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20년 경제정책 퍼펙트 스톰 위기?

입력 2018.11.02 (13:26) 수정 2018.11.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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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여러 정책 요인들이 한꺼번에 작용해 미국 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최근에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가 내놓은 미국 경제 전망의 핵심이다. 딜로이트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3%로 예측하고 2019년은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020년 미국 경제는 0.7% 성장으로 급격하게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딜로이트가 기업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가 다음 경기 침체는 2019년 4분기에서 2020년 2분기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 연준의 금리 인상 그리고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여파 등이 2019년 말과 2020년 초에 한꺼번에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정 확대에 의한 경기 부양책의 종료

정부 정책에 의한 퍼펙트 스톰의 요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2017년 말에 통과된 감세법이고 두 번째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 확대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를 21%로 크게 낮춰주고 개인들의 소득세도 줄여주는 감세 정책을 통해 내수 경기를 진작시키는 정책을 폈다.

미의회예산국은 이런 감세의 효과가 2018년에는 1,630억 달러 그리고 내년에는 2,850억 달러의 소득 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18년 GDP의 0.5% 그리고 2019년 GDP의 0.8% 정도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감세 정책은 2019년까지 효과를 발휘하고 2020년부터는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출처: 미의회예산국, 딜로이트 분석출처: 미의회예산국, 딜로이트 분석

두 번째 요인은 의회 예산 편성 증액이다. 미국 의회는 2018년 1월에 2년 시한으로 국방 등 기존의 예산 편성 한도를 2019년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즉 국방사업이나 사회간접 자본 확충 등 재정 확대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 경기 부양을 위한 과도한 재정 지출이 다시 제약을 받게 되면서 정부 예산을 통한 경기 진작 효과도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의회예산국은 예산확대 법안 통과로 2018년에만 1,080억 달러의 재정 적가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2019년에는 추가 재정 적자가 규모가 1,740억 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의 누적 재정적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에는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진작도 정부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결국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부터 감세에 따른 경기 부양효과가 감소하거나 사라지는데다 정부의 지출 규모 증가로 재정에 의한 경기 부양 수단도 사라지면서 경기가 둔화 또는 침체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

미국 연준은 지난 2015년부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다. 이런 금리 인상 기조는 2020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는 것이다.

미국 제조업 생산과 금리 인상의 관계를 보면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지 1년 또는 1년 반 후에 제조업 생산이 정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금리 인상이 시작되더라도 어느 정도 경제 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출처: 연준이사회, 딜로이트 분석출처: 연준이사회, 딜로이트 분석

지난 1993년과 1999년의 금리 인상 경우에도 미국 경제는 1년이나 1년 반이 지날 때까지 실물 경제는 성장을 지속하다가 이후에 꺾였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04년 금리 인상 이후도 2007년까지 3년 이상 경제는 성장을 지속했다.

현재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2015년 12월에 시작됐다. 하지만 첫 번째 금리 인상 이후 약 1년간의 공백 기간이 있어 본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연준은 금리를 0.25%에서 2.25%로 2% 포인트 인상했다.

출처: tradingeconomics.com출처: tradingeconomics.com

즉 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2년 이상 경제 성장세가 이어진 셈이다. 따라서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본격적인 금리인상이 시작된 이후 2~3년 정도가 지나는 내년 하반기쯤 제조업 생산이 정점을 찍고 이후 내리막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게 딜로이트의 주장이다.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 분쟁의 후폭풍

세 번째 정책적인 퍼펙트 스톰의 요인은 보호무역주의 흐름과 미·중 무역 분쟁이다. 올해 미국은 일부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다. 9월까지 미국은 전체 수입품의 12%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고 교역 상대국들은 미국 수출품의 8%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는 대응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등 더 다양한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계획하고 있고 이런 관세 인상으로 인해 수입품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각각의 분석 모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이런 관세 인상은 미국 GDP를 연간 0.5%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모형들은 글로벌 공급망과 단기간에 공급선을 변경하는 문제들을 고려하지 않은 통계적 추정이다. 그리고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보호무역주의에 더 강하게 반발할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금부터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력에 대해 적응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따라서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이 가져올 결과를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관세 부과의 영향을 받는 교역 품목 규모는 미국이 5,000억 달러 정도이고 중국은 1,3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출처: 스태티스타출처: 스태티스타

특히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은 관세 부과 이전에 수입한 재고가 없어진 이후부터 기업들에게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투자와 관련해서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새로운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투자를 연기하면서 관망하는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중 무역분쟁이 초래한 실질적인 영향은 1~2년 정도 시차를 두고 2019년 말이나 2020년이 되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3가지 정책의 파급 효과가 동시에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시점이 공교롭게도 2019년 말과 2020년 초라는 점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나 위기는 2019년 말 이나 2020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딜로이트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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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2020년 경제정책 퍼펙트 스톰 위기?
    • 입력 2018-11-02 13:26:35
    • 수정2018-11-02 13:27:03
    취재K
"2020년에 여러 정책 요인들이 한꺼번에 작용해 미국 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최근에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가 내놓은 미국 경제 전망의 핵심이다. 딜로이트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3%로 예측하고 2019년은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020년 미국 경제는 0.7% 성장으로 급격하게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딜로이트가 기업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가 다음 경기 침체는 2019년 4분기에서 2020년 2분기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 연준의 금리 인상 그리고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여파 등이 2019년 말과 2020년 초에 한꺼번에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정 확대에 의한 경기 부양책의 종료 정부 정책에 의한 퍼펙트 스톰의 요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2017년 말에 통과된 감세법이고 두 번째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 확대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를 21%로 크게 낮춰주고 개인들의 소득세도 줄여주는 감세 정책을 통해 내수 경기를 진작시키는 정책을 폈다. 미의회예산국은 이런 감세의 효과가 2018년에는 1,630억 달러 그리고 내년에는 2,850억 달러의 소득 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18년 GDP의 0.5% 그리고 2019년 GDP의 0.8% 정도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감세 정책은 2019년까지 효과를 발휘하고 2020년부터는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출처: 미의회예산국, 딜로이트 분석 두 번째 요인은 의회 예산 편성 증액이다. 미국 의회는 2018년 1월에 2년 시한으로 국방 등 기존의 예산 편성 한도를 2019년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즉 국방사업이나 사회간접 자본 확충 등 재정 확대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 경기 부양을 위한 과도한 재정 지출이 다시 제약을 받게 되면서 정부 예산을 통한 경기 진작 효과도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의회예산국은 예산확대 법안 통과로 2018년에만 1,080억 달러의 재정 적가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2019년에는 추가 재정 적자가 규모가 1,740억 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의 누적 재정적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에는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진작도 정부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결국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부터 감세에 따른 경기 부양효과가 감소하거나 사라지는데다 정부의 지출 규모 증가로 재정에 의한 경기 부양 수단도 사라지면서 경기가 둔화 또는 침체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 미국 연준은 지난 2015년부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다. 이런 금리 인상 기조는 2020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는 것이다. 미국 제조업 생산과 금리 인상의 관계를 보면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지 1년 또는 1년 반 후에 제조업 생산이 정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금리 인상이 시작되더라도 어느 정도 경제 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출처: 연준이사회, 딜로이트 분석 지난 1993년과 1999년의 금리 인상 경우에도 미국 경제는 1년이나 1년 반이 지날 때까지 실물 경제는 성장을 지속하다가 이후에 꺾였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04년 금리 인상 이후도 2007년까지 3년 이상 경제는 성장을 지속했다. 현재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2015년 12월에 시작됐다. 하지만 첫 번째 금리 인상 이후 약 1년간의 공백 기간이 있어 본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연준은 금리를 0.25%에서 2.25%로 2% 포인트 인상했다. 출처: tradingeconomics.com 즉 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2년 이상 경제 성장세가 이어진 셈이다. 따라서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본격적인 금리인상이 시작된 이후 2~3년 정도가 지나는 내년 하반기쯤 제조업 생산이 정점을 찍고 이후 내리막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게 딜로이트의 주장이다.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 분쟁의 후폭풍 세 번째 정책적인 퍼펙트 스톰의 요인은 보호무역주의 흐름과 미·중 무역 분쟁이다. 올해 미국은 일부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다. 9월까지 미국은 전체 수입품의 12%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고 교역 상대국들은 미국 수출품의 8%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는 대응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등 더 다양한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계획하고 있고 이런 관세 인상으로 인해 수입품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각각의 분석 모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이런 관세 인상은 미국 GDP를 연간 0.5%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모형들은 글로벌 공급망과 단기간에 공급선을 변경하는 문제들을 고려하지 않은 통계적 추정이다. 그리고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보호무역주의에 더 강하게 반발할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금부터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력에 대해 적응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따라서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이 가져올 결과를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관세 부과의 영향을 받는 교역 품목 규모는 미국이 5,000억 달러 정도이고 중국은 1,3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출처: 스태티스타 특히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은 관세 부과 이전에 수입한 재고가 없어진 이후부터 기업들에게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투자와 관련해서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새로운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투자를 연기하면서 관망하는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중 무역분쟁이 초래한 실질적인 영향은 1~2년 정도 시차를 두고 2019년 말이나 2020년이 되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3가지 정책의 파급 효과가 동시에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시점이 공교롭게도 2019년 말과 2020년 초라는 점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나 위기는 2019년 말 이나 2020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딜로이트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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