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연이은 성추문 폭로…美 정가 ‘뇌관’

입력 2018.10.01 (20:37) 수정 2018.10.0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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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송영석 기자와 함께합니다.

송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뭐죠?

[기자]

오늘은 '수사받는 대법관 지명자'로 정해봤습니다.

지난 7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 대법관 지명자 얘긴데요.

정통 보수 성향의 법조인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그였지만,

고교시절 그에게 성폭행을 당할뻔 했다는 크리스틴 포드의 폭로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나도 당했다"는 폭로가 이후에도 줄줄이 터져나오면서 '캐버노 스캔들'은 중간선거를 앞둔 워싱턴 정가의 뇌관으로 부상했고요.

급기야 그의 청문회에 첫 폭로 당사자인 포드가 나왔습니다.

[크리스틴 포드/성추문 의혹 폭로자 : "저는 (그때) 그가 나를 성폭행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도움을 청하려고 고함을 지르려고 하자 브렛(캐버노)이 손으로 제 입을 막았습니다. 브렛이 우발적으로 나를 죽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브렛 캐버노/美 연방대법관 지명자 : "그녀는 저를 모릅니다. 저는 포드가 묘사한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가족과 저의 이름은 악하고 거짓된 비난들로 인해 완전히 영원히 파괴됐습니다."]

[앵커]

검증의 장인 청문회에서 낯뜨거운 공방이 벌어졌군요?

[기자]

그렇다 보니, 청문회에서 화를 낸 캐버노의 모습을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풍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본 시리즈'로 유명한 맷 데이먼이 한 방송에서 캐버노 역을 맡은 상황극인데요.

[맷 데이먼/할리우드 배우 : "맥주가 아니라 법사위 괴물들 때문에 토하고 싶군요. 포드는 아무런 증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당시 일정들이 적힌) 달력이 있어요."]

청문회 때 의회 안팎에는 캐버노에게 분노한 시위자들이 몰려왔는데요.

민주당 법사위 전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상황에서도 케버노 지명자 인준 절차는 어렵사리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인준안이 법사위를 통과한 건데요, 공화당 내 소신파인 제프 플레이크 의원이 고민 끝에 찬성표를 던져 11 대 10 가까스로 처리가 됐거든요,

그런데 플레이크 의원, 표결 직후 의사당까지 들어온 시위대에 둘러싸여 아주 곤혹스런 상황을 겪었습니다.

[시위자 : "당신은 모든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말하고 있어요."]

[플레이크/의원 : "미안합니다."]

[시위자 : "'문제될 게 없다'고 말이에요. 그들이 겪은 일을 당신에게 말해봤자 당신은 무시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냥 침묵해야 합니다. 당신은 미국 내 모든 여성을 그렇게 대하고 있어요."]

삿대질까지 받고 깜짝 놀란 블레이크 의원, 청문회장으로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FBI 조사와 본회의 연기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앵커]

가뜩이나 공화당 안에서도 인준안 처리를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나 선거 유세를 통해 비판에 굴하지 않고 캐버노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공화당 지도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FBI에 추가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때문에 인준 절차는 중단됐고요,

상원 본회의 표결도 일주일 정도 연기됐습니다.

하지만, 이 FBI 조사 기간을 일주일로 한정한데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중 누구는 조사해도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식으로 백악관이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잡음은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캐버노 지키기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중간선거를 40여 일 앞둔 시점, 트럼프 대통령이 손수 뽑은 캐버노 스캔들이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정국의 핵이 되면서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절박함도 엿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美 대통령 : "여러분은 끔찍하고 급진적인 민주당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비열함과 잔인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힘과 통제력을 얻기 위해 누구를 다치게 하고, 누구를 쓰러뜨려야 하는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여론조사가 눈길을 끄는데요.

민주당 지지자 중 포드를 믿는다는 응답자는 73%였고,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선 캐버노를 믿는다는 응답자가 74%로 나타났습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캐버노 스캔들을 바라보는 견해가 "정치 노선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정국 주도권을 넘어 미국 내 이념 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캐버노 스캔들!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의원들이 일주일 뒤 본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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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1 20:39:44
    • 수정2018-10-01 20: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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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송영석 기자와 함께합니다.

송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뭐죠?

[기자]

오늘은 '수사받는 대법관 지명자'로 정해봤습니다.

지난 7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 대법관 지명자 얘긴데요.

정통 보수 성향의 법조인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그였지만,

고교시절 그에게 성폭행을 당할뻔 했다는 크리스틴 포드의 폭로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나도 당했다"는 폭로가 이후에도 줄줄이 터져나오면서 '캐버노 스캔들'은 중간선거를 앞둔 워싱턴 정가의 뇌관으로 부상했고요.

급기야 그의 청문회에 첫 폭로 당사자인 포드가 나왔습니다.

[크리스틴 포드/성추문 의혹 폭로자 : "저는 (그때) 그가 나를 성폭행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도움을 청하려고 고함을 지르려고 하자 브렛(캐버노)이 손으로 제 입을 막았습니다. 브렛이 우발적으로 나를 죽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브렛 캐버노/美 연방대법관 지명자 : "그녀는 저를 모릅니다. 저는 포드가 묘사한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가족과 저의 이름은 악하고 거짓된 비난들로 인해 완전히 영원히 파괴됐습니다."]

[앵커]

검증의 장인 청문회에서 낯뜨거운 공방이 벌어졌군요?

[기자]

그렇다 보니, 청문회에서 화를 낸 캐버노의 모습을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풍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본 시리즈'로 유명한 맷 데이먼이 한 방송에서 캐버노 역을 맡은 상황극인데요.

[맷 데이먼/할리우드 배우 : "맥주가 아니라 법사위 괴물들 때문에 토하고 싶군요. 포드는 아무런 증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당시 일정들이 적힌) 달력이 있어요."]

청문회 때 의회 안팎에는 캐버노에게 분노한 시위자들이 몰려왔는데요.

민주당 법사위 전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상황에서도 케버노 지명자 인준 절차는 어렵사리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인준안이 법사위를 통과한 건데요, 공화당 내 소신파인 제프 플레이크 의원이 고민 끝에 찬성표를 던져 11 대 10 가까스로 처리가 됐거든요,

그런데 플레이크 의원, 표결 직후 의사당까지 들어온 시위대에 둘러싸여 아주 곤혹스런 상황을 겪었습니다.

[시위자 : "당신은 모든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말하고 있어요."]

[플레이크/의원 : "미안합니다."]

[시위자 : "'문제될 게 없다'고 말이에요. 그들이 겪은 일을 당신에게 말해봤자 당신은 무시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냥 침묵해야 합니다. 당신은 미국 내 모든 여성을 그렇게 대하고 있어요."]

삿대질까지 받고 깜짝 놀란 블레이크 의원, 청문회장으로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FBI 조사와 본회의 연기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앵커]

가뜩이나 공화당 안에서도 인준안 처리를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나 선거 유세를 통해 비판에 굴하지 않고 캐버노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공화당 지도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FBI에 추가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때문에 인준 절차는 중단됐고요,

상원 본회의 표결도 일주일 정도 연기됐습니다.

하지만, 이 FBI 조사 기간을 일주일로 한정한데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중 누구는 조사해도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식으로 백악관이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잡음은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캐버노 지키기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중간선거를 40여 일 앞둔 시점, 트럼프 대통령이 손수 뽑은 캐버노 스캔들이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정국의 핵이 되면서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절박함도 엿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美 대통령 : "여러분은 끔찍하고 급진적인 민주당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비열함과 잔인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힘과 통제력을 얻기 위해 누구를 다치게 하고, 누구를 쓰러뜨려야 하는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여론조사가 눈길을 끄는데요.

민주당 지지자 중 포드를 믿는다는 응답자는 73%였고,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선 캐버노를 믿는다는 응답자가 74%로 나타났습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캐버노 스캔들을 바라보는 견해가 "정치 노선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정국 주도권을 넘어 미국 내 이념 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캐버노 스캔들!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의원들이 일주일 뒤 본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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