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 엄포에도 재벌그룹 ‘내부거래’ 오히려 증가

입력 2018.10.10 (21:32) 수정 2018.10.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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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 정부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기업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론 이런 규제책이 기업들에겐 별 실효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총수가 있는 10 대 그룹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을 살펴보니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현태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대차 그룹의 광고회사 이노션입니다.

정몽구 회장 일가가 이 회사 지분을 30% 가까이 갖고 있는데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따져봤더니 그룹 계열사 일감으로 올린 게 2천4백억 원입니다.

전체 매출의 60% 가까이 되고, 이 내부거래 비중이 1년 전보다 2.7% 포인트 늘었습니다.

역시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가까이 되는 LG그룹의 물류 회사 판토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10% 포인트 가까이나 늘었습니다.

이 두 곳 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으니, 내부거래로 올린 이익 상당수는 총수 일가로 넘어가겠죠,

공정위가 이런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내부거래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총수 있는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0.8%포인트가 늘었는데요,

금액도 20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신봉삼/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총수 2세의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의 비례관계는 총수 일가 지분율에 비해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다만, 대기업이 주력 업종에 효율적으로 집중하기 위한 내부거래까지 모두 나쁜 건 아니라며 총수 일가 사익으로 돌아가는 내부거래를 바로 잡는 거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LG그룹은 판토스의 총수 일가 지분을 모두 팔기로 결정하는 등 일부 대기업은 규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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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 강화” 엄포에도 재벌그룹 ‘내부거래’ 오히려 증가
    • 입력 2018-10-10 21:34:20
    • 수정2018-10-11 0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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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 정부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기업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론 이런 규제책이 기업들에겐 별 실효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총수가 있는 10 대 그룹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을 살펴보니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현태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대차 그룹의 광고회사 이노션입니다. 정몽구 회장 일가가 이 회사 지분을 30% 가까이 갖고 있는데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따져봤더니 그룹 계열사 일감으로 올린 게 2천4백억 원입니다. 전체 매출의 60% 가까이 되고, 이 내부거래 비중이 1년 전보다 2.7% 포인트 늘었습니다. 역시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가까이 되는 LG그룹의 물류 회사 판토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10% 포인트 가까이나 늘었습니다. 이 두 곳 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으니, 내부거래로 올린 이익 상당수는 총수 일가로 넘어가겠죠, 공정위가 이런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내부거래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총수 있는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0.8%포인트가 늘었는데요, 금액도 20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신봉삼/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총수 2세의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의 비례관계는 총수 일가 지분율에 비해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다만, 대기업이 주력 업종에 효율적으로 집중하기 위한 내부거래까지 모두 나쁜 건 아니라며 총수 일가 사익으로 돌아가는 내부거래를 바로 잡는 거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LG그룹은 판토스의 총수 일가 지분을 모두 팔기로 결정하는 등 일부 대기업은 규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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