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신혼여행 앞두고 폐업…예비 부부 ‘발 동동’

입력 2018.10.10 (08:29) 수정 2018.10.1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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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주말마다 축의금 많이 나가시죠?

바야흐로 결혼 시즌입니다.

그런데,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들이 신혼 여행을 못 가게 됐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고 하는데요,

한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가 하루 아침에 폐업을 했다며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소식을 끊었습니다.

현재 확인된 피해자만 70여 명에 달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다음 달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 변은지 씨.

청첩장을 돌리며 결혼소식을 알려야 할 바쁜 시기에 결혼 준비가 아닌 경찰서를 찾게 됐습니다.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10월 6일날 문자가 왔고요. 여행사 수수료나 부장 횡령 때문에 직원들 월급도 주지 못하고 폐업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지난 6일, 변 씨에게 날아든 청천벽력같은 소식.

신혼여행 상품을 예약했던 여행사가 돌연 폐업을 했다는 겁니다.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폐업사실을 알고 바로 담당자한테 연락을 했었고요. 처음에는 전화기가 꺼져 있다가 추후에 켜지긴 했는데 당연히 통화는 되지 않았어요."]

변 씨가 여행사에 미리 낸 돈은 무려 448만 원.

하지만 신혼여행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숙박은 물론, 항공권 예약조차 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피해 구제 여부는 일단 뒷전으로 미뤄두고, 눈 앞에 닥친 신혼 여행을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닥친 겁니다.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다른 여행사에서 똑같이 알아보고는 있는데 똑같이 알아볼 경우에는 거의 지금 알아본 가격에서는 200~300만 원 정도 더 비싸고……."]

김 모 씨 역시 결혼식을 두 달 앞두고 꿈꾸던 신혼여행이 물거품이 됐습니다.

[김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정말 너무 화가 났어요. 아무것도 못했어요. 그날 진짜. 밤에 잠도 못자고 계속...가려고 했던 데는 못가요. 표가 없어요. 저희는 직업상 그렇게 휴가를 낼 수 있는 게 신혼여행밖에 없어서 정말 큰맘 먹고 했는데 못가잖아요. 지금 결론은 갈 수가 없으니까. 그게 제일 속상하죠. 진짜."]

신혼여행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피해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70여 명에 달합니다.

문자 한 통으로 폐업을 알린 여행사 대표는 개인적인 보상조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남긴채 현재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행사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상가 관계자/음성변조 : "추석 쇠고 한 번인가 보니까 느낌이 짐을 빼는 거 같은데 뭘 버리는 줄 알았지. 설마 이런 상황일 줄은 모르고... 그랬으면 관심 있게 봤을 텐데. 그때 중요한 거 빼서 가는 것 같더라고. 아예 가 버린 거 같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문제의 여행사는 지난 4월, '허니문 전문 여행사'라는 문구를 내걸고 문을 열었습니다.

업계 최저가 서비스를 보장한다며 다른 여행사보다 비싸면 차액의 2배를 무조건 환불해주겠다면서 예비 부부들을 유혹했습니다.

[송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똑같은 리조트를 넣었더니 (타사 대비) 60만 원이나 차이가 나는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이상하리만큼 싸게 해서 사람들을 혹하게 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온라인 홍보를 공격적으로 펼친 여행사. 그런 덕분에, 예비 신혼 부부들의 허니문 예약도 줄을 이었습니다.

[강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블로그를 보고 했던 거 같아요. 후기 자체가 그게 사람이 다녀온 후기가 아니고 사진만 대충 찍어놓고 후기처럼 올려놓은 건데 그때는 사실 그걸 잘 모르니까 놓친 것 같더라고요."]

경영악화를 이유로 문을 닫는다는 여행사.

하지만, 정작 이 여행사를 통해 실제 여행을 다녀온 고객은 없는 것 같다는게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송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다 직접 찍은 게 아니고 홈페이지 같은 데서 떼어 갖고 와서 붙여놓은 누가 봐도 자기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 광고성 글인 것 같아요."]

피해자들은 적게는 150여 만 원에서 많게는 900만 원까지 피해를 입었습니다.

폐업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피해자들이 늘면서 피해액수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예비 부부들은 어떻게 이 여행사를 믿고 선택한 걸까요?

피해자들 대부분은 웨딩박람회를 통해 이 업체를 알게 됐다고 합니다.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웨딩 박람회라는 큰 회사에서 여는 곳에서 추천을 해줘서 하다보면 사람이라는 게 그만큼 의심을 안하게 되거든요."]

규모있는 웨딩박람회에 입점한 업체이니만큼 믿을 수 있는 곳이라고 여겼던 예비부부들.

견적까지 저렴하게 제시하는 이 여행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타사보다 일단 기본적으로 쌌고요. 대응이 굉장히 빨랐기 때문에 저희도 거길 선택했거든요."]

결혼식을 앞두고 이미 완납한 신혼여행비 수백만 원을 잃은 예비부부들.

하지만 사라진 돈보다 더 속상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강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월급쟁이한테는 굉장히 큰 돈이잖아요. 그거에도 실망이 크고 이게 굉장히 행복한 기다림인데 그런 기다림을 짓밟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너무 화가 많이 나요."]

[김OO/여행사 폐업 피해자 : "돈이야 어떻게든 나중에...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좋은 일 앞두고 이렇게 마음 안좋아지는 게 가장 그랬던 것 같아요. 기분이."]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신혼여행 뿐만 아니라 살 집부터해서 혼수 이런 것도 다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을 겪고 있는데 이게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거나 그런 게 아니라 너무 어이가 없어요. 당황스러운 그런 상황이에요."]

인생 제 2막의 첫 걸음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울린 여행사 폐업사태.

전문가들은 신혼 여행을 준비할 때 여행사 선택에 앞서 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꼭 확인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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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신혼여행 앞두고 폐업…예비 부부 ‘발 동동’
    • 입력 2018-10-10 08:30:38
    • 수정2018-10-10 08: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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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주말마다 축의금 많이 나가시죠?

바야흐로 결혼 시즌입니다.

그런데,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들이 신혼 여행을 못 가게 됐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고 하는데요,

한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가 하루 아침에 폐업을 했다며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소식을 끊었습니다.

현재 확인된 피해자만 70여 명에 달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다음 달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 변은지 씨.

청첩장을 돌리며 결혼소식을 알려야 할 바쁜 시기에 결혼 준비가 아닌 경찰서를 찾게 됐습니다.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10월 6일날 문자가 왔고요. 여행사 수수료나 부장 횡령 때문에 직원들 월급도 주지 못하고 폐업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지난 6일, 변 씨에게 날아든 청천벽력같은 소식.

신혼여행 상품을 예약했던 여행사가 돌연 폐업을 했다는 겁니다.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폐업사실을 알고 바로 담당자한테 연락을 했었고요. 처음에는 전화기가 꺼져 있다가 추후에 켜지긴 했는데 당연히 통화는 되지 않았어요."]

변 씨가 여행사에 미리 낸 돈은 무려 448만 원.

하지만 신혼여행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숙박은 물론, 항공권 예약조차 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피해 구제 여부는 일단 뒷전으로 미뤄두고, 눈 앞에 닥친 신혼 여행을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닥친 겁니다.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다른 여행사에서 똑같이 알아보고는 있는데 똑같이 알아볼 경우에는 거의 지금 알아본 가격에서는 200~300만 원 정도 더 비싸고……."]

김 모 씨 역시 결혼식을 두 달 앞두고 꿈꾸던 신혼여행이 물거품이 됐습니다.

[김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정말 너무 화가 났어요. 아무것도 못했어요. 그날 진짜. 밤에 잠도 못자고 계속...가려고 했던 데는 못가요. 표가 없어요. 저희는 직업상 그렇게 휴가를 낼 수 있는 게 신혼여행밖에 없어서 정말 큰맘 먹고 했는데 못가잖아요. 지금 결론은 갈 수가 없으니까. 그게 제일 속상하죠. 진짜."]

신혼여행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피해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70여 명에 달합니다.

문자 한 통으로 폐업을 알린 여행사 대표는 개인적인 보상조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남긴채 현재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행사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상가 관계자/음성변조 : "추석 쇠고 한 번인가 보니까 느낌이 짐을 빼는 거 같은데 뭘 버리는 줄 알았지. 설마 이런 상황일 줄은 모르고... 그랬으면 관심 있게 봤을 텐데. 그때 중요한 거 빼서 가는 것 같더라고. 아예 가 버린 거 같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문제의 여행사는 지난 4월, '허니문 전문 여행사'라는 문구를 내걸고 문을 열었습니다.

업계 최저가 서비스를 보장한다며 다른 여행사보다 비싸면 차액의 2배를 무조건 환불해주겠다면서 예비 부부들을 유혹했습니다.

[송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똑같은 리조트를 넣었더니 (타사 대비) 60만 원이나 차이가 나는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이상하리만큼 싸게 해서 사람들을 혹하게 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온라인 홍보를 공격적으로 펼친 여행사. 그런 덕분에, 예비 신혼 부부들의 허니문 예약도 줄을 이었습니다.

[강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블로그를 보고 했던 거 같아요. 후기 자체가 그게 사람이 다녀온 후기가 아니고 사진만 대충 찍어놓고 후기처럼 올려놓은 건데 그때는 사실 그걸 잘 모르니까 놓친 것 같더라고요."]

경영악화를 이유로 문을 닫는다는 여행사.

하지만, 정작 이 여행사를 통해 실제 여행을 다녀온 고객은 없는 것 같다는게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송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다 직접 찍은 게 아니고 홈페이지 같은 데서 떼어 갖고 와서 붙여놓은 누가 봐도 자기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 광고성 글인 것 같아요."]

피해자들은 적게는 150여 만 원에서 많게는 900만 원까지 피해를 입었습니다.

폐업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피해자들이 늘면서 피해액수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예비 부부들은 어떻게 이 여행사를 믿고 선택한 걸까요?

피해자들 대부분은 웨딩박람회를 통해 이 업체를 알게 됐다고 합니다.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웨딩 박람회라는 큰 회사에서 여는 곳에서 추천을 해줘서 하다보면 사람이라는 게 그만큼 의심을 안하게 되거든요."]

규모있는 웨딩박람회에 입점한 업체이니만큼 믿을 수 있는 곳이라고 여겼던 예비부부들.

견적까지 저렴하게 제시하는 이 여행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타사보다 일단 기본적으로 쌌고요. 대응이 굉장히 빨랐기 때문에 저희도 거길 선택했거든요."]

결혼식을 앞두고 이미 완납한 신혼여행비 수백만 원을 잃은 예비부부들.

하지만 사라진 돈보다 더 속상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강OO/여행사 폐업 피해자/음성변조 : "월급쟁이한테는 굉장히 큰 돈이잖아요. 그거에도 실망이 크고 이게 굉장히 행복한 기다림인데 그런 기다림을 짓밟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너무 화가 많이 나요."]

[김OO/여행사 폐업 피해자 : "돈이야 어떻게든 나중에...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좋은 일 앞두고 이렇게 마음 안좋아지는 게 가장 그랬던 것 같아요. 기분이."]

[변은지/여행사 폐업 피해자 : "신혼여행 뿐만 아니라 살 집부터해서 혼수 이런 것도 다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을 겪고 있는데 이게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거나 그런 게 아니라 너무 어이가 없어요. 당황스러운 그런 상황이에요."]

인생 제 2막의 첫 걸음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울린 여행사 폐업사태.

전문가들은 신혼 여행을 준비할 때 여행사 선택에 앞서 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꼭 확인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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