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피소에서 맞는 명절…자녀 귀성도 ‘만류’

입력 2018.09.21 (21:44) 수정 2018.09.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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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들이 모이고 따뜻한 음식을 나누는 명절이지만 대피소와 컨테이너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지진 피해를 겪은 포항 이재민들인데요.

자녀들이 찾아온다고 해도 지낼 곳이 마땅치 않다보니 귀성을 만류하고 있습니다.

정혜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진 피해를 입은 2백여 명이 열 달 째 지내고 있는 대피소입니다.

추석 명절이 찾아왔지만 적막감만 감돕니다.

가족들을 맞을 보금자리가 없다보니 대다수 이재민들이 자녀들의 귀성을 말리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동안 무료 급식마저 중단돼 끼니를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지진 피해 주민 : "오지 마라 그러지요. 여기 앉을 자리, 설 자리가 어디 있겠어요. 손녀들 오면 어디 앉히겠어요. 그 아이들이 보고 가면 마음이 편하겠어요?"]

20년간 살던 집이 무너져 30제곱미터짜리 컨테이너 시설에서 지내는 이순정 할머니, 차례 상을 차릴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설 명절에 이어 이번 한가위도 이곳에서 홀로 지내기로 했습니다.

[이순정/지진 피해 주민 : "여기 와서 나눠 먹을 것도 없고, 추석이라도 그저 맹맹한 게, 서러움만 닥치고. 생각하면 서글프기만 하고 그래요."]

벽이 갈라지고, 타일은 쪼개지고, 잇단 지진으로 곳곳이 부서진 집에서 가족을 맞아야 하는 주민들 역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윤석순/지진 피해 주민 : "명절이라도 아무 낙이 없고 심란하고 그래요. 내 집이라고 애들 오면 입에 맞는 거 해서 먹이고 (그랬는데)..."]

지진 피해 복구가 늦어지면서 집으로 돌아갈 기약이 없는 이재민들이 어느 해보다 힘겨운 추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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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 대피소에서 맞는 명절…자녀 귀성도 ‘만류’
    • 입력 2018-09-21 21:56:28
    • 수정2018-09-21 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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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들이 모이고 따뜻한 음식을 나누는 명절이지만 대피소와 컨테이너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지진 피해를 겪은 포항 이재민들인데요.

자녀들이 찾아온다고 해도 지낼 곳이 마땅치 않다보니 귀성을 만류하고 있습니다.

정혜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진 피해를 입은 2백여 명이 열 달 째 지내고 있는 대피소입니다.

추석 명절이 찾아왔지만 적막감만 감돕니다.

가족들을 맞을 보금자리가 없다보니 대다수 이재민들이 자녀들의 귀성을 말리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동안 무료 급식마저 중단돼 끼니를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지진 피해 주민 : "오지 마라 그러지요. 여기 앉을 자리, 설 자리가 어디 있겠어요. 손녀들 오면 어디 앉히겠어요. 그 아이들이 보고 가면 마음이 편하겠어요?"]

20년간 살던 집이 무너져 30제곱미터짜리 컨테이너 시설에서 지내는 이순정 할머니, 차례 상을 차릴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설 명절에 이어 이번 한가위도 이곳에서 홀로 지내기로 했습니다.

[이순정/지진 피해 주민 : "여기 와서 나눠 먹을 것도 없고, 추석이라도 그저 맹맹한 게, 서러움만 닥치고. 생각하면 서글프기만 하고 그래요."]

벽이 갈라지고, 타일은 쪼개지고, 잇단 지진으로 곳곳이 부서진 집에서 가족을 맞아야 하는 주민들 역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윤석순/지진 피해 주민 : "명절이라도 아무 낙이 없고 심란하고 그래요. 내 집이라고 애들 오면 입에 맞는 거 해서 먹이고 (그랬는데)..."]

지진 피해 복구가 늦어지면서 집으로 돌아갈 기약이 없는 이재민들이 어느 해보다 힘겨운 추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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