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몰카’ 촬영 유포 강력 대응…앞으로는 선처 없이 징역형

입력 2018.10.04 (08:34) 수정 2018.10.0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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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5년 동안 남을 몰래 촬영하는 이른바 '몰카 범죄'가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거의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검찰이 앞으로는 법정 최고형인 징역 5년까지 구형해 엄벌하기로 했는데요,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는 몰카 범죄, 처벌 강화로 근절될수 있을까요?

몰카 단속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성동구의 한 건물 화장실.

갑자기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공중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가 설치된 곳이 없는지 집중 점검에 나선 건데요.

["실례합니다. 저희 여성가족부하고 성동경찰서에서 화장실 몰래카메라 점검나왔습니다."]

화장실 문과 벽 곳곳에는 쓰임새를 알 수 없는 구멍들이 뚫려있습니다.

탐지기가 붉은 빛으로 가리키는 곳, 바로 몰카가 설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곳인데요.

이렇게 한 달 동안 집중 점검을 한 결과 화장실과 수유실, 탈의실 등에서 몰래 카메라용으로 의심되는 구멍이 120개나 발견됐습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음성변조 : "화장실이라든지 수유실이라든지 호텔방이라든지 집중적으로 민간 건물에 대해서 (점검)해봤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몰카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지난 5월 대통령이 몰카 범죄는 피해자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며 엄벌을 강조한데 이어서요,

지난 1일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피해자를 알아볼 수 있거나 신체 주요 부위를 촬영하는 등 심각한 몰카 범죄에 대해서는 법정최고형인 5년 징역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지시를 했는데요,

[강신업/변호사 : "그간에는 얼굴이 식별되고 신체부위가 찍혔다 하더라도 검찰에서 2년 내지 3년을 구형해왔고요.약 90%가 집행유예라든지 벌금형에 그쳤거든요.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이야기죠."]

민갑룡 경찰청장도 불법 촬영은 물론이고 촬영물을 올리거나 유포하는 모든 조직적 범죄행위에 대해 일망타진 하겠다며 강력 대응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황은관/서울시 은평구 : "처벌이 더 강화되어야 되는 건 맞다고 보고요. 그런 기준점이 있어야 의식도 바뀌고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는 어떤 기준이 세워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한윤정/서울시 마포구 : "재범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을테니까 그런 사람은 좀 더 많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많은 시민들은 강력한 처벌을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미 일반 시민들에게는 몰카 공포가 일상으로 파고든지 오래였기 때문이었을까요?

[손수원/서울시 마포구 : "(화장실에) 구멍 같은 게 뚫려있으면 무섭고 거의 얼굴을 가리고 들어가요. 아예 마스크를 쓰거나……."]

28살 김 모 씨 역시 공중화장실을 1년째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몰카 공포 때문입니다.

[몰카 피해자/음성변조 :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책을 읽고 있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누가 들어오는 거예요. 밑으로 휴대전화가 쑥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그 상황이 딱 되니까 '어!' 이렇게 소리를 낸 거예요."]

김 씨에게 몰카 촬영을 들켰다는 걸 눈치챈 몰카범은 순식간에 달아났습니다.

김 씨는 사라진 용의자를 잡기 위해 경찰신고까지 했지만 끝내 붙잡지는 못했습니다.

[몰카 피해자/음성변조 : "도서관을 아예 다닐 수가 없었어요. 공중화장실도 다닐 수가 없고. 그런 일을 처음 당해봤는데 생각보다 이게 트라우마(심리적 충격)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생기더라고요."]

몰카 피해 동영상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은 몰카 피해를 당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김 씨를 괴롭힙니다.

[몰카 피해자/음성변조 : "저는 분명히 거기 피해자들이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왔다갔다 계속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취재진이 시내 공중 화장실들을 돌아봤습니다.

여자화장실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구멍들은 쉽게 눈에 띄었구요,

구멍이 난 자리마다 휴지와 실리콘, 메모지 등 갖가지 도구로 막아놓은 흔적으로 가득했습니다.

[공중화장실 이용 시민/음성변조 : "셀로판 테이프를 (구멍에) 붙이고 휴대전화로 보면 빨간색 불빛이 나온대요. 몰래카메라가 있다는 걸 그걸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한 번 해볼까..."]

해마다 늘고 있는 몰카 범죄. 문제는 몰카 피해를 당하지 않을 안전지대가 사실상 없다는 건데요.

공중 화장실이나 지하철 역사와 객차 안, 숙박시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몰래카메라들.

물놀이 시설이나 병원, 학교에서조차 몰카 피해가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강신업/변호사 : "몰카 범죄가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남의 물건을 가져오는 것은 절도라고 범죄라고 생각하면서도 카메라를 이용해서 찍었다고 해서 그게 무슨 범죄냐 이런 식의 범죄 인식이 무족하기 때문에..."]

이런 가운데 경찰 단속이 공중화장실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데요,

경찰은 100일간 3만 9천곳을 조사했지만 몰래카메라를 단 한 개도 찾지 못했습니다.

[몰카 단속반 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민간건물 경우에는 좀 꺼려하죠. 건물주 입장에서 혹시나 그런 게 발견됐거나 하면 자기네 이미지라든지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징역형 처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몰카 피해자/음성변조 : "처벌을 받았다, 징역을 살았다 이런 게 없는 이상은 아직까지는 신뢰가 가지 않아요. 이벤트성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어요."]

잇따르는 몰카 범죄를 막기 위해선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몰카가 성범죄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예방 교육 역시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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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몰카’ 촬영 유포 강력 대응…앞으로는 선처 없이 징역형
    • 입력 2018-10-04 08:42:02
    • 수정2018-10-04 12: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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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5년 동안 남을 몰래 촬영하는 이른바 '몰카 범죄'가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거의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검찰이 앞으로는 법정 최고형인 징역 5년까지 구형해 엄벌하기로 했는데요,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는 몰카 범죄, 처벌 강화로 근절될수 있을까요?

몰카 단속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성동구의 한 건물 화장실.

갑자기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공중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가 설치된 곳이 없는지 집중 점검에 나선 건데요.

["실례합니다. 저희 여성가족부하고 성동경찰서에서 화장실 몰래카메라 점검나왔습니다."]

화장실 문과 벽 곳곳에는 쓰임새를 알 수 없는 구멍들이 뚫려있습니다.

탐지기가 붉은 빛으로 가리키는 곳, 바로 몰카가 설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곳인데요.

이렇게 한 달 동안 집중 점검을 한 결과 화장실과 수유실, 탈의실 등에서 몰래 카메라용으로 의심되는 구멍이 120개나 발견됐습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음성변조 : "화장실이라든지 수유실이라든지 호텔방이라든지 집중적으로 민간 건물에 대해서 (점검)해봤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몰카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지난 5월 대통령이 몰카 범죄는 피해자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며 엄벌을 강조한데 이어서요,

지난 1일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피해자를 알아볼 수 있거나 신체 주요 부위를 촬영하는 등 심각한 몰카 범죄에 대해서는 법정최고형인 5년 징역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지시를 했는데요,

[강신업/변호사 : "그간에는 얼굴이 식별되고 신체부위가 찍혔다 하더라도 검찰에서 2년 내지 3년을 구형해왔고요.약 90%가 집행유예라든지 벌금형에 그쳤거든요.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이야기죠."]

민갑룡 경찰청장도 불법 촬영은 물론이고 촬영물을 올리거나 유포하는 모든 조직적 범죄행위에 대해 일망타진 하겠다며 강력 대응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황은관/서울시 은평구 : "처벌이 더 강화되어야 되는 건 맞다고 보고요. 그런 기준점이 있어야 의식도 바뀌고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는 어떤 기준이 세워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한윤정/서울시 마포구 : "재범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을테니까 그런 사람은 좀 더 많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많은 시민들은 강력한 처벌을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미 일반 시민들에게는 몰카 공포가 일상으로 파고든지 오래였기 때문이었을까요?

[손수원/서울시 마포구 : "(화장실에) 구멍 같은 게 뚫려있으면 무섭고 거의 얼굴을 가리고 들어가요. 아예 마스크를 쓰거나……."]

28살 김 모 씨 역시 공중화장실을 1년째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몰카 공포 때문입니다.

[몰카 피해자/음성변조 :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책을 읽고 있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누가 들어오는 거예요. 밑으로 휴대전화가 쑥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그 상황이 딱 되니까 '어!' 이렇게 소리를 낸 거예요."]

김 씨에게 몰카 촬영을 들켰다는 걸 눈치챈 몰카범은 순식간에 달아났습니다.

김 씨는 사라진 용의자를 잡기 위해 경찰신고까지 했지만 끝내 붙잡지는 못했습니다.

[몰카 피해자/음성변조 : "도서관을 아예 다닐 수가 없었어요. 공중화장실도 다닐 수가 없고. 그런 일을 처음 당해봤는데 생각보다 이게 트라우마(심리적 충격)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생기더라고요."]

몰카 피해 동영상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은 몰카 피해를 당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김 씨를 괴롭힙니다.

[몰카 피해자/음성변조 : "저는 분명히 거기 피해자들이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왔다갔다 계속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취재진이 시내 공중 화장실들을 돌아봤습니다.

여자화장실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구멍들은 쉽게 눈에 띄었구요,

구멍이 난 자리마다 휴지와 실리콘, 메모지 등 갖가지 도구로 막아놓은 흔적으로 가득했습니다.

[공중화장실 이용 시민/음성변조 : "셀로판 테이프를 (구멍에) 붙이고 휴대전화로 보면 빨간색 불빛이 나온대요. 몰래카메라가 있다는 걸 그걸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한 번 해볼까..."]

해마다 늘고 있는 몰카 범죄. 문제는 몰카 피해를 당하지 않을 안전지대가 사실상 없다는 건데요.

공중 화장실이나 지하철 역사와 객차 안, 숙박시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몰래카메라들.

물놀이 시설이나 병원, 학교에서조차 몰카 피해가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강신업/변호사 : "몰카 범죄가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남의 물건을 가져오는 것은 절도라고 범죄라고 생각하면서도 카메라를 이용해서 찍었다고 해서 그게 무슨 범죄냐 이런 식의 범죄 인식이 무족하기 때문에..."]

이런 가운데 경찰 단속이 공중화장실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데요,

경찰은 100일간 3만 9천곳을 조사했지만 몰래카메라를 단 한 개도 찾지 못했습니다.

[몰카 단속반 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민간건물 경우에는 좀 꺼려하죠. 건물주 입장에서 혹시나 그런 게 발견됐거나 하면 자기네 이미지라든지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징역형 처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몰카 피해자/음성변조 : "처벌을 받았다, 징역을 살았다 이런 게 없는 이상은 아직까지는 신뢰가 가지 않아요. 이벤트성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어요."]

잇따르는 몰카 범죄를 막기 위해선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몰카가 성범죄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예방 교육 역시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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