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 피해 있어라”…금감원, ‘경력 관리’ 정황

입력 2018.10.09 (23:08) 수정 2018.10.0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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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위 공무원이 퇴직 후 민간기업에 다시 취업하려면 퇴직 전 5년 동안 했던 일과 업무연관성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금융검찰'로 불리는 금융감독원이 이른바 '경력 관리'를 통해 재취업 규정을 피해간 정황이 KBS 취재로 포착됐습니다.

김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4년 말 금감원 부국장으로 퇴직한 김모 씨는 석 달만에 교보증권 임원이 됐습니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취업에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퇴직 전 5년 동안 증권사 감독 업무와 무관한 일을 했다는 겁니다.

대신 총무국 등 지원 부서를 거쳤습니다.

하지만 5년 이전 기록을 보니, 증권검사국 등, 증권사 감독 경력만 8년입니다.

[김OO/금감원 출신 재취업자/음성변조 :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5년 동안 몇 군데는 좀 미심쩍은 데가 있다. 그래서 추가 확인을 거쳐서 다음 차수에 통과가 됐어요."]

김 씨 자리는 2007년부터 금감원과 기재부 퇴직자들이 계속 도맡아왔습니다.

[교보증권 관계자/음성변조 : "공식적으로 (퇴직자만을 위한) 자리가 있는 건 아닙니다. 금융업 성장과 소비자 보호라는 두 측면을 잘 이해하시는 분들이에요."]

2015년 '디에스자산운용'에 재취업한 천모 씨.

퇴직 전 5년 간 총무국, 거시감독국 등에서 일했지만, 그 전엔 자산운용사 감독 업무를 했습니다.

[천OO/금감원 출신 재취업자/음성변조 : "(취업한 곳이) 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을 한 건데, 자산운용사로 되면서 갖춰야 될 시스템도 필요에 의해서 한 거죠. 올초에 그만뒀어요."]

2010년부터 최근까지 재취업 심사를 받은 금감원 퇴직자는 77명입니다.

이 가운데 김 전 부국장처럼 이른바 경력관리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모두 65명.

여기서 50명은 금감원 감독 대상 기관에 재취업했습니다.

[김종석/자유한국당 의원/정무위원 : "퇴직 전에 미리 비규제 업무를 맡김으로써 퇴직 후 바로 취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공직자윤리)법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이에 대해 금감원은 "보직이 없어진 고위직들이 다시 현업부서에서 일하는 것이 조직운영상 맞지 않아 지원 부서에 배치한 것일 뿐 조직적 관리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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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만 피해 있어라”…금감원, ‘경력 관리’ 정황
    • 입력 2018-10-09 23:11:19
    • 수정2018-10-09 23: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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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위 공무원이 퇴직 후 민간기업에 다시 취업하려면 퇴직 전 5년 동안 했던 일과 업무연관성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금융검찰'로 불리는 금융감독원이 이른바 '경력 관리'를 통해 재취업 규정을 피해간 정황이 KBS 취재로 포착됐습니다.

김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4년 말 금감원 부국장으로 퇴직한 김모 씨는 석 달만에 교보증권 임원이 됐습니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취업에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퇴직 전 5년 동안 증권사 감독 업무와 무관한 일을 했다는 겁니다.

대신 총무국 등 지원 부서를 거쳤습니다.

하지만 5년 이전 기록을 보니, 증권검사국 등, 증권사 감독 경력만 8년입니다.

[김OO/금감원 출신 재취업자/음성변조 :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5년 동안 몇 군데는 좀 미심쩍은 데가 있다. 그래서 추가 확인을 거쳐서 다음 차수에 통과가 됐어요."]

김 씨 자리는 2007년부터 금감원과 기재부 퇴직자들이 계속 도맡아왔습니다.

[교보증권 관계자/음성변조 : "공식적으로 (퇴직자만을 위한) 자리가 있는 건 아닙니다. 금융업 성장과 소비자 보호라는 두 측면을 잘 이해하시는 분들이에요."]

2015년 '디에스자산운용'에 재취업한 천모 씨.

퇴직 전 5년 간 총무국, 거시감독국 등에서 일했지만, 그 전엔 자산운용사 감독 업무를 했습니다.

[천OO/금감원 출신 재취업자/음성변조 : "(취업한 곳이) 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을 한 건데, 자산운용사로 되면서 갖춰야 될 시스템도 필요에 의해서 한 거죠. 올초에 그만뒀어요."]

2010년부터 최근까지 재취업 심사를 받은 금감원 퇴직자는 77명입니다.

이 가운데 김 전 부국장처럼 이른바 경력관리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모두 65명.

여기서 50명은 금감원 감독 대상 기관에 재취업했습니다.

[김종석/자유한국당 의원/정무위원 : "퇴직 전에 미리 비규제 업무를 맡김으로써 퇴직 후 바로 취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공직자윤리)법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이에 대해 금감원은 "보직이 없어진 고위직들이 다시 현업부서에서 일하는 것이 조직운영상 맞지 않아 지원 부서에 배치한 것일 뿐 조직적 관리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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