 스페셜' 방송 : "(글을)잘 못 썼거든요. (경찰이)보고 쓰라고 해서 보고 쓴 거죠."]

부실 수사가 명백했지만 검찰은 이들을 기소했습니다.

길게는 5년 반,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옥살이 중 부산에서 진범이 붙잡혔습니다.

조사를 받다 범행을 자백하기도 했습니다.

[이○○/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2016년 'KBS 스페셜' 방송 : "검사도 알고 있었어요 다들. 우리가 맞고 쟤들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데. 뒤집으려니까 힘들었겠죠"]

하지만 검찰은 진범 이씨의 진술을 묵살했습니다.

결국 만기 출소한 세 사람은 2015년 재심에 나섰습니다.

재심 변호사는 진범을 찾아내 설득했고, 죄책감에 진범도 용기를 냈습니다.

진범의 자백에 힘입어 이들은 사건 발생 17년 만에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박준영/변호사/삼례 나라슈퍼 사건 재심 변호인 :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그리고 올 4월,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건이라며 대검찰청에 정식 조사를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리포트]

올 4월부터 대검 진상조사단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검사가 진범을 밝히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수사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그제(27일) 과거사위에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사건을 지휘했던 최모 전 검사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기소가 잘못된 건 맞지만 고의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결과를 전해들은 피해자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강인구/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 : "진상조사단 조사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억울한 사람들 도와주는 건 줄 알았는데."]

조사단 조사를 받은 진범 이모 씨마저 황당해했습니다.

문제의 검사에 대한 질문은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이○○/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 : "많은 걸 준비하고 얘기할 걸 준비해 갔는데, 물어볼 건 안 물어보고 엉뚱한 대답만 원하더라고요. (조사단이) 의지가 없는데 내가 뭐하러 그런 얘기를 (하겠어요.)"]

검사의 해명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사였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박준영/변호사/삼례 나라슈퍼 사건 재심 변호인 : "억울한 사건은 한이 담겨있어요. 그리고 그 사건 해결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있습니다. 그것을 제대로 조사해야 되는 거예요."]

과거사 위원회는 "재심으로 무죄가 나왔는데 검사 책임이 없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보완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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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9 21:40:53
    • 수정2018-08-29 22: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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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앉아서 해 이 자식아 앉아서.. 입에 붙여...받쳐줘야지 그렇지..."]

1999년, 전북 완주를 발칵 뒤집어 놨던 '삼례 나라슈퍼 사건'의 현장검증 영상입니다.

경찰이 하란대로 '연기'하는 듯한 3명의 피의자들....

피해자 유가족조차 진범인지 의문을 가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을 범인으로 기소했습니다.

옥살이 도중 진범까지 나타났지만 무시됐습니다.

최근 대검찰청이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했는데 검사 책임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과연 누가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걸까요?

김민정, 이지윤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9년 2월, 어느 새벽.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들었습니다.

70대 노인 한명이 숨졌고, 사건 9일만에 용의자 3명이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범행을 자백한 범인들 행동이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경찰 : "네가 한대로 해봐 임마 자연스럽게 (명선이(피해자)는 탤런트하긴 틀렸구만...)"]

무릎을 꿇리고, 경찰봉으로 때리고... 폭행이 자백을 만들었습니다.

[임명선/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2016년 'KBS 스페셜' 방송 :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지 알아요? 그 사람들이?"]

세 명의 용의자 중 10대 둘은 지적 장애가 있었는데, 19살 강인구 씨가 쓴 진술서는 조작에 가까웠습니다.

[강인구/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2016년 'KBS 스페셜' 방송 : "(글을)잘 못 썼거든요. (경찰이)보고 쓰라고 해서 보고 쓴 거죠."]

부실 수사가 명백했지만 검찰은 이들을 기소했습니다.

길게는 5년 반,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옥살이 중 부산에서 진범이 붙잡혔습니다.

조사를 받다 범행을 자백하기도 했습니다.

[이○○/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2016년 'KBS 스페셜' 방송 : "검사도 알고 있었어요 다들. 우리가 맞고 쟤들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데. 뒤집으려니까 힘들었겠죠"]

하지만 검찰은 진범 이씨의 진술을 묵살했습니다.

결국 만기 출소한 세 사람은 2015년 재심에 나섰습니다.

재심 변호사는 진범을 찾아내 설득했고, 죄책감에 진범도 용기를 냈습니다.

진범의 자백에 힘입어 이들은 사건 발생 17년 만에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박준영/변호사/삼례 나라슈퍼 사건 재심 변호인 :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그리고 올 4월,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건이라며 대검찰청에 정식 조사를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리포트]

올 4월부터 대검 진상조사단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검사가 진범을 밝히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수사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그제(27일) 과거사위에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사건을 지휘했던 최모 전 검사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기소가 잘못된 건 맞지만 고의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결과를 전해들은 피해자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강인구/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 : "진상조사단 조사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억울한 사람들 도와주는 건 줄 알았는데."]

조사단 조사를 받은 진범 이모 씨마저 황당해했습니다.

문제의 검사에 대한 질문은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이○○/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 : "많은 걸 준비하고 얘기할 걸 준비해 갔는데, 물어볼 건 안 물어보고 엉뚱한 대답만 원하더라고요. (조사단이) 의지가 없는데 내가 뭐하러 그런 얘기를 (하겠어요.)"]

검사의 해명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사였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박준영/변호사/삼례 나라슈퍼 사건 재심 변호인 : "억울한 사건은 한이 담겨있어요. 그리고 그 사건 해결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있습니다. 그것을 제대로 조사해야 되는 거예요."]

과거사 위원회는 "재심으로 무죄가 나왔는데 검사 책임이 없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보완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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