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역사 현장’ 용산기지…굴곡진 근현대사 흔적 켜켜이

입력 2018.11.02 (21:11) 수정 2018.11.0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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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용산 기지는 일제 시대땐 일본군이, 해방 이후엔 미군이 주둔해서 100 년 넘게 외국군대의 땅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이 간직한 용산기지 곳곳을 조지현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1908년 일본이 완공한 서양식 벽돌 건물, 일본군 장교 숙소였습니다.

해방 직후 한국의 신탁통치 등을 논의하러 온 소련군 대표단도 여기에 머물렀습니다.

이어 들어온 미군이 최근까지 업무용으로 써왔습니다.

한국 전쟁 당시의 총탄 흔적이 있는 이 건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일본군 감옥입니다.

한때 우리 군 감옥으로도 쓰여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가 갇히기도 했습니다.

1904년 러일 전쟁 후 승전국인 일본군이 강제로 자리를 잡고, 해방 이후에는 미군이 주둔한 용산.

백여 년간 우리 국민은 접근할 수 없는 외국 군대의 땅이었습니다.

일본군이 무기와 탄약을 보관하던 병기지창과 방공작전실로 쓰던 벙커 등 일본군 건물 130여 동이 남아 있습니다.

[김천/용산문화원 역사문화 연구실장 : "130여 동이 남아있는 곳은 사실 우리 한반도 내에서는 유일한 지역인데요.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또 해방 이후 또 한국전쟁 이후에 어떤 냉전과 분단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조선 초기 기우제를 지냈던 남단, 백 년 전 모습을 간직한 채 흐르는 냇물도 잘 보존된 우리의 역사입니다.

[이정순/투어 참가자 : "역사를 보존해줬다는 거, 남산에서 흘러나오는 냇가 물을 보고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굴곡의 역사를 안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용산 기지.

그 역사를 어떻게 살려 후세에 전할지 과제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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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있는 역사 현장’ 용산기지…굴곡진 근현대사 흔적 켜켜이
    • 입력 2018-11-02 21:13:13
    • 수정2018-11-02 21: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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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용산 기지는 일제 시대땐 일본군이, 해방 이후엔 미군이 주둔해서 100 년 넘게 외국군대의 땅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이 간직한 용산기지 곳곳을 조지현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1908년 일본이 완공한 서양식 벽돌 건물, 일본군 장교 숙소였습니다.

해방 직후 한국의 신탁통치 등을 논의하러 온 소련군 대표단도 여기에 머물렀습니다.

이어 들어온 미군이 최근까지 업무용으로 써왔습니다.

한국 전쟁 당시의 총탄 흔적이 있는 이 건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일본군 감옥입니다.

한때 우리 군 감옥으로도 쓰여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가 갇히기도 했습니다.

1904년 러일 전쟁 후 승전국인 일본군이 강제로 자리를 잡고, 해방 이후에는 미군이 주둔한 용산.

백여 년간 우리 국민은 접근할 수 없는 외국 군대의 땅이었습니다.

일본군이 무기와 탄약을 보관하던 병기지창과 방공작전실로 쓰던 벙커 등 일본군 건물 130여 동이 남아 있습니다.

[김천/용산문화원 역사문화 연구실장 : "130여 동이 남아있는 곳은 사실 우리 한반도 내에서는 유일한 지역인데요.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또 해방 이후 또 한국전쟁 이후에 어떤 냉전과 분단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조선 초기 기우제를 지냈던 남단, 백 년 전 모습을 간직한 채 흐르는 냇물도 잘 보존된 우리의 역사입니다.

[이정순/투어 참가자 : "역사를 보존해줬다는 거, 남산에서 흘러나오는 냇가 물을 보고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굴곡의 역사를 안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용산 기지.

그 역사를 어떻게 살려 후세에 전할지 과제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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