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해상 다이빙 대회 참가했다가…얕은 수심에 “쿵”

입력 2018.08.30 (08:34) 수정 2018.08.3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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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금 아시안 게임이 한창인데요,

다이빙 종목에서 우리 선수들이 은메달을 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국내 바다에서 열린 아마추어 다이빙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목뼈를 심하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추 손상으로 전신 마비 가능성까지 높다는데요.

당시 수심이 다이빙을 하기에 과연 적절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부산에서 열린 아마추어 다이빙 대회.

한 남성이 다이빙대 위에 올라섭니다. 멋진 포즈로 물속으로 뛰어드는 남성.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위로 떠오르질 않습니다.

["뭐야?"]

문제가 생긴 걸 깨달은 구조요원 등이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구조 뒤,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심각하게 다친 뒤였습니다.

[최혜영/경추 손상 피해자 아내 : "신경 손상이 굉장히 심하다고 했어요. (병원에서) 오자마자 얘기한 게 목 밑으로 못 쓸 확률이 80%도 넘는다고 기대하지 말라고 얘기했어요."]

사고를 당한 참가자는 48살 김학우 씨.

이미 한차례 수술을 마치고 두 번째 수술을 기다리고 있지만 상태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김학우/경추 손상 피해자 : "5번, 6번 척추 골절이고요. 전신 마비 상태입니다."]

다이빙 경력 4년째의 김 씨는 대회 당일엔 선수 대표로 선서까지 했는데요,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에서 열리는 대회였습니다.

사고 당시 김 씨는 평소보다 좋은 자세로 입수했는데 바로 바닥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김학우/경추 손상 피해자 : "바로 바깥으로 나오려고 했는데 머리가 부딪히면서 목에 충격이 왔고요. 그러고 나서는 몸을 가눌 수가 없었어요."]

대회 당일, 연습 당시부터 다른 참가자들도 수심이 낮다고 느낀 상황.

대회 당시 찍힌 영상인데요.

다이빙 이후, 물속에서 나오면서 머리를 아파하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나 머리 박았어. 바닥에. 아파."]

실제로 바닥에 부딪혀 손에 타박상을 입은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시야 확보가 안 되는 상태에서 그냥 손을 밀고 들어갔더니 바닥을 찍으면서 제가 팔꿈치를 찧은 거죠."]

대회 당일은 태풍이 지나간 뒤라 시야 확보가 어려웠던데다 연습할 때 바닥에 부딪히는 사람이 많아 걱정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 현장에 있던 코치 한명이 주최측에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는데요.

[대회 참가팀 코치/음성변조 : "수심 체크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얘기)했어요. (주최 측에서) "작년에도 그렇고 이 정도 높이였고 사고 한 번도 안 나고 했다." 해서 경기가 진행됐던 것이거든요."]

참가자들이 낮다고 느낀 수심은 어느 정도였을까?

사고 다음날, 전날과 비슷한 시간에 측정을 해봤더니 3.3~3.4미터가 측정됐습니다.

전날도 비슷했다고 치면, 국제수영연맹(FINA)의 시설규정인 3.7~3.8미터에 훨씬 못 미치는 깊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종희/전 국가대표 다이빙 코치 : "3.8m가 최소이고 그것도 숙련된 선수들 기준으로…. 일반인들 같은 경우는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소한 5m는 되어야 안전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대회 당시에는 경기가 지연되다보니 썰물 때가 되어 훨씬 더 낮았을 거라 게 피해자 측의 주장입니다.

[최혜영/피해자의 아내 : "(참가자들이) 말이 안 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기들이 느끼기에는 2m 조금 넘을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대회를 주최한 지자체 측은 이전부터 최저 수심 3m로 대회를 진행해 왔으며 지금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대회 주최 측 관계자/음성변조 : "최저 수심은 3m입니다. 그분들이 그걸 알고 대회에 와서 진행하신 겁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수심에 대해 공지 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대회 참가팀 코치/음성변조 : "운영했으니까 당연히 (수심이) 나왔다고 생각을 했던 거죠."]

전문가들은 이런 수심에서 대회가 열린 것 자체에 의문을 표시합니다.

[이종희/전 국가대표 다이빙 코치 : "3m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건 제가 알기론 없고요. 불과 바닥까지 깊이가 한 1m 50, 2m가 안 되는데 그러면 그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주최 측의 사고 이후 대처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에 사고 신고를 하지않아 이틀이 지난 뒤에야 가족이 직접 경찰에 접수를 했다는 겁니다.

[최혜영/경추 손상 피해자 아내 : "사고 접수가 당연히 되어있을 줄 알고 경찰서에 갔더니 경찰서에는 무슨 일이냐고 그런 일 금시초문이라고 해서 저희가 사고 접수를 했어요."]

해경은 가족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뒤 주최 측이 안전조치를 준수했는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최혜영/경추 손상 피해자 아내 : "미리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주최 측과 선수 간의 미리 약속한 동작을 이 사람은 취했을 뿐이에요. 물이 아니라 바닥이라고 누가 생각을 했겠어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해상 다이빙 대회의 안전 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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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해상 다이빙 대회 참가했다가…얕은 수심에 “쿵”
    • 입력 2018-08-30 08:40:31
    • 수정2018-08-30 0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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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금 아시안 게임이 한창인데요,

다이빙 종목에서 우리 선수들이 은메달을 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국내 바다에서 열린 아마추어 다이빙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목뼈를 심하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추 손상으로 전신 마비 가능성까지 높다는데요.

당시 수심이 다이빙을 하기에 과연 적절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부산에서 열린 아마추어 다이빙 대회.

한 남성이 다이빙대 위에 올라섭니다. 멋진 포즈로 물속으로 뛰어드는 남성.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위로 떠오르질 않습니다.

["뭐야?"]

문제가 생긴 걸 깨달은 구조요원 등이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구조 뒤,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심각하게 다친 뒤였습니다.

[최혜영/경추 손상 피해자 아내 : "신경 손상이 굉장히 심하다고 했어요. (병원에서) 오자마자 얘기한 게 목 밑으로 못 쓸 확률이 80%도 넘는다고 기대하지 말라고 얘기했어요."]

사고를 당한 참가자는 48살 김학우 씨.

이미 한차례 수술을 마치고 두 번째 수술을 기다리고 있지만 상태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김학우/경추 손상 피해자 : "5번, 6번 척추 골절이고요. 전신 마비 상태입니다."]

다이빙 경력 4년째의 김 씨는 대회 당일엔 선수 대표로 선서까지 했는데요,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에서 열리는 대회였습니다.

사고 당시 김 씨는 평소보다 좋은 자세로 입수했는데 바로 바닥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김학우/경추 손상 피해자 : "바로 바깥으로 나오려고 했는데 머리가 부딪히면서 목에 충격이 왔고요. 그러고 나서는 몸을 가눌 수가 없었어요."]

대회 당일, 연습 당시부터 다른 참가자들도 수심이 낮다고 느낀 상황.

대회 당시 찍힌 영상인데요.

다이빙 이후, 물속에서 나오면서 머리를 아파하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나 머리 박았어. 바닥에. 아파."]

실제로 바닥에 부딪혀 손에 타박상을 입은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시야 확보가 안 되는 상태에서 그냥 손을 밀고 들어갔더니 바닥을 찍으면서 제가 팔꿈치를 찧은 거죠."]

대회 당일은 태풍이 지나간 뒤라 시야 확보가 어려웠던데다 연습할 때 바닥에 부딪히는 사람이 많아 걱정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 현장에 있던 코치 한명이 주최측에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는데요.

[대회 참가팀 코치/음성변조 : "수심 체크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얘기)했어요. (주최 측에서) "작년에도 그렇고 이 정도 높이였고 사고 한 번도 안 나고 했다." 해서 경기가 진행됐던 것이거든요."]

참가자들이 낮다고 느낀 수심은 어느 정도였을까?

사고 다음날, 전날과 비슷한 시간에 측정을 해봤더니 3.3~3.4미터가 측정됐습니다.

전날도 비슷했다고 치면, 국제수영연맹(FINA)의 시설규정인 3.7~3.8미터에 훨씬 못 미치는 깊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종희/전 국가대표 다이빙 코치 : "3.8m가 최소이고 그것도 숙련된 선수들 기준으로…. 일반인들 같은 경우는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소한 5m는 되어야 안전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대회 당시에는 경기가 지연되다보니 썰물 때가 되어 훨씬 더 낮았을 거라 게 피해자 측의 주장입니다.

[최혜영/피해자의 아내 : "(참가자들이) 말이 안 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기들이 느끼기에는 2m 조금 넘을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대회를 주최한 지자체 측은 이전부터 최저 수심 3m로 대회를 진행해 왔으며 지금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대회 주최 측 관계자/음성변조 : "최저 수심은 3m입니다. 그분들이 그걸 알고 대회에 와서 진행하신 겁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수심에 대해 공지 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대회 참가팀 코치/음성변조 : "운영했으니까 당연히 (수심이) 나왔다고 생각을 했던 거죠."]

전문가들은 이런 수심에서 대회가 열린 것 자체에 의문을 표시합니다.

[이종희/전 국가대표 다이빙 코치 : "3m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건 제가 알기론 없고요. 불과 바닥까지 깊이가 한 1m 50, 2m가 안 되는데 그러면 그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주최 측의 사고 이후 대처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에 사고 신고를 하지않아 이틀이 지난 뒤에야 가족이 직접 경찰에 접수를 했다는 겁니다.

[최혜영/경추 손상 피해자 아내 : "사고 접수가 당연히 되어있을 줄 알고 경찰서에 갔더니 경찰서에는 무슨 일이냐고 그런 일 금시초문이라고 해서 저희가 사고 접수를 했어요."]

해경은 가족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뒤 주최 측이 안전조치를 준수했는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최혜영/경추 손상 피해자 아내 : "미리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주최 측과 선수 간의 미리 약속한 동작을 이 사람은 취했을 뿐이에요. 물이 아니라 바닥이라고 누가 생각을 했겠어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해상 다이빙 대회의 안전 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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