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중국, SNS서 ‘재력 과시’ 유행 논란

입력 2018.10.29 (20:35) 수정 2018.10.2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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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는 이른바 '폴링 스타 챌린지'가 인기입니다.

넘어진 것 같은 모습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건데요.

그 목적이 부를 과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특파원 연결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도엽 특파원, 폴링 스타 챌린지가 어떤 겁니까?

[기자]

중국어로는 '쉬앤푸 티아오짠'이라고 하는데요,

'돈자랑을 하는 도전' 뭐 이렇게 뜻풀이가 됩니다.

SNS에 올린 인증샷 게시물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한 여성이 승용차에서 내리다 넘어진 것 같은 모습으로 바닥에 누워있습니다.

주변에는 돈과 화장품, 고가 핸드백 등이 놓여 있습니다.

사고가 난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연출된 상황인데요.

가지고 있는 자동차와 가방, 시계, 화장품 등 비싼 물건을 보여주는게 목적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부를 과시하는 유행은 러시아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중국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지난 2주 동안 웨이보에 게시된 것만 백만 건이 넘을 정도입니다.

외신들은 부와 구매력을 자랑하고 싶은 중국 젊은 부자의 욕구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고요.

영국 BBC는 중국 중산층의 구매력이 올라간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한 통계를 보면요.

지난해 판매된 전 세계 사치품의 32%는 중국인들이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이런 행위를 하다 경찰에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고요?

[기자]

돈자랑을 한다고 처벌할 순 없겠지만 교통을 방해할 경우는 얘기가 다르겠죠.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 시에서는 두 명의 여성이 '돈자랑 도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이 됐습니다.

[지역 경찰 : "촬영 당시 차량이 횡단보도에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보행자와 다른 차량의 통행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후 상하이에서도 한 여성이 적발되기도 했는데요.

벌금은 우리돈 3만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앵커]

이런 '부 과시'를 바라보는 중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러 반응이 나오지요.

각자의 삶의 방식이니까 있는 그대로 봐주자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원한다면 그렇게 행동해도 상관없는 것이죠. 저는 부자가 아니라서 그렇게 못하겠지만요."]

하지만 아무래도 비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죠.

["이건 토크쇼도 아니고 재밌지도 않아요. 단지 더 많은 '좋아요'를 원할 뿐인 거죠. 비싼 차, 아름다운 여성 모습밖에 없잖아요. 그저 블로거를 위한 거예요."]

더욱 비판적인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패러디 인증샷'을 SNS에 게시하기도 합니다.

서류더미에 파묻힌 직장인. 소방 장비를 쏟은 소방관, 전공 서적에 둘러싸인 대학생까지,

"우린 돈은 한 푼 없는 대신 할일이 산더미" 라는 거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폴링 스타 챌린지와 이에 대한 풍자가 중국에서 급속히 증가하는 빈부격차와 그에 따른 사회적 긴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저런 분석이 제기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 내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부자의 숫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스위스 UBS의 글로벌 부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선 매주 2명 꼴로 자산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부의 불평등도 심각해져 가고 있는데요.

2016년 베이징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상위 1%는 전체 부의 3분의 1 가량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하위 25%가 가진 부는 전체의 1%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소득분배지표인 지니 계수 역시 0.465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 수록 평등한 건데요.

통상 0.4가 넘으면 사회의 불평등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부의 불평등에 따른 '사회적 긴장'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중국의 큰 숙제가 되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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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중국, SNS서 ‘재력 과시’ 유행 논란
    • 입력 2018-10-29 20:39:22
    • 수정2018-10-29 20:53:29
    글로벌24
[앵커]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는 이른바 '폴링 스타 챌린지'가 인기입니다.

넘어진 것 같은 모습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건데요.

그 목적이 부를 과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특파원 연결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도엽 특파원, 폴링 스타 챌린지가 어떤 겁니까?

[기자]

중국어로는 '쉬앤푸 티아오짠'이라고 하는데요,

'돈자랑을 하는 도전' 뭐 이렇게 뜻풀이가 됩니다.

SNS에 올린 인증샷 게시물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한 여성이 승용차에서 내리다 넘어진 것 같은 모습으로 바닥에 누워있습니다.

주변에는 돈과 화장품, 고가 핸드백 등이 놓여 있습니다.

사고가 난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연출된 상황인데요.

가지고 있는 자동차와 가방, 시계, 화장품 등 비싼 물건을 보여주는게 목적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부를 과시하는 유행은 러시아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중국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지난 2주 동안 웨이보에 게시된 것만 백만 건이 넘을 정도입니다.

외신들은 부와 구매력을 자랑하고 싶은 중국 젊은 부자의 욕구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고요.

영국 BBC는 중국 중산층의 구매력이 올라간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한 통계를 보면요.

지난해 판매된 전 세계 사치품의 32%는 중국인들이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이런 행위를 하다 경찰에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고요?

[기자]

돈자랑을 한다고 처벌할 순 없겠지만 교통을 방해할 경우는 얘기가 다르겠죠.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 시에서는 두 명의 여성이 '돈자랑 도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이 됐습니다.

[지역 경찰 : "촬영 당시 차량이 횡단보도에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보행자와 다른 차량의 통행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후 상하이에서도 한 여성이 적발되기도 했는데요.

벌금은 우리돈 3만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앵커]

이런 '부 과시'를 바라보는 중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러 반응이 나오지요.

각자의 삶의 방식이니까 있는 그대로 봐주자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원한다면 그렇게 행동해도 상관없는 것이죠. 저는 부자가 아니라서 그렇게 못하겠지만요."]

하지만 아무래도 비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죠.

["이건 토크쇼도 아니고 재밌지도 않아요. 단지 더 많은 '좋아요'를 원할 뿐인 거죠. 비싼 차, 아름다운 여성 모습밖에 없잖아요. 그저 블로거를 위한 거예요."]

더욱 비판적인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패러디 인증샷'을 SNS에 게시하기도 합니다.

서류더미에 파묻힌 직장인. 소방 장비를 쏟은 소방관, 전공 서적에 둘러싸인 대학생까지,

"우린 돈은 한 푼 없는 대신 할일이 산더미" 라는 거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폴링 스타 챌린지와 이에 대한 풍자가 중국에서 급속히 증가하는 빈부격차와 그에 따른 사회적 긴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저런 분석이 제기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 내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부자의 숫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스위스 UBS의 글로벌 부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선 매주 2명 꼴로 자산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부의 불평등도 심각해져 가고 있는데요.

2016년 베이징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상위 1%는 전체 부의 3분의 1 가량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하위 25%가 가진 부는 전체의 1%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소득분배지표인 지니 계수 역시 0.465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 수록 평등한 건데요.

통상 0.4가 넘으면 사회의 불평등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부의 불평등에 따른 '사회적 긴장'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중국의 큰 숙제가 되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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