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 정치권 특별재판부 설치 논의 우회 비판

입력 2018.10.25 (18:57) 수정 2018.10.2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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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고법 부장판사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법농단 사태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법원장 출신인 황병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오늘(25일) 법원 내부 전산망에 올린 '특별재판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차병직 변호사 등이 쓴 '지금 다시, 헌법'이란 제목의 책 내용 등을 인용했습니다.

황 부장판사는 특별재판부 설치법안 내용과 관련 보도 등을 소개하면서 "절대주의 국가에서처럼 국왕이 순간의 기분에 따라 담당 법관을 정하거나, 이미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법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버리거나, 심지어 사건을 자신이 직접 결정할 때에는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한 헌법책 내용을 옮겨 적었습니다.

또, "어떤 하나의 사건만을 재판하기 위해 예외 법원을 설치하는 것은 금지된다"며 "더 나아가 재판을 요구하는 국민이 자신의 사건이 어떤 법원의 어떤 법관에 의해 처리될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구절도 인용했습니다.

그러면서 황 부장판사는 "사람이 잘못을 하면 책임을 져야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벌도 받아야 한다.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면서 "그러나 그 사람에게 어떤 방법으로 책임을 지우고 또 어떤 방법으로 형벌을 가하는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재판 제도는 우리 법관들의 문제이지만, 그 전에 우리 국민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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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 부장판사, 정치권 특별재판부 설치 논의 우회 비판
    • 입력 2018-10-25 18:57:02
    • 수정2018-10-25 19:47:38
    사회
현직 고법 부장판사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법농단 사태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법원장 출신인 황병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오늘(25일) 법원 내부 전산망에 올린 '특별재판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차병직 변호사 등이 쓴 '지금 다시, 헌법'이란 제목의 책 내용 등을 인용했습니다.

황 부장판사는 특별재판부 설치법안 내용과 관련 보도 등을 소개하면서 "절대주의 국가에서처럼 국왕이 순간의 기분에 따라 담당 법관을 정하거나, 이미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법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버리거나, 심지어 사건을 자신이 직접 결정할 때에는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한 헌법책 내용을 옮겨 적었습니다.

또, "어떤 하나의 사건만을 재판하기 위해 예외 법원을 설치하는 것은 금지된다"며 "더 나아가 재판을 요구하는 국민이 자신의 사건이 어떤 법원의 어떤 법관에 의해 처리될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구절도 인용했습니다.

그러면서 황 부장판사는 "사람이 잘못을 하면 책임을 져야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벌도 받아야 한다.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면서 "그러나 그 사람에게 어떤 방법으로 책임을 지우고 또 어떤 방법으로 형벌을 가하는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재판 제도는 우리 법관들의 문제이지만, 그 전에 우리 국민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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