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암 수술에 심리치료까지…의료도 VR 시대

입력 2018.09.19 (18:06) 수정 2018.09.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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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가상현실(VR)이 게임뿐 아니라 교육과 군사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데요,

특히 의료 분야에 도입돼 이미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먼저, 의료 기술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영화 한 편 볼까요?

하반신이 마비된 주인공이 가상현실 속에서 다시 걷고 뛰어다니며 전사로 활약하는 내용이죠.

영화 속 이야기, 현실에선 어떨까요?

이미 의료 현장에는 우리 몸속을 3차원 입체로 직접 확인하면서 수술하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루나 씨는 뇌동맥류를 앓고 있습니다.

뇌동맥류는 뇌 동맥의 한 부분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건데, 터지면 치사율이 50%가 넘습니다.

위험한 수술이지만 루나 씨의 표정은 밝습니다.

VR, 즉 가상현실을 이용해 수술 과정을 사전에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루나/뇌 수술 환자 :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젠 제 수술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360도 전 방향에서 볼 수 있어 동맥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그만큼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게리 스테인버그/美스탠포드 의학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 "동맥류의 뒤쪽도 볼 수 있고, 주변 동맥 사이도 확인할 수 있죠. 예전에는 전혀 가능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현재 VR 기술은 척추나 임플란트 수술, 초정밀 암 수술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엔 치료가 어려웠던 식이장애, 약물중독 등에도 VR 기술이 활용된다면서요?

[답변]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 외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수면 장애, 자폐증과 조울증 같은 심리 치료에도 VR 기술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50대인 이 남성은 비행 공포증을 앓고 있습니다.

비행 공포증이란 비행기에 타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불안 장애의 일종입니다.

이 남성은 15년 동안이나 공항 근처 조차 갈 수 없었다는데요,

하지만 가상현실 치료 후에 다시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됐습니다.

[클라우디오 플라/정신과 전문의 : "사회불안장애 증상은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장애를 가상현실 훈련을 통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이 공포를 극복하고 안전함을 느끼게 도와줍니다."]

영국의 한 업체는 치매 환자 치료에 가상현실을 접목했습니다.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흥겹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펼쳐지는데요,

치매 환자들의 기억을 자극하고 새로운 경험에 노출시키는 것을 돕는 겁니다.

실제로 효과도 나타났습니다.

[사라 채프먼/치매 요양시설 담당자 : "매우 효과적입니다. 치매 환자들은 자세한 내용까지도 기억해냈어요. 그저 동생을 만났다가 아닌 누가 그들의 드레스를 만들었고, 어떤 바느질 기법으로 되어 있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까지 이야기했어요."]

[앵커]

VR 기술이 비행공포증 등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 건데, 이러한 효과가 구체적으로 증명된 사례가 있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부 사례만 소개해보자면요,

가상현실이 고소공포증을 치료하는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고소공포증 환자들에게 2주간 4~6회 VR 치료 프로그램을 받도록 했습니다.

환자들은 가상현실 속에서 높은 건물에 올라가 사과를 따거나 고양이를 구하는 등의 과제를 수행했는데요,

그 결과, VR 프로그램을 경험한 환자들의 경우 고소공포증 증상이 평균 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요,

반면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은 3% 감소에 그쳤습니다.

[앵커]

일각에선 의료 분야에 VR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던데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가상현실 기반 기기를 장시간 이용하면 눈으로 보는 것과 뇌로 판단하는 것의 차이가 누적돼 시각적 피로감을 유발하는데요,

이로 인해 어지럼증, 멀미,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학 전문가들은 VR 기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근시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경고합니다.

심할 경우 광과민성 발작 증상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죠.

또 중독이나 심리치료에 장기간 사용하면 오히려 'VR 중독'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루드라니 바닉/안과 전문의 : "가상현실에서 뇌는 눈을 통해서만 정보를 얻습니다. (그렇게 입력된 정보가) 실제로 일상에서 다른 감각기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료 목적일지라도 VR 기기를 30분 사용하면 10~15분 정도의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VR 도입으로 의료계에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를 무시할 순 없을 것 같아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VR을 활용한 가상 수술 훈련은 의료진의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특히 의대생들이 교육을 받는데도 유용합니다.

시신을 해부하거나 실험용 쥐 등의 동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를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고요,

실제 수술하는 것처럼 연습도 가능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익힐 수 있으니 추후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에린 보넷/의대생 : "(3차원 실습을 많이 해서) 실제 응급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의사를 도울 수 있었어요."]

세계 의료 분야에 적용되는 증강(AR)·가상현실(VR) 시장은 오는 2026년엔 150억 달러, 우리돈 16조8천억 원 규모인데요,

최근엔 질병 정보 제공, 환자와 의료진과의 공감대 형성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그래도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가상현실 의료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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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암 수술에 심리치료까지…의료도 VR 시대
    • 입력 2018-09-19 18:09:48
    • 수정2018-09-19 18:23:18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가상현실(VR)이 게임뿐 아니라 교육과 군사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데요,

특히 의료 분야에 도입돼 이미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먼저, 의료 기술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영화 한 편 볼까요?

하반신이 마비된 주인공이 가상현실 속에서 다시 걷고 뛰어다니며 전사로 활약하는 내용이죠.

영화 속 이야기, 현실에선 어떨까요?

이미 의료 현장에는 우리 몸속을 3차원 입체로 직접 확인하면서 수술하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루나 씨는 뇌동맥류를 앓고 있습니다.

뇌동맥류는 뇌 동맥의 한 부분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건데, 터지면 치사율이 50%가 넘습니다.

위험한 수술이지만 루나 씨의 표정은 밝습니다.

VR, 즉 가상현실을 이용해 수술 과정을 사전에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루나/뇌 수술 환자 :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젠 제 수술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360도 전 방향에서 볼 수 있어 동맥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그만큼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게리 스테인버그/美스탠포드 의학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 "동맥류의 뒤쪽도 볼 수 있고, 주변 동맥 사이도 확인할 수 있죠. 예전에는 전혀 가능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현재 VR 기술은 척추나 임플란트 수술, 초정밀 암 수술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엔 치료가 어려웠던 식이장애, 약물중독 등에도 VR 기술이 활용된다면서요?

[답변]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 외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수면 장애, 자폐증과 조울증 같은 심리 치료에도 VR 기술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50대인 이 남성은 비행 공포증을 앓고 있습니다.

비행 공포증이란 비행기에 타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불안 장애의 일종입니다.

이 남성은 15년 동안이나 공항 근처 조차 갈 수 없었다는데요,

하지만 가상현실 치료 후에 다시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됐습니다.

[클라우디오 플라/정신과 전문의 : "사회불안장애 증상은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장애를 가상현실 훈련을 통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이 공포를 극복하고 안전함을 느끼게 도와줍니다."]

영국의 한 업체는 치매 환자 치료에 가상현실을 접목했습니다.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흥겹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펼쳐지는데요,

치매 환자들의 기억을 자극하고 새로운 경험에 노출시키는 것을 돕는 겁니다.

실제로 효과도 나타났습니다.

[사라 채프먼/치매 요양시설 담당자 : "매우 효과적입니다. 치매 환자들은 자세한 내용까지도 기억해냈어요. 그저 동생을 만났다가 아닌 누가 그들의 드레스를 만들었고, 어떤 바느질 기법으로 되어 있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까지 이야기했어요."]

[앵커]

VR 기술이 비행공포증 등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 건데, 이러한 효과가 구체적으로 증명된 사례가 있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부 사례만 소개해보자면요,

가상현실이 고소공포증을 치료하는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고소공포증 환자들에게 2주간 4~6회 VR 치료 프로그램을 받도록 했습니다.

환자들은 가상현실 속에서 높은 건물에 올라가 사과를 따거나 고양이를 구하는 등의 과제를 수행했는데요,

그 결과, VR 프로그램을 경험한 환자들의 경우 고소공포증 증상이 평균 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요,

반면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은 3% 감소에 그쳤습니다.

[앵커]

일각에선 의료 분야에 VR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던데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가상현실 기반 기기를 장시간 이용하면 눈으로 보는 것과 뇌로 판단하는 것의 차이가 누적돼 시각적 피로감을 유발하는데요,

이로 인해 어지럼증, 멀미,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학 전문가들은 VR 기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근시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경고합니다.

심할 경우 광과민성 발작 증상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죠.

또 중독이나 심리치료에 장기간 사용하면 오히려 'VR 중독'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루드라니 바닉/안과 전문의 : "가상현실에서 뇌는 눈을 통해서만 정보를 얻습니다. (그렇게 입력된 정보가) 실제로 일상에서 다른 감각기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료 목적일지라도 VR 기기를 30분 사용하면 10~15분 정도의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VR 도입으로 의료계에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를 무시할 순 없을 것 같아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VR을 활용한 가상 수술 훈련은 의료진의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특히 의대생들이 교육을 받는데도 유용합니다.

시신을 해부하거나 실험용 쥐 등의 동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를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고요,

실제 수술하는 것처럼 연습도 가능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익힐 수 있으니 추후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에린 보넷/의대생 : "(3차원 실습을 많이 해서) 실제 응급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의사를 도울 수 있었어요."]

세계 의료 분야에 적용되는 증강(AR)·가상현실(VR) 시장은 오는 2026년엔 150억 달러, 우리돈 16조8천억 원 규모인데요,

최근엔 질병 정보 제공, 환자와 의료진과의 공감대 형성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그래도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가상현실 의료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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