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나빠요’는 현재 진행형”…이주 노동자들의 외침

입력 2018.10.14 (21:20) 수정 2018.10.1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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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 들어와 일하는 이주 노동자는 공식 통계로만 80만 명이 넘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3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데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오늘(14일) 서울 도심에 모여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주 노동자 천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모두 9개 나라 출신입니다.

대부분 외국인 고용허가제 비자, 즉 E-9 비자로 들어온 노동자들인데, 오늘만큼은 일손을 놓고 팻말을 들었습니다.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이들은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 업종을 떠맡고 있지만, 긴 노동 시간과 낮은 임금에 시달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손위충/중국 출신 요리사 : "저는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지만 휴식시간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월급을 받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ILO, 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따라 이주 노동자는 내국인과 똑같은 최저임금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는 한 주에 평균 54시간을 일하고 월 평균 2백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시간에 최저시급을 적용해 계산하면 월 26만 원이나 덜 받고 있는 겁니다.

최저임금은 커녕 정해진 임금조차 주지 않아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장님 월급 주세요. 열 번 했어요, 약속."]

고용주가 제공하는 숙소 등 잠자리 사정도 열악합니다.

실내 화장실이나 기본적인 화재 안전시설도 없는 컨테이너 등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일터를 바꾸고 싶지만 현행 고용허가제는 고용주 허락없인 사업장을 옮길 수 없습니다.

[프사드 자민다/스리랑카 출신 노동자 : "다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모두가 다 스트레스를 안 받고 자연스럽게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자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주 노동자들은 스스로 사업장을 정할 수 있도록 노동허가제를 도입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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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장님 나빠요’는 현재 진행형”…이주 노동자들의 외침
    • 입력 2018-10-14 21:23:13
    • 수정2018-10-14 21:27:18
    뉴스 9
[앵커]

우리나라에 들어와 일하는 이주 노동자는 공식 통계로만 80만 명이 넘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3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데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오늘(14일) 서울 도심에 모여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주 노동자 천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모두 9개 나라 출신입니다.

대부분 외국인 고용허가제 비자, 즉 E-9 비자로 들어온 노동자들인데, 오늘만큼은 일손을 놓고 팻말을 들었습니다.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이들은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 업종을 떠맡고 있지만, 긴 노동 시간과 낮은 임금에 시달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손위충/중국 출신 요리사 : "저는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지만 휴식시간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월급을 받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ILO, 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따라 이주 노동자는 내국인과 똑같은 최저임금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는 한 주에 평균 54시간을 일하고 월 평균 2백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시간에 최저시급을 적용해 계산하면 월 26만 원이나 덜 받고 있는 겁니다.

최저임금은 커녕 정해진 임금조차 주지 않아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장님 월급 주세요. 열 번 했어요, 약속."]

고용주가 제공하는 숙소 등 잠자리 사정도 열악합니다.

실내 화장실이나 기본적인 화재 안전시설도 없는 컨테이너 등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일터를 바꾸고 싶지만 현행 고용허가제는 고용주 허락없인 사업장을 옮길 수 없습니다.

[프사드 자민다/스리랑카 출신 노동자 : "다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모두가 다 스트레스를 안 받고 자연스럽게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자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주 노동자들은 스스로 사업장을 정할 수 있도록 노동허가제를 도입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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