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세계창] ‘이민자 천국’ 스웨덴까지 극우 바람

입력 2018.09.12 (10:51) 수정 2018.09.1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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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 하면 가장 먼저 '복지 선진국'이란 수식어가 떠오르는데요.

포용적인 난민 정책을 펴면서 '이민자의 천국'이란 별칭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치러진 총선에선 난민에 우호적 입장이던 사회민주당이 10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반면 '난민 반대' 기치를 내세운 극우 정당은 제3당으로 부상했는데요.

스웨덴 국민들의 마음이 왜 극우정당 쪽으로 기우는 걸까요?

세계 창에서 정리해드립니다.

[리포트]

‘이민자 천국’ 스웨덴까지 극우 바람

지난 9일 총선 개표가 끝날 무렵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당사에 들어서자 환호성이 쏟아졌습니다.

[임미 오케손/'스웨덴민주당' 대표 : "우리 정당은 중추적인 위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의회에서 좌석도 늘렸습니다. 앞으로 스웨덴에서 벌어질 일에 대해 우리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도 우리를 깎아내릴 수 없어요."]

스웨덴 총선 개표 결과, 전체 349석 가운데 좌파 연립여당은 144석, 야권 우파연합은 143석을 얻어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는데요.

반면, 새로운 이민자 신청 유예, 불법 이민자 신속 추방 등을 주창한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은 62석을 얻어 명실상부 원내 3당으로 부상했습니다.

스웨덴민주당이 각종 정책을 좌우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것입니다.

유럽에 난민 위기가 닥친 2015년 이후 스웨덴에서 처음 치러진 총선의 최대 이슈는 '난민' 문제였습니다.

복지와 인권을 중시하며 '도덕 강국'을 자부해온 스웨덴은 난민도 적극적으로 포용해왔는데요.

2012년 이후 스웨덴에 유입된 난민은 40만 명가량….

스웨덴 전체 인구가 천만 명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칩니다.

스웨덴은 유럽연합 내에서 '인구 대비 난민 수용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데요.

하지만 난민에 대한 스웨덴인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경기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왜 자신들이 낸 막대한 세금을 난민들을 위해 써야 하는지, 불만이 커진 것입니다.

[데이비드 크로치/저널리스트·스웨덴 관련 책 저술 : "몇 년 전만 해도 스웨덴에서 망명이나 이민 정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난민들로 인해 범죄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난해 스톡홀름 외곽의 이민자 밀집지역에서 총격과 차량 방화 등 강력사건이 129건 발생했는데요.

특히 지난해 4월 망명을 거부당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남성이 스톡홀름 도심에서 트럭을 몰고 인도로 질주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반이민 정서가 더욱 고조됐습니다.

[아그네타 니훌름/스톡홀름 시민 : "정치인들은 두려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진지하게 난민정책을 재고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거예요."]

'반난민'으로 표출된 극우 정서는 비단 스웨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극우정당들이 약진한 데 이어, 지난 4월 헝가리 총선에서도 반난민·반EU를 내세운 오르반 총리가 4선에 성공했고, 6월엔 이탈리아에 극우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게다가 유럽 각국 극우정당들이 연대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어 내년 5월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 돌풍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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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9-12 11: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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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국가인 스웨덴 하면 가장 먼저 '복지 선진국'이란 수식어가 떠오르는데요.

포용적인 난민 정책을 펴면서 '이민자의 천국'이란 별칭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치러진 총선에선 난민에 우호적 입장이던 사회민주당이 10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반면 '난민 반대' 기치를 내세운 극우 정당은 제3당으로 부상했는데요.

스웨덴 국민들의 마음이 왜 극우정당 쪽으로 기우는 걸까요?

세계 창에서 정리해드립니다.

[리포트]

‘이민자 천국’ 스웨덴까지 극우 바람

지난 9일 총선 개표가 끝날 무렵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당사에 들어서자 환호성이 쏟아졌습니다.

[임미 오케손/'스웨덴민주당' 대표 : "우리 정당은 중추적인 위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의회에서 좌석도 늘렸습니다. 앞으로 스웨덴에서 벌어질 일에 대해 우리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도 우리를 깎아내릴 수 없어요."]

스웨덴 총선 개표 결과, 전체 349석 가운데 좌파 연립여당은 144석, 야권 우파연합은 143석을 얻어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는데요.

반면, 새로운 이민자 신청 유예, 불법 이민자 신속 추방 등을 주창한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은 62석을 얻어 명실상부 원내 3당으로 부상했습니다.

스웨덴민주당이 각종 정책을 좌우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것입니다.

유럽에 난민 위기가 닥친 2015년 이후 스웨덴에서 처음 치러진 총선의 최대 이슈는 '난민' 문제였습니다.

복지와 인권을 중시하며 '도덕 강국'을 자부해온 스웨덴은 난민도 적극적으로 포용해왔는데요.

2012년 이후 스웨덴에 유입된 난민은 40만 명가량….

스웨덴 전체 인구가 천만 명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칩니다.

스웨덴은 유럽연합 내에서 '인구 대비 난민 수용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데요.

하지만 난민에 대한 스웨덴인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경기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왜 자신들이 낸 막대한 세금을 난민들을 위해 써야 하는지, 불만이 커진 것입니다.

[데이비드 크로치/저널리스트·스웨덴 관련 책 저술 : "몇 년 전만 해도 스웨덴에서 망명이나 이민 정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난민들로 인해 범죄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난해 스톡홀름 외곽의 이민자 밀집지역에서 총격과 차량 방화 등 강력사건이 129건 발생했는데요.

특히 지난해 4월 망명을 거부당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남성이 스톡홀름 도심에서 트럭을 몰고 인도로 질주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반이민 정서가 더욱 고조됐습니다.

[아그네타 니훌름/스톡홀름 시민 : "정치인들은 두려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진지하게 난민정책을 재고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거예요."]

'반난민'으로 표출된 극우 정서는 비단 스웨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극우정당들이 약진한 데 이어, 지난 4월 헝가리 총선에서도 반난민·반EU를 내세운 오르반 총리가 4선에 성공했고, 6월엔 이탈리아에 극우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게다가 유럽 각국 극우정당들이 연대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어 내년 5월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 돌풍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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