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조직문화 혁신해야

입력 2018.10.05 (07:44) 수정 2018.10.0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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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해설위원]

지난해 파문을 일으켰던 외교관들의 성추문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도 해외공관에서 근무하는 고위외교관들이 성추행을 저질러 귀국조치 됐습니다. 외교부가 지난해 대대적인 재발방지대책까지 내놨지만 외교관들의 계속되는 일탈행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파키스탄에 근무하는 한 고위 외교관은 지난 7월 부인이 한국으로 귀국한 새 대사관 직원에게 과일을 주겠다며 집으로 부른 후 술을 권하고 강제로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도대사관에 파견 근무 중이던 4급 간부는 행정직원을 상대로 호텔에서 술을 마시자고 강요하거나 호텔 방 열쇠를 줄테니 언제든지 오라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두 사람은 외교부 감사를 받은 후 대기발령 상태에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외교부 직원들의 성비리는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7건, 지난해 6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4건이 적발됐습니다. 여성감사반원 앞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일삼거나 부하직원과 불륜관계를 맺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주재국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외교관들의 성비리 사건은 단순한 개인범죄 차원을 넘어섭니다. 현지 언론에 보도돼 대한민국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현지 우리 교민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지난해 외교부는 현직대사의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방침을 내놨습니다. 사후에 엄중 처벌도 필요하지만 성범죄를 유발시키는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문화를 혁신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일부 구성원들의 그릇된 성인식을 타파할 수 있도록 내부교육도 강화해야 합니다. 아울러 철저한 자질심사와 인성평가로 부적격 인사의 해외공관 근무를 사전 차단해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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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조직문화 혁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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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파문을 일으켰던 외교관들의 성추문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도 해외공관에서 근무하는 고위외교관들이 성추행을 저질러 귀국조치 됐습니다. 외교부가 지난해 대대적인 재발방지대책까지 내놨지만 외교관들의 계속되는 일탈행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파키스탄에 근무하는 한 고위 외교관은 지난 7월 부인이 한국으로 귀국한 새 대사관 직원에게 과일을 주겠다며 집으로 부른 후 술을 권하고 강제로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도대사관에 파견 근무 중이던 4급 간부는 행정직원을 상대로 호텔에서 술을 마시자고 강요하거나 호텔 방 열쇠를 줄테니 언제든지 오라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두 사람은 외교부 감사를 받은 후 대기발령 상태에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외교부 직원들의 성비리는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7건, 지난해 6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4건이 적발됐습니다. 여성감사반원 앞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일삼거나 부하직원과 불륜관계를 맺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주재국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외교관들의 성비리 사건은 단순한 개인범죄 차원을 넘어섭니다. 현지 언론에 보도돼 대한민국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현지 우리 교민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지난해 외교부는 현직대사의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방침을 내놨습니다. 사후에 엄중 처벌도 필요하지만 성범죄를 유발시키는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문화를 혁신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일부 구성원들의 그릇된 성인식을 타파할 수 있도록 내부교육도 강화해야 합니다. 아울러 철저한 자질심사와 인성평가로 부적격 인사의 해외공관 근무를 사전 차단해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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