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자 발굴 유해, 일본에 넘어간다

입력 2018.10.31 (23:04) 수정 2018.10.3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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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자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판결이 한일 간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태평양 전쟁 당시 해외 전몰자 유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강제징용자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견한 것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여기서 발굴된 한국인 강제징용자들의 유해가 일본으로 넘어가 소실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서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키리바시 공화국의 수도 타라와.

1943년 미군은 일본 본토 공격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당시 일본군이 점령했던 '타라와 섬'에 대규모 상륙 작전을 펼쳤습니다.

일본군도 각종 요새와 진지를 구축하고 결사 항전에 나섰습니다.

나흘 동안 이어진 '타라와 전투'에서 숨진 미군은 1,696명, 일본군도 3천여 명이 전사했습니다.

일본군의 요새와 진지를 구축한 인원은 다름아닌 강제징용된 한국인들이었습니다.

천 2백여 명이 끌려왔는데, 전투가 치열해지자 총알받이로 투입되면서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美 해병대 영상 내래이션 : "부상을 입고 생포된 일본군은 많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포로는 한국인들이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DPAA가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인 결과 상당수의 아시아계 유해가 미군 유해와 뒤섞여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DPAA 관계자는 "이 가운데 '김모 씨'라고 적힌 한국인 유품이 있다"고 말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진지 구축에 동원됐다가 전투 과정에서 숨진 한국인 강제징용자의 유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발굴한 아시아계 유해는 일본 정부에 인계하도록 돼 있다는 것입니다.

'타라와 전투'에서 숨진 강제징용자들은 590여 명, 이들의 유해는 신분 확인과 고국에 돌아올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일본으로 넘어가 소실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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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제징용자 발굴 유해, 일본에 넘어간다
    • 입력 2018-10-31 23:07:01
    • 수정2018-10-31 23: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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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자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판결이 한일 간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태평양 전쟁 당시 해외 전몰자 유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강제징용자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견한 것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여기서 발굴된 한국인 강제징용자들의 유해가 일본으로 넘어가 소실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서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키리바시 공화국의 수도 타라와.

1943년 미군은 일본 본토 공격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당시 일본군이 점령했던 '타라와 섬'에 대규모 상륙 작전을 펼쳤습니다.

일본군도 각종 요새와 진지를 구축하고 결사 항전에 나섰습니다.

나흘 동안 이어진 '타라와 전투'에서 숨진 미군은 1,696명, 일본군도 3천여 명이 전사했습니다.

일본군의 요새와 진지를 구축한 인원은 다름아닌 강제징용된 한국인들이었습니다.

천 2백여 명이 끌려왔는데, 전투가 치열해지자 총알받이로 투입되면서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美 해병대 영상 내래이션 : "부상을 입고 생포된 일본군은 많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포로는 한국인들이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DPAA가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인 결과 상당수의 아시아계 유해가 미군 유해와 뒤섞여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DPAA 관계자는 "이 가운데 '김모 씨'라고 적힌 한국인 유품이 있다"고 말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진지 구축에 동원됐다가 전투 과정에서 숨진 한국인 강제징용자의 유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발굴한 아시아계 유해는 일본 정부에 인계하도록 돼 있다는 것입니다.

'타라와 전투'에서 숨진 강제징용자들은 590여 명, 이들의 유해는 신분 확인과 고국에 돌아올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일본으로 넘어가 소실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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