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우발적? 계획적?…CCTV에 담긴 진실

입력 2018.10.27 (21:40) 수정 2018.10.2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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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터키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벌어진 사우디 언론인 피살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침묵을 지키던 사우디 정부가 뒤늦게 우발적으로 살해됐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뒤집는 물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범행 은폐를 위해 대역까지 쓴 정황이 담긴 CCTV 등 계획적 살해였음이 점차 굳어지고 있는데요.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남종혁 기자!

[리포트]

네, 자말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이던 반체제 언론인입니다.

지난 2일, 자신의 결혼 서류를 받기 위해 이스탄불의 숙소를 나서,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됐습니다.

살해됐을 거라는 외신 보도가 쏟아졌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사우디 정부는 실종 18일만에 피살 사실을 인정하고, 관련자들을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우발적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사우디 국영방송 뉴스 :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가 용의자들과 말다툼과 싸움을 벌이다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CCTV 영상을 보면 확연히 달라집니다.

지난 2일 오전 11시쯤, 체크무늬 셔츠의 남성 등 3명이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두 시간쯤 뒤, 이번에는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CNN이 입수한 또다른 CCTV엔 카슈끄지처럼 보이는 남성이 총영사관 밖으로 빠져나가는 장면이 잡혔습니다.

같은 복장, 같은 안경, 비슷한 수염의 이 남성은 언뜻 보면 카슈끄지와 흡사합니다.

하지만 카슈끄지와는 달리 운동화 차림입니다.

이 남성은 이스탄불 시내를 배회하다 공중화장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오는 모습까지 포착됐습니다.

카슈끄지보다 두 시간 먼저 총영사관에 들어갔던 체크무늬 셔츠의 바로 그 남성입니다.

미션을 성공했다는 듯 미소까지 보입니다.

이번 사건이 계획적 범행임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오메르 셀릭/터키 여당 대변인 : "카슈끄지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이 사실을 덮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에 우리는 맞서 있습니다."]

이스탄불 공항 CCTV엔 사건 당일 새벽, 용의자들이 입국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또다른 CCTV엔 지하주차장에서 짐을 급하게 옮겨싣거나, 무언가를 불에 태우는 모습도 잡혔습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철저히 계획된 살인이란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암살조 15명이 세 그룹으로 나눠 터키에 입국한 뒤, 감시카메라 하드웨어를 제거하고, 카슈끄지에게 방문일정 확인전화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겁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모든 증거는 카슈끄지가 야만적인 살인 사건의 희생자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피살 현장으로부터 사우디 왕세자실로 발신한 통화기록 4건이 확인됐고, 시신 일부가 총영사 관저 정원에서 발견됐다는 등 관련 보도도 잇따랐습니다.

유럽 국가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분노했습니다.

[메르켈/독일 총리 : "현재 상황에서 사우디에 무기 수출은 중단됩니다. 국제적인 대응 방안을 계속 협의할 겁니다."]

사우디판 '다보스 포럼'엔 항의의 표시로 IMF 총재와 세계은행 총재 등 글로벌 경제인들이 잇따라 불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그 동안 사우디 왕실에 우호적이던 미국마저 제재를 밝히는 등 사우디 공세에 가세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작전은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고, 이번 은폐는 역사상 최악의 은폐였습니다."]

사우디 국왕은 왕실과는 무관하다며, 불신 해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건 배후로 지목된 빈 살만 왕세자는 점점 더 궁지로 내몰리는 형국입니다.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세계의 눈과 귀가 또다른 CCTV를 찾고 있습니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집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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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 이슈] 우발적? 계획적?…CCTV에 담긴 진실
    • 입력 2018-10-27 22:21:24
    • 수정2018-10-27 22: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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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터키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벌어진 사우디 언론인 피살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침묵을 지키던 사우디 정부가 뒤늦게 우발적으로 살해됐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뒤집는 물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범행 은폐를 위해 대역까지 쓴 정황이 담긴 CCTV 등 계획적 살해였음이 점차 굳어지고 있는데요.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남종혁 기자!

[리포트]

네, 자말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이던 반체제 언론인입니다.

지난 2일, 자신의 결혼 서류를 받기 위해 이스탄불의 숙소를 나서,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됐습니다.

살해됐을 거라는 외신 보도가 쏟아졌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사우디 정부는 실종 18일만에 피살 사실을 인정하고, 관련자들을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우발적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사우디 국영방송 뉴스 :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가 용의자들과 말다툼과 싸움을 벌이다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CCTV 영상을 보면 확연히 달라집니다.

지난 2일 오전 11시쯤, 체크무늬 셔츠의 남성 등 3명이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두 시간쯤 뒤, 이번에는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CNN이 입수한 또다른 CCTV엔 카슈끄지처럼 보이는 남성이 총영사관 밖으로 빠져나가는 장면이 잡혔습니다.

같은 복장, 같은 안경, 비슷한 수염의 이 남성은 언뜻 보면 카슈끄지와 흡사합니다.

하지만 카슈끄지와는 달리 운동화 차림입니다.

이 남성은 이스탄불 시내를 배회하다 공중화장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오는 모습까지 포착됐습니다.

카슈끄지보다 두 시간 먼저 총영사관에 들어갔던 체크무늬 셔츠의 바로 그 남성입니다.

미션을 성공했다는 듯 미소까지 보입니다.

이번 사건이 계획적 범행임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오메르 셀릭/터키 여당 대변인 : "카슈끄지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이 사실을 덮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에 우리는 맞서 있습니다."]

이스탄불 공항 CCTV엔 사건 당일 새벽, 용의자들이 입국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또다른 CCTV엔 지하주차장에서 짐을 급하게 옮겨싣거나, 무언가를 불에 태우는 모습도 잡혔습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철저히 계획된 살인이란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암살조 15명이 세 그룹으로 나눠 터키에 입국한 뒤, 감시카메라 하드웨어를 제거하고, 카슈끄지에게 방문일정 확인전화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겁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모든 증거는 카슈끄지가 야만적인 살인 사건의 희생자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피살 현장으로부터 사우디 왕세자실로 발신한 통화기록 4건이 확인됐고, 시신 일부가 총영사 관저 정원에서 발견됐다는 등 관련 보도도 잇따랐습니다.

유럽 국가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분노했습니다.

[메르켈/독일 총리 : "현재 상황에서 사우디에 무기 수출은 중단됩니다. 국제적인 대응 방안을 계속 협의할 겁니다."]

사우디판 '다보스 포럼'엔 항의의 표시로 IMF 총재와 세계은행 총재 등 글로벌 경제인들이 잇따라 불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그 동안 사우디 왕실에 우호적이던 미국마저 제재를 밝히는 등 사우디 공세에 가세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작전은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고, 이번 은폐는 역사상 최악의 은폐였습니다."]

사우디 국왕은 왕실과는 무관하다며, 불신 해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건 배후로 지목된 빈 살만 왕세자는 점점 더 궁지로 내몰리는 형국입니다.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세계의 눈과 귀가 또다른 CCTV를 찾고 있습니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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