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北 9.9절 열병식…김정은의 속내는?

입력 2018.09.10 (12:07) 수정 2018.09.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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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제는 9월 9일, 북한에서는 9.9절이라고 불리는 북한 정권 창권일이었습니다.

올해는 특히 70주년을 맞아 북한이 성대한 기념 행사를 하고 각 국에서도 축하 사절단이 600명 이상이나 대거 참석했는데요,

하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이 됐습니다.

군중이 밀집해 있는 평양 김일성 광장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흔들며 나타납니다.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은 바로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온 중국 서열 3위인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인데요.

리잔수 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재천명했다고 중국 CCTV가 전했습니다.

애초 이번 9.9절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 NHK 등 여러 매체들에서 제기가 됐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소리방송, VOA는요,

미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중 무역 갈등과 비핵화 협상 교착 속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9.9절 70주년을 맞아 행사 자체는 주민 10만명 이상이 참가해 대규모로 열렸는데요,

하늘에서는 비행기가 곡예비행을 했고요,

기념 열병식에는 만여명의 군인들이 동원돼 집단 체조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행사에서는 자주포 등 재래식 무기들과, 북한판 패트리어트로 불리는 KN-06 지대공미사일, 이른바 번개 5호와 대전차로켓인 불새도 등장을 했습니다.

이 무기들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개발된 대표적인 무기로 꼽히는데요,

하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나 IRBM 등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위협적이라는 보여주기 위해 중장거리 미사일을 전면에 내세웠었는데요,

이번에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 보이지 않은건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대규모 군중시위에서는 "경제강국 건설의 튼튼한 토대"란 선전문구가 등장했는데요,

불과 3년 전 당창건 70주년 기념일 때 '군사강국'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이번 9·9절에는 선전구호과 연설 내용도 모두 경제 발전에 매진하자는데 집중돼 있었습니다.

이것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대북 특사에게 비핵화 협상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구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까지 보냈던 것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데요,

북미 협상을 염두해 불필요한 자극은 하지 않으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9.9절 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였는데요,

예상과 달리 김 위원장의 연설은 없었습니다.

또 열병식을 생중계하지도 않았고요,

여러모로 볼때 북한이 한껏 몸을 낮췄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18일부터 있을 남북 정상회담과 UN총회, 그리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등 외교적 성과를 내기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가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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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했던 北 9.9절 열병식…김정은의 속내는?
    • 입력 2018-09-10 12:09:12
    • 수정2018-09-10 18: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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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제는 9월 9일, 북한에서는 9.9절이라고 불리는 북한 정권 창권일이었습니다.

올해는 특히 70주년을 맞아 북한이 성대한 기념 행사를 하고 각 국에서도 축하 사절단이 600명 이상이나 대거 참석했는데요,

하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이 됐습니다.

군중이 밀집해 있는 평양 김일성 광장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흔들며 나타납니다.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은 바로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온 중국 서열 3위인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인데요.

리잔수 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재천명했다고 중국 CCTV가 전했습니다.

애초 이번 9.9절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 NHK 등 여러 매체들에서 제기가 됐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소리방송, VOA는요,

미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중 무역 갈등과 비핵화 협상 교착 속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9.9절 70주년을 맞아 행사 자체는 주민 10만명 이상이 참가해 대규모로 열렸는데요,

하늘에서는 비행기가 곡예비행을 했고요,

기념 열병식에는 만여명의 군인들이 동원돼 집단 체조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행사에서는 자주포 등 재래식 무기들과, 북한판 패트리어트로 불리는 KN-06 지대공미사일, 이른바 번개 5호와 대전차로켓인 불새도 등장을 했습니다.

이 무기들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개발된 대표적인 무기로 꼽히는데요,

하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나 IRBM 등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위협적이라는 보여주기 위해 중장거리 미사일을 전면에 내세웠었는데요,

이번에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 보이지 않은건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대규모 군중시위에서는 "경제강국 건설의 튼튼한 토대"란 선전문구가 등장했는데요,

불과 3년 전 당창건 70주년 기념일 때 '군사강국'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이번 9·9절에는 선전구호과 연설 내용도 모두 경제 발전에 매진하자는데 집중돼 있었습니다.

이것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대북 특사에게 비핵화 협상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구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까지 보냈던 것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데요,

북미 협상을 염두해 불필요한 자극은 하지 않으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9.9절 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였는데요,

예상과 달리 김 위원장의 연설은 없었습니다.

또 열병식을 생중계하지도 않았고요,

여러모로 볼때 북한이 한껏 몸을 낮췄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18일부터 있을 남북 정상회담과 UN총회, 그리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등 외교적 성과를 내기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가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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